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대로 부품 떼어가는 자동차 재활용 체인점 (Pull a p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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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거너씨가 했던 취미 중 하나는 물건 되팔기였어요. 

 

미국은 yard sale이나 중고 물건 파는 시장이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많이 활성화되어 있으니, 시간 날 때 그런곳을 돌아다니며 상태 괜찮아보이는 물건 사다가 되파는 재미를 가지고 있더라고요. 

 

한국으로 이사오면서 한 동안은 못 했지만 미국으로 돌아오고 나서 가끔 다시 하고 있어요. 

 

가벼운 물건들을 매입할 때도 있는데, 거너씨가 제일 좋아하는 건 자동차예요. 

 

워낙 차 자체를 좋아하기도 하고, 간단한 것 정도는 혼자 수리 할 수 있을 정도라서, 자동차 중고 시장이나 경매에 괜찮아 보이는 차가 나오면 구매해서 오래되고 더러워 보이는 부분은 손 봐 조금 더 가격을 붙여 되팔아요. 

 

취미니까 자주 하는 건 아니고, 가끔 괜찮은 매물을 살 기회가 있을 때 합니다. 

 

이사오고 나서는 잠잠하다가 차고가 있으니까 뭐 좀 해볼까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더니 얼마 전 온라인 경매에 참여해서 오래된 트럭을 하나 구매했어요. 

 

트럭 세차중 

오래된 트럭이라 낡고 지저분해요. 

 

일단 깨끗하게 세차하고 많이 낡은 몇 몇 부품들만 갈면 나름 괜찮아보일 것 같아서, 그 후에 우리가 계속 쓰거나, 아니면 수리한 값을 붙여 팔 생각이에요. 

 

아파트 단지 내에 간단히 세차하는 공간이 있어서 거기서 대충 씻겨냈어요. 

 

그리고 간 곳이 Pull a part라는 자동차 재활용 체인점이에요. 

 

저도 한 번도 안 가 봤던 곳인데, 안 쓰는 차들을 주인들한테 싼 값에 매입해서 넓은 공터에 두고, 사람들이 각자 도구를 들고와 필요한 부품을 떼어가는 곳이에요. 

 

물론 부품을 떼어 가져갈 때는 돈을 지불해야 하고, 그 돈으로 운영되는 곳이 Pull a part라는 상점입니다. 

 

pull a part 외관 

보이는 걸로는 생각보다 작아보여서 차가 몇 대 없나보다 했어요. 

 

pull a part 실내 

그런데 실내에서는 신원확인, 접수, 계산, 환불 등을 하는 거고, 그 뒤에 공터가 있는 거였어요. 

개인 공구함 

거너씨가 들고 있는 이 공구함은 거너씨 개인 물건이에요. 

 

필요한 부품을 떼어낼 때 쓸 공구들을 직접 가지고 와야해서요. 

 

신원확인 및 짐검사 

여기에서 소지품 검사와 신원확인을 해요. 

 

공구만 가지고 왔는지, 혹시 위험한 물건을 가지고 오진 않았는지 공구함을 열어 검사하고, 함께 온 사람까지 다 신분증 확인. 사진 촬영을 하죠. 

 

그냥 부품 재활용 센터라고 생각했는데, 좀 까다롭게 하더라고요. 

 

pull a part 실외 

그 절차를 마치고 나가면 실외에 온갖 차량 부품과 차들이 모여있는 공터가 나옵니다. 

 

공간이 얼마나 넓은지 다 가늠을 못 할 정도였어요. 

 

작은 컨테이너 뒤에 이런 공간이 펼쳐져 있을 줄이야. 

 

손수레 주차공간 

공간이 넓다고 미국에서 흔히 단거리 이동 때 쓰는 골프카를 갖고 와서 타고 다니면 안 돼요. 

 

대신 손님용 빈 수레가 놓여져 있습니다. 

손수레 

거너씨도 바퀴 하나 달린 이 수거함을 먼저 집어들었어요. 

 

얼마나 괜찮은 차 부품을 건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때에 따라 많이 떼어내면 무게 나가는 걸 일일이 들고 다니기는 힘드니, 상점에 있는 이 수레에 넣어 가지고 다니는거죠. 

 

손수레 끌고 다녀야 하는 부품 공터 

농사 지을 때 이런 수레를 쓰는 걸 봤는데, 중고 차 부품 센터에서 이런걸 끌고 다니는 거너씨를 보니, 너무 낯설어 보여서 웃음이 막 나왔어요 ㅋㅋ 

 

미국에서는 부품 가게에서 수레 끌고 다니는 게 보통인가봐요 

 

중고 타이어 

타이어만 이렇게 모아둔 곳도 있었어요. 

 

중고 타이어 금액 

금액은 타이어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저희는 타이어가 필요한 건 아니라 패쓰. 

 

중고차 금액 

아직 움직이는 중고 차량을 통째로 판매하기도 합니다. 

 

다른 중고차에 비해 금액이 낮기는 낮은 편인데, 낮은 이유가 있겠죠. 

모여있는 차량들 

아직 굴러가는 중고차는 본넷을 열어두지 않지만,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아, 부품을 가져가도 되는 차는 전부 이렇게 본넷이 열려있어요. 

 

그리고 타이어 위에 차를 올려 고정 시켜뒀구요. 

 

트럭 짐 싣는 부분 

트럭 뒷 부분에 짐 싣는 그 트럭부분만 팔기도 해요. 

 

잘만하면 부품 주어다가 새로 자동차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차가 집과 같이 중요한 미국에선 차에 대해 잘 아는 일반인들이 많은 가봐요. 

 

그리고 남미쪽에서 불법으로 온 사람들도 본인이 차에 대해 좀 알거나 하면 여기 와서 부품을 싸게 사다가 되팔거나 조립해서 쓰면서 돈을 모으기도 한다고 해요. 

 

저도 들은 이야기라 정확한 건 아니지만, 실제로 제가 이곳에 방문했을 때 이민자들의 외국어가 많이 들리긴 했어요. 

 

본네트를 열고 필요한 부품을 빼간다. 

 

수명을 다한 차량 

사실 폐차 직전에 차들이 모여있는 곳이라 제 눈엔 폐차장과 다를바 없어 보였어요. 

 

그래도 그 안에서 수명이 다 하기 전까지 사람들이 애지중지 타던 흔적들이 많이 보였고, 그래서 아예 통째로 버리기보다, 이렇게 끝까지 부품 재활용을 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요. 

 

폐차된 아이스크림 차량 

예전에 아이스크림 차로 쓰였던 차량도 있네요. 

 

전 아직 실제로 미국에서 아이스크림 차를 본 적은 없지만, 미국 게임이나 만화에서 많이 봐서 왠지 친숙해요. 

 

차종이 이렇게나 많으니 원하는 차종 찾는 것만 해도 시간이 걸립니다. 

 

전자 시스템? 그런거 없어요. 

 

그냥 안에서 발품 팔고 돌아다니면서 일일이 확인해야 합니다. 

멀쩡한 라디오 부품 

괜찮은 물건을 찾았어요. 

 

저희가 필요한 물건은 경매로 산 트럭과 같은 모델의 문짝과 시트, 컵홀더, 라디오 부품이었어요. 

 

그것들을 좀 더 나은 걸로 갈아끼면 트럭이 훨씬 괜찮아 보일 것 같거든요. 

 

그런데 다행히 같은 모델의 라디오를 찾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미 가져가서 비어있는 차도 많았는데, 이 차는 멀쩡한 라디오가 아직 붙어있네요. 

 

차량에서 라디오 분리 

거너씨가 한 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닌 듯, 공구함에서 휘어진 큰 철사 두 개를 꺼내더니, 있었는 지도 모를 구멍에 쑥 집어넣습니다. 

 

전선 떼어내기 

그러자 라디오가 이렇게 훅 빠집니다. 

 

연결된 선들은 잡아서 빼 분리시키면 돼요. 

 

구매할 부품 획득 

그럼 이렇게 라디오를 완전 분리 해 떼어낼 수가 있죠. 

 

이걸 집으로 가지고 가, 저희 차에 부착시킬겁니다. 

 

원했던 부품을 구할 수 있어 기분이 좋았어요. 

차량 부품들이 널려있는 공터 

차량들이 모인 공터는 전부 이렇게 돌밭이었는데, 여기저기 떨어져나간 부품 쪼가리와 사람들이 흘린 공구들이 널려있습니다. 

 

걸어다니기 편한 곳은 아니에요. 

 

그래서 저거씨가 처음에는 혼자 가려다가 제가 따라와 보고 싶어서 같이 왔어요. 

 

너무 넓은 pull a part 

한 시간 정도 돌아다니다가 끝이 안 보일만큼 넓은 이곳을 다 다닐 자신은 없기에, 그만 돌아가기로 했어요. 

 

날도 더워서 다니는데 좀 지치기도 했고요. 

 

필요한 부품이 아직 많아, 몇 번 더 왔다갔다 하면서 찾아야 할 것 같아요. 

 

pull a part 문구 

돌아갈 때도 다시 실내 공간으로 들어와, 짐 검사를 한 번 더 한 후에, 가져갈 부품을 계산합니다. 

 

저희가 떼어낸 라디오는 20달러 중 후반 정도 지불했어요. 

 

이베이 같은 온라인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면 50~70달러 정도에 판매되기도 하니, 여기에서 구매하는 게 확실히 저렴한 편이죠. 

 

돌아갈 때 보이는 문구가 엄청 미국스럽습니다. 

 

When your car doesn't work, your life doesn't work. 

 

사실 얼마 전에 제 차가 완전이 멈춰버려서 카센터에 보내고 며칠을 차 없이 지낸 적이 있는데, 마트를 못 가니 냉장고에 음식이 텅텅 비고, 어디 좀 공원 같은 곳을 가려해도 차가 없으니 가질 못 하고. 

 

미국에선 정말 차 없으니 생활 자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우울증 걸릴 뻔했어요 ㅎㅎ 

 

오래 전 미국을 세울 때, 철도를 발달 시킬 지, 고속도로를 발달 시킬 지 고민하다가, 자동차 회사들의 압력으로 결국 도로를 발달 시켰고, 때문에 대중교통 발달이 잘 안 됐다고 해요. 

 

그 점이 참 안타깝네요. 

 

그에 반해 완전 시골이 아니면 차 없이도 어느 정도 생활이 가능한 한국은 참 살기 편하죠. 

 

어쩔 수 없이 여기서 지내는 동안은 제 발과 같은 차에 대해 조금씩 배워두려 해요. 

 

이번에도 Pull a Part 차량 재활용 체인 방문이 나름 인상적인 경험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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