얼마 전 미국에서는 간만에 공휴일이 있었어요.
7월 4일이 독립기념일인데, 미국 회사들은 어떤 공휴일은 쉬는 회사 안 쉬는 회사가 있던데, 독립기념일은 대부분 쉬더라고요.
한국의 독립기념일은 가족행사가 없는 반면, 미국의 독립기념일은 보통 가족들이 모여서 바베큐 파티를 하고 지역마다 불꽃놀이를 해요.
그래서 저도 이사하고 처음으로 시가에 다녀왔어요.
약 6개월 만이에요.
토, 일, 월 이렇게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름 의미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어요.
뭔가 미국 영화 보면, 사람들이 야외에서 바베큐 기계에 소세지랑 햄버거 패티 구워 먹고 이런 장면 많이 나오는데, 전 아직 미국 생활 하면서 한 번도 야외 바베큐를 즐겨 본 적이 없어요.
캠핑 갔을 때, 미니 화로 힘들겨 불 피워서 소세지 몇 개 구워 먹은 게 전부.
거너씨랑 둘이 사니까, 큰 바베큐 기계를 굳이 갖고 있을 이유도 없고, 아파트 단지 내에 바베큐 시설이 마련되어 있긴한데, 집에 찾아오는 손님도 없는데 이용할 일이 뭐 있나요 ㅋㅋㅋ
때문에 드뎌 미국의 야외 바베큐를 구경을 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시가에 가는 길이 더 들떴어요.
시가에 있는 바베큐 기계예요.
가스로 하는 것과 숯으로 하는 거 두 개가 같이 붙어있는 기계입니다.
시가에 갈 때 마다 보긴 했지만, 바베큐 할 일이 없어서 이걸 쓰는 것도 처음 봤어요 ㅋㅋ
시가 정원에는 이렇게 의자들을 마련해두긴 했는데, 날이 너무 더워서 완전 밖에서 먹을 수는 없었어요.
고기 먹다가 사람이 먼저 타들어갈 것 같았거든요 ㅋㅋㅋ
아, 참고로 저기 있는 작은 텐트는 강아지용 ㅋㅋ
시가에서 키우는 퍼그 두 마리가 있는데, 강아지용 텐트가 사람 의자보다 훨씬 좋아보이네요.
고기는 구워서 방충 시설이 있는 베란다에서 먹기로 했어요.
여기서는 Patio라고 부르는데, 아파트가 아니라 공간이 넓어서, 온수 욕조랑 큼직한 테이블이 있어요.
바베큐 기계에 있는 이 분무기는 다른게 아니고 그냥 물이에요.
중간 중간 물을 뿌려주면서 고기를 굽습니다.
시아빠가 빨간 앞치마를 하고 음식 구울 준비를 하셨어요.
굽는 건 역시 여기서도 남자들 몫인가봐요 ㅎㅎ
앞치마가 너무 잘 어울리셔서 놀랐어요.
생선을 먼저 구웠어요.
생선은 미리 시즈닝을 해서 저렇게 호일에 감싼 채로 굽더라고요.
그래야 눌러붙지 않고 안 타고 잘 익는대요.
핫도그를 만들어 먹을 소세지도 열심히 구웠습니다.
미국 소세지는 맛있긴 한데 짠 맛이 강해서 빵이랑 같이 안 먹으면 좀 힘들어요.
나란히 구워지고 있는 소세지와 생선이에요.
바베큐 기계가 1층, 2층 이렇게 있는 줄 몰랐어요.
이렇게 하니까 분리해서 동시에 구울 수 있고, 좋네요.
타이머를 맞추고 구워야 하는데, 깜빡하고 그냥 구워서 호일을 열어 확인했어요.
무슨 생선인지 물어봤는데, 이름이 어려워서 잊어버렸지만 한국에 없는 생선이었어요.
그래도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쌓였는데, 비슷한 물고기는 많겠죠 ㅎㅎ
제 눈에는 그냥 다 흰살 생선 ㅋㅋ
고기는 언제 굽나 했더니, 제가 나오기 전에 미리 구워 두셨더라고요;;
구워진 고기 위해 소세지를 올려서 한김 식혔어요.
검은 색 줄이 그어져 그릴 무늬가 살짝 살짝 들어간 고기들이 맛나보입니다.
이렇게 Patio안에 길다란 테이블을 꺼내놓고, 접시와 준비된 음식들을 놓기 시작했어요.
반 실내, 반 야외같은 느낌.
알콜 램프 같은 거에 불도 붙였는데, 저 향이 모기를 쫓는데 효과가 있다고 해요.
모기 쫓는 건 좋은데, 무슨 불이 봉화 붙듯이 솟구치더라고요 ㅎㅎ
패티오에는 냉장고가 없어서 아이스박스에 각종 음료를 가득 담아왔어요.
물, 소다, 맥주, 알콜들어간 차까지...
분명 '차'라고 쓰여있는데 맥주보다도 도수가 높은 알콜이 들어간, 앉은 뱅이 술 같은 것도 있어요.
완성된 테이블입니다.
햄버거 빵과 핫도그 빵, 여기에 곁들일 피클.토마트.적양파.상추 채소를 준비했고, 지금이 한창 옥수수철이라 삶은 옥수수도 놨어요.
옥수수가 달고 신선하긴 한데, 솔직히 전 한국의 찰옥수수가 더 맛있어요 ㅋㅋㅋ
감자 샐러드, 코울슬로우, 치즈, 베이크 빈즈를 두고 먹었습니다.
보통 이렇게 두고 햄버거랑 핫도그를 만들어 먹는대요.
방금 구운 고기들은 너무 맛있었는데, 삼겹살과 김치를 올려 지글지글 구워먹는 한국식 바베큐가 더 그리워지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역시 바베큐는 한국인가봐요 ㅋㅋㅋㅋ
그래서 가정집에서 첫 야외 바베큐를 해 본거라 저한테는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자주 자주 이런 기회를 가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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