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래전부터 출근 없이 온라인으로 일해서 해외 어디 있어도 상관없는 상황이었고, 재택 근무지만 회사 업무 시간에 맞춰 일을 해야 하는 남편 때문에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미국 생활이 잘 맞지 않아 늘 아시아 국가로의 이사를 꿈꾸다가, 말레이시아로 이사를 결정하고 얼마 전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취득했습니다.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말레이시아 비자 취득 후기와 함께, 신청 자격과 절차 등에 대해 공유해 보겠습니다.
말레이시아 디지털 노마드 비자 (DE Rantau visa)
원격근무자가 늘면서, 오래전부터 제 주변에도 해외를 자유롭게 오가며 일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저 또한 여러 나라에서 살아보는 걸 원했던 사람이라 늘 외국으로의 이사를 꿈꾸고 있었고, 그중 말레이시아에 거주했던 친구들의 추천으로, 진지하게 말레이시아 비자를 알아봤습니다. 일명 '란 타우 비자'라고 불리는 말레이시아 디지털 노마드 비자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장기 체류용 비자입니다. 2022년부터 시행되었고, 원격 근무자나 프리랜서들이 말레이시아에 1년 이상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비자입니다. 한 번 승인되면 12개월 체류가 가능하고 다시 12개월 추가 연장도 가능해서 총 이 비자로는 2년까지 거주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노마드 비자 신청 자격 및 수입 조건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시행하는 나라는 많지만, 나라마다 그 그 조건이 다르고,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조건과 절차 변동이 일어나기 때문에, 실제로 비자를 신청하기 전 최신 정보를 잘 확인하셔야 합니다. 때에 따라 약간씩 조건이 달라지더라도 기본적인 건 디지털 기반의 업무를 하고 있고, 말레이시아에서의 생활을 위한 일정 수입이 있느냐입니다. 그리고 만일 혼자 간다면 상관없지만, 가족을 대동하고 갈 경우, 가족임을 증명하는 가족 증명서도 필요합니다.
- 직업군: 원격 근무 중인 회사원, 프리랜서, 자영업자 혹은 1인 기업 운영자. 단, 업무가 디지털 기반이어야 합니다.
- 대상산업 예시: 소프트웨어 개발자, UI/UX디자이너, 웹 퍼블리셔, 콘텐츠 크리에이터 (유튜버), 디지털 마케팅, 브랜드 전략, 언어 번역이나 교육, 온라인 컨설팅 등
- 수입 조건: 연 소득 조건은 최소 24,000 USD 즉, 월 2000 USD의 수입이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합니다. 한화로 대략 월 300만 원 안팎의 수입이 있다는 걸 증명하면 됩니다.
필수 제출 서류
1. 6개월 이상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 여권
2. 현재 수입 증빙 자료: 최근 3~6개월 내 은행 명세서 혹은 급여 명세서
3. 원격 근무 계약서 혹은 프로젝트 계약서 (원격으로 일하는 포지션의 재직증명서 같은 게 필요합니다)
4. 범죄 경력증명서 ( 경찰서에서 발급 가능하며 범죄 경력이 없어야 합니다)
5. 말레이시아 체류 중 사용할 보험 가입 증서 (비자 신청 마무리 단계에서 필요합니다. 비자 승인을 받은 후, 말레이시아 입국 전까지만 가입하면 됩니다)
6. 여권용 증명사진
7. 혼인 증명서 혹은 가족증명서 (가족을 대동할 시)
*모든 서류를 영문으로 제출해야 하고, 원본과 번역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드리자면, 여권은 단순히 사진이 있는 앞부분만 필요한 게 아닙니다. 여권은 첫 장부터 끝장까지 모든 페이지를 다 스캔해서 보내야 합니다. 국적과 신분 확인 외에 그동안 어느 국가를 다녔고, 어떤 비자를 받았는지 등도 확인합니다. 수입 증빙 자료와 재직증명서, 범죄 경력 증명서는 준비하는 게 어렵지 않았고, 여권용 사진도 집에서 핸드폰 어플로 찍어서 업로드했기에 힘들지 않았습니다. 비자 서류 준비 중 저에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혼인 증명서였습니다. 저는 국제결혼을 해서 남편과 제가 국적이 다릅니다. 그래서 법적 부부관계가 맞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한국에서 미국 비자 취득 시 사용했던 혼인증명서와 가족증명서 한국어 원본과 공증받은 번역본을 신청 자료에 올렸는데 거절당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아포스티유 협약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저희 혼인 증명서에 말레이시아 대사관의 인증이 필수로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근래에 인쇄한 혼인증명서가 필요하다고 하여, 온라인으로 혼인증명서를 뽑고 번역본과 함께 미국 내에 있는 말레이시아 대사관으로 우편을 보냈습니다. 다행히 얼마 뒤 말레이시아 대사관 인증을 받은 증명서가 우편으로 돌아왔고, 그걸 스캔해서 비자 신청 사이트에 업로드했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진행했기 때문에 미국 내 말레이시아 대사관으로 보냈지만, 한국에서 진행한다면 한국 내 말레이시아 대사관으로 보내 인증을 받아야 할 수 있습니다. 제출 서류 중, 말레이시아 대사관 인증 서류가 필요한 게 있는지 잘 확인하셔야 합니다.
신청 절차 및 소요 기간
일단 비자 신청은 란타우 비자 공식 사이트에서 진행됩니다.
DE Rantau
The DE Rantau programme will benefit both local talents and foreign nomads via the creation of a vibrant ecosystem that supports digital nomads. Digital nomads can travel and work remotely across various locations in Malaysia, while having access to stable
mdec.my
서류 전부 업로드하고 신청비를 결제해야 신청이 완료됩니다. 신청비는 한화로 약 30만 원 정도고, 배우자나 자녀 등 동반자 추가 시 다시 별도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심사는 약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소요되는데, 저의 경우는 첫 번째 피드백을 한 달 정도 안에 받았습니다. 그중 혼인증명서 문제 때문에 비자국과 이메일로 소통하고, 대사관 인증받고 하느라 결국 완전히 승인받는 데 약 3~4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다행인 건, 인터뷰나 대면 요청 없이 모든 걸 스캔해서 온라인으로 입증하고 신청한다는 것과, 생각보다 문의사항에 관한 대답이 빨리 온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 비자국이나 이민국은 소통도 느리고 뭘 하나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말레이시아도 예외는 아니지만 문의사항에 대한 이메일은 대부분 2~3일 이내에 답이 왔고, 시간은 걸려도 전화 연결도 됩니다.
비자 신청 시 주의점
단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내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입니다. 혼인증명서가 받아들여진 것 외에도 몇 번 승인 거절을 당했는데, 그 이유가 굉장히 사소한 것들입니다. 비자국 직원이 우리가 보낸 서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안 보냈다고 해 버리거나, 같은 내용이어도 형식이 약간 다르다거나 하는 등, 한국에서는 이해가 안 되는 이상한 이유들로 반려당한 적이 몇 번 있습니다. 납득 안 되는 이유로 거절당하더라도 침착하게 '참을 인'자를 여러 번 되새기며 비자국과 소통하면서 하라는 대로 수정해야 합니다. 이건 제 경우뿐만 아니라 비자를 진행한 다른 사람들도 공통적으로 말하는 불만 사항으로, 말레이시아 정부나 행정 시스템이 생각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승인도 가족끼리 진행했어도 따로 받을 수 있습니다. 동반자로 해서 같이 비자를 진행했는데, 저의 경우도 남편 먼저 승인받고 저는 나중에 받았습니다. 아무리 같이 진행을 해도 사소한 걸 문제 삼아 둘 다 승인을 해주는 게 아니니 끝까지 방심하면 안 됩니다.
승인 후 절차 (체류자 자격 비자) *중요*
승인 이메일을 받았지만 끝난 게 아닙니다. 그 이후가 더 중요합니다. 아무리 비자 승인을 받았다고 해도 그대로 말레이시아에 입국할 수 없습니다. 말레이시아에 들어가기 위한 또 다른 비자가 필요합니다. 관광비자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한국인이 말레이시아 90일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고 해서 그냥 입국했다가는 저처럼 다시 나가야 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저는 이걸 몰랐기 때문에 고생했습니다. 일단 '란타우 비자'를 승인받은 후에는 '관광객'이 아닌 '체류자 자격'으로 입국해야 합니다. 때문에 관광 무비자가 아닌 또 다른 비자가 필요합니다. 일종의 입국 허가용 비자입니다. 왜 또 다른 비자가 필요하냐면 '란 타우 비자'는 체류 목적의 비자고, '입국 허가용 비자'는 말 그대로 입국 목적의 비자이기 때문입니다. '체류자'로서의 '입국 목적'비자입니다. '체류자 비자'는 말레이시아 대사관에서 직접 받을 수도 있고, 전자 비자로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미국 내 말레이시아 대사관에서 받는 걸로 설정해 놨었는데, 그게 뉴욕이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이민국과 소통이 잘 안 되고, 시스템이 바뀌는 등의 소동이 있어서, 뉴욕에 있는 대사관에 가지 않고 말레이시아로 입국이 바로 가능하다는 걸로 이해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냥 관광 무비자로 들어왔더니, 승인된 란타우 비자를 받을 수 없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승인은 승인이고, 비자를 받기 전까지 받은 게 아닙니다. 힘들게 미국에서 말레이시아로 이사 왔더니, 체류 비자 때문에 다시 뉴욕으로 가야 할 상황이 생긴 겁니다. 다행히 이 체류용 비자는 'E-VISA'가 있습니다.
https://malaysiavisa.imi.gov.my/evisa/evisa.jsp
입국 허가용 전자 비자입니다. 비자 승인자라고 해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급하게 E-VISA를 신청했는데, 남편은 단번에 승인이 나고, 저는 승인이 몇 번이나 거절됐습니다. 이유는 말레이시아 행정국의 실수로 제 '성'란에 이름과 성이 전부 들어가 버린 겁니다. 여권에는 성과 이름이 나눠져 있는데, 서류에는 이름은 없고 '성'란에 모든 풀네임이 다 들어가 버린 형식적인 문제가 생긴 겁니다. 제 실수가 아니었고, 이로 인해 비자국과 몇 번이나 이메일을 주고받고 전화를 했는데도 결국 돌아오는 말은 자기들이 수정할 수 없으니 뉴욕에 있는 말레이시아 대사관으로 직접 가서 체류자 입국용 비자를 받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진짜 다시 가야 하나 스트레스를 왕창 받던 와중에, E-VISA를 세 번째 신청했을 때 알 수 없는 이유로 승인받았습니다. 말레이시아는 그런 곳입니다. 장점이 많은 나라고 발전된 나라지만, 아직도 행정 처리나 정부 사이트들을 보면 오류가 많고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많습니다. 비자나 주요 서류 처리를 하다 보면 이곳이 동남아 국가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게 됩니다. 혹은 비자 신청 때마다 돈이 들어가는데, 그 수수료를 많이 받아내기 위해 일부러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거절하는 건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뭔가 맞는 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행히 저는 알 수 없는 이유로 E-VISA를 뒤늦게나마 승인받아, 근처 싱가포르로 나갔다가 말레이시아로 재입국했습니다.
말 안 통하는 말레이시아 비자국
하지만 다시 문제는 또 발생합니다.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현재 외국인들도 AUTO GATE(자동 출입국 심사)를 받고 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적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의 경우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문제없이 자동 출입국 심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자동 출입국 심사를 받기 전에 미리 인터넷으로 디지털 입국카드 (MDAC)를 작성해야 합니다.
https://www.imi.gov.my/index.php/en/pengumuman/malaysia-digital-arrival-card-mdac/
MALAYSIA DIGITAL ARRIVAL CARD (MDAC) – Malaysian Immigration Department
MALAYSIA DIGITAL ARRIVAL CARD (MDAC)
www.imi.gov.my
저는 E-VISA를 받고 말레이시아로 재입국해야 해서, 육로로 싱가포르 갔다가 바로 다음 달 다시 육로로 말레이시아로 돌아왔습니다. 공항에도 AUTO GATE가 있지만, 육로에 있는 국경에도 AUTO GATE가 있습니다. 사람이 직접 심사하는 곳으로 가서 스탬프를 받을 수도 있기는 한데, 한국 국적 가지고 있으면 무조건 AUTO GATE로 가라고 합니다. 그렇게 말레이시아로 재입국했고, 다시 이민국에 알렸습니다. E-VISA를 받은 후 말레이시아로 재입국했다고, 그러니 이제 비자를 보내달라고 말이죠. 그랬더니 다시 거절당했습니다. 여권에 말레이시아 입국 스탬프가 없다는 겁니다! AUTO GATE로 입국했으니 당연히 없죠! 이걸 다시 이메일로 말하자 담당자는 출입국 사무소에 AUTO GATE가 없다는 황당한 답변을 합니다. 우리가 거짓말을 한다는 겁니다. 거짓말이라면 어떻게 입국 스탬프도 없이 말레이시아에 입국할 수 있었을까요. 비자국에서 일하는 공무원이 자기 나라 출입국 심사소에 AUTO GATE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이 황당함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이는 없지만 비자를 필요로 하는 사람으로서, 비자 담당자는 일종의 '갑'이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말레이시아로 재입국해야 한다고 생각해 태국 비행기표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올 때는 공항 직원이 뭐라고 하든 무조건 스탬프가 필요하다고 입국 관리 직원이 직접 심사하는 곳으로 가서 입국 스탬프를 받을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황당한 이메일이 옵니다. AUTO GATE가 없다고 이상한 소리를 할 때는 언제고, 갑자기 비자국 직원이 우리가 AUTO GATE를 통해 입국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비자를 내주겠다고 하는 겁니다. 정말 알 수 없는 나라입니다. 다행히 이로 인해 태국은 안 가도 됐지만, 비행기표는 환불받을 수 없었던 거라 날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최종으로 실질적인 '비자 패스' (사실 QR코드입니다)를 받기 위해 또 돈을 내야 합니다. 이것도 이상하게 남편 먼저 지불 확인이 되고 저는 나중에 확인이 됐습니다. 지불은 제걸 먼저 했는데 말이죠. 이렇게 힘든 과정을 통해 결국 현재는 이메일로 비자 최종본을 받았습니다. 승인되는 과정도 힘들지만, 승인되고 비자를 실질적으로 받는 건 더 고통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말레이시아에 와서 너무 좋기는 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말레이시아 체류 장점
해외 체류를 생각해 본 분이시라면 이렇게 스트레스받아가면서까지 비자받아서 말레이시아에 있으려는 이유를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외국인으로서 체류 장점이 많은 나라입니다.
1. 저렴한 생활비
한국과 비교했을 때 교통비와 인건비, 공과금, 월세 등이 저렴한 편이라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물가는 한국보다 저렴하지만 각종 편의시설과 몰,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어서 한국에서와 비슷한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말레이시아를 은퇴 거주지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2. 날씨
공기도 한국보다 맑은 편이고, 날씨도 동남아 날씨라 추운 걸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안성맞춤입니다. 물론 이 점은 사람에 따라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계절이 있는 날씨를 좋아하는 분들, 더운 걸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오히려 동남아 날씨가 독이 될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오히려 여름만 있어서 옷을 많이 살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었습니다.
3. 언어 환경
말레이시아는 다민족 국가라 공용어도 다양합니다. 말레이시아어, 중국어, 영어, 힌디어를 많이 쓰고 있죠. 다행인 건 영어가 공용어 중 하나기 때문에 대부분의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영어 소통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아주 잘하는 게 아니더라도 일상생활 대화에 전혀 문제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태국이나 베트남 등의 다른 동남아를 가면 그 나라 언어를 배워야 할 때가 많은데, 영어가 공용어 중 하나로 있으니 제2 외국어를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습니다. 저는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중국어나 말레이시아어는 아예 모르지만 큰 문제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4. 글로벌 커뮤니티
다민족 국가에다가 세계 곳곳에서 말레이시아의 장점을 보고 몰려든 외국인들이 많은 곳이라, 아주 시골에 사는 게 아니라면 다양한 국가, 민족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지역만 해도 인종과 국가가 다양하고, 여기서 참여하는 모임에 가면 오히려 말레이시아 사람이 적을 정도로 수많은 외국인들과 교류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도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다민족, 다국적 사람들을 한 곳에서 쉽게 접하고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5. 의료 시설
한국만큼은 아니더라도 말레이시아 의료 시설도 나쁘지 않습니다. 보험이 없는 외국인으로 병원에 가도 싼 건 아니지만 감당 못 할 정도의 금액이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더욱이 좋은 건, 중국계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중의학도 굉장히 발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양의원, 중의원 둘 다 가봤는데 중의원이 치료비, 약 값도 저렴하고 효과도 더 좋았습니다. 발달된 중의학을 말레이시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6. 치안
한국도 치안이 좋은 나라로 꼽히지만 말레이시아도 그렇습니다. 무슬림 국가라 주취자가 적은 것도 그렇고 보수적인 면도 있어서 밤에 길거리 돌아다니는 게 불안한 적은 없습니다. 아파트나 거주 커뮤니티, 쇼핑몰, 마트마다 경비가 다 있습니다. 사람들도 친절한 편이고 길거리에 노숙자도 적습니다. 해외 많이 다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치안 괜찮은 나라는 정말 손에 꼽습니다. 물론 스스로 조심해야겠지만 아직까진 새벽에 돌아다녀도 문제 된 적이 없었습니다.
7. 인터넷 환경과 다양한 코워킹 스페이스
저처럼 디지털 노매드 비자로 오신 분들은 여기서 일을 해야 하니 인터넷 환경이 제일 중요할 겁니다. 가격대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그다지 비싸지 않은 금액으로 집에 와이파이 설치할 수 있고, 현재까지 문제없이 사용 중입니다. 핸드폰 요금도 굉장히 저렴한데, 보통 무제한 데이터 플랜이 많아서, 어떤 분들은 집에 와이파이 설치 안 하고 그냥 테더링 해서 인터넷 쓰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일할 수 있는 공용 공간, 즉 코워킹 스페이스도 많아서 저렴한 가격에 사무실을 빌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대도시에 있고 싶어서 쿠알라룸푸르로 왔지만, 싱가포르와 가까우면서 보다 저렴한 조호루바루도 인기 지역이고, 해변 중심의 한적한 도시인 랑카위도 원격 근무 거주자들에게는 인기 있는 곳입니다.
이렇게 장점이 많은 나라기는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말레이시아 공무원들의 행정 처리와 시스템은 암까진 아니더라도 종양을 유발할 만한 스트레스를 줍니다. 어떤 비자든 간에 취득할 때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각오하시고 신청하시고, 제 경험 참고 하셔서 비자 진행하시는 분들은 보다 수월하게 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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