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해외살이 / / 2020. 10. 8. 01:08

합정 이치류 [미슐랭 등록 징기스칸 양고기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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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고기를 먹기 시작한 건 20대 후반부터였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 양고기 요리가 흔한 게 아니라 먹어 볼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사람들이 술안주로 중국식 양꼬치를 소개해주면서 빠지기 시작했고, 정말 잘 하는 양갈비 스테이크를 먹어본 후에 양고기가 잘만 요리하면 참 맛있구나 라는 걸 뼈져리게 느꼈죠 ( 뼈가 저릴 것 까지야 ㅋㅋㅋ) 

 

그리고 또 한 번 양고기 요리를 먹고 충격에 휩싸인 적이 있는데, 삿포로 맥주 박물관에 가서 술안주로 시킨 양고기 때문이죠. 

 

징기스칸이라고 불리는 삿포로식 양고기가 있는데, 사실 맥주 마시러 간거라 별로 시키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요. 

 

근데 왠지 안주를 먹어야 할 것 같길래 그냥 눈에 보이는 거 시킨건데, 얇게 나오는 양고기도 처음 봤거니와 그 소스가 너무나 매력적이라서 맥주보다 양고기 홀릭을 하고 온 기억이 있어요. 

 

그 후에 한국에서도 징기스칸식 양고기 가게가 더 많이 늘었고, 한국을 떠나기 전 양고기를 또 흡입하기 위해 양고기 매니아들은 다 아는 이치류라는 식당에 다녀왔습니다. 

 

다수의 tv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고, 미슐랭에 오래 전부터 가게 이름을 올렸었기에 늘 사람이 많은 곳이에요. 

 

단체손님이 아닌 이상 예약이 안 된다고 해서 그냥 가서 기다렸는데, 1시간을 기다린 끝에 먹을 수 있었어요. 

합정역에서 10분정도 걸어가면 있어요. 요렇게 지하같은 1층에 있는 식당입니다. 

생양고기 숯불구이를 판다고 적혀있고, 살치살과 등심, 양갈비가 메인인 곳이에요. 

 

그날 그날 양고기 품질이 좋지 않으면 아예 그 고기는 팔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좋은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유명인들과의 사진과 홍보 영상이 나오는 대기실에서 1시간을 기다렸어요. 

 

친구가 먼저 왔을 땐 별로 사람이 없어서 좀 돌아다니다 와도 되겠지 싶었는데, 나중에 와보니 사람이 금새 불어있었대요. 

 

대기표에 이름을 올리고 그냥 다른 곳 안 가고 계속 기다렸던 것 같아요. 

 

유리창 넘어로 사람들이 얼른 나오기를 바라면서 ㅎㅎ 

 

유명한 집 아니였으면 1시간까지는 굳이 안 기다렸을텐데 어떻게든 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버텼습니다. 

드디어 자리가 나고 기본 상차림이 차려졌지요. 

 

원래 2인 자리인데 저희는 3명이었고 그냥 낑겨서 앉았어요 ㅎㅎ 

 

그래도 그렇게 불편하지 않을 정도라 다행이었지요. 

 

직접 담긴 백김치, 그리고 자체 개발한 파양념 등이 이곳의 특징인 것 같아요. 

양고기 맛을 더 돋구거든요. 

 

검은 소스에는 고춧가루를 원하는 만큼 타서 찍어먹는 게 좋습니다. 

 

이 날은 살치살이 안 좋아서 안 들여왔다고 해서 등심이랑 양갈비를 시켰어요. 

 

고기는 다 알아서 눈 앞에서 구워주십니다. 

 

양파와 대파를 쫙 깔고 굽기 시작하는데, 양파랑 대파는 숯불에 구우면 단 맛이 배가 되서 정말 너무나 맛있지요 ㅠㅠ 

식빵 올려서 기름을 흡수시키며 등심을 먼저 구워주셨어요. 

 

잘 구워지는대로 바로 접시에 구운 야채들과 함께 올려주십니다. 

소금이나 소스, 파양념과 곁들여 먹었는데 그냥 뭐랑 먹어도 다 맛있더라고요. 고기가 좋으니까. 

양갈비는 보기에는 작아보이죠. 

 

실제로 작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치만 너무 부드럽고 맛있어서 그냥 더 시키는 쪽을 택했습니다. 

양갈비 구워지면 호일에 싸서 주시는데 집어서 바로 뜯어먹는 맛이 아주 좋더라고요. 

 

뜯는 식감도 좋은데 부드럽기까지해요. 

 

사장님이 엄청 친절하게 하나하나 설명하면서 구워주세요. 

 

양고기가 소고기나 돼지기름과 달리 불필요한 지방이 적어서 많이 먹어도 더부룩하지 않고 좋다 등등, 양고기 예찬을 하셨지요 ㅎㅎ 

 

이 날은 스프카레도 시켜봤어요. 

 

제가 삿포로 갔을 때 스프카레를 너무 감명깊게 먹었거든요. 

 

무심코 먹었던 스프 카레에 반해서 그 맛을 그리워하고 있었는데 마침 여기서 팔고 있더라고요. 

 

스프카레도 만드는 집마다 각각 맛이 다 다르죠. 

 

여기는 양고기 카레스프를 해주셨는데 고기랑 야채를 숯불에서 바로 구워서 카레 소스에 넣어 주셨어요. 

 

제가 좋아하는 맛은 토마토 맛이 좀 더 진한 스프 카레 맛이었는데 여기는 카레 맛이 좀 더 진하고 매콤한 스프 카레였어요. 

 

제가 기대했던 맛과는 다르지만 맛있어서 헥헥 거리면서 다 먹고 나왔답니다. 

 

여기 자주 오는 친구가 보통 둘이 오면 20만원 넘게 먹는다고 했는데, 저희는 셋이 와서 17만원정도 나왔어요. 

 

제가 전 날 독감 주사를 맞아서 술을 안 마셔서 그런 것 같네요 ㅋㅋㅋ 

 

미슐랭에 계속해서 올라갈만한 정말 괜찮은 식당이에요. 

 

다시 한국 가는 날 무조건 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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