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해외살이 / / 2022. 10. 22. 14:48

어둠속의 대화 솔직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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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강력 추천한 전시가 있어서 혼자 보러 갔다 왔습니다. 

 

전시회 다녀온지 좀 된 것 같고, 요즘 몸이 좋지 않아 병원 다니느라 바쁜 와중에도, 너무 좋았다는 친구의 추천을 듣고 무시할 수 없었어요. 

 

본인은 갔다와서 힐링이 됐고, 또 당시 썸녀랑 같이 갔는데 다녀온 후 연인이 됐다며 꼭 가보라고 하더군요. 

 

명성답게 매진된 시간대가 많아서 예매하기 쉽지 않았지만, 평일 낮에, 혼자 가니 그래도 예매할 수 있었어요. 

 

어둠속의 대화 후기를 말씀드릴게요. 

 

최대한 스포는 안 하려고 할건데 그래도 대략 어떤 건지 설명은 해 드려야 할 것 같아서 내용이 좀 나올 거에요. 

어둠속의 대화 전시장

어둠속의 대화라는 이 전시회는 완전한 암흑 속에서 이뤄지는 체험 전시 개념으로, 독일에서 먼저 시작했다고 해요. 

 

빛이 하나도 없는 공간에 들어가서 촉각, 청각, 후각 등 시각 외에 감각에 의존하면서 여러가지를 상상하고 느끼고 유추, 경험해보는 그런 전시입니다. 

 

가기 전부터 이 부분이 굉장히 생소하고 특이하다고 느꼈어요. 

 

우리는 많은 정보를 시각으로부터 받아들이는데, 시각을 차단하고 하는 거라 무섭거나 힘들진 않을까 하고요. 

어둠속의 대화 전시관

학생들도 단체로 많이 오는지, 제가 갔을 때도 많은 수의 학생들이 전시관 밖과 안에 몰려 있었어요. 

 

어둠속의 대화 전시관은 안국에서 약 15분 정도 걸어가야 갈 수 있을 정도로 좀 떨어져있습니다. 

 

그래서 종로 01, 02번 버스를 타고 가는 게 좋아요. 

 

이 전시는 개인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시간대가 정해져있고, 그 시간대에 예약한 사람들끼리 팀을 이뤄, '로드 마스터'라 불리는 안내자와 함께 진행하게 됩니다. 

 

저는 5분 정도 늦었기에 안 받아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받아주셨어요. 

부랴부랴 시계를 비롯한 모든 소지품을 다 사물함에 넣어두고, 시각 장애인 용 지팡이를 받아든 후에, 미리 전시관에 올라가 있던 팀에 합류했어요 

 

다행히 이제 막 시작하기 전이었어요. 

 

제가 갔을 때는 총 8명이 한 그룹으로 이어졌었는데, 다른 팀은 몇 명씩 받는 지 모르겠네요. 

 

같이 온 사람들끼리도 그 안에서 팀을 만들고 팀 명을 정하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저처럼 혼자 온 다른 분과 임의적으로 한 팀이 되었고, 팀명을 정하지 못하자 안내자님이 그냥 '가을'이라고 붙여버렸어요. 

 

팀명을 정하는 이유는, 한 명 한 명 이름을 말하게 하고 외울 수 없으니, 그룹별로 잘 오고 있나 중간 중간 확인하고 챙겨주기 위함이에요. 

 

전시관은 정말 요만큼의 빛도 없어요. 

 

완전한 암흑입니다. 

 

그래서 처음에 들어갈 때, 또 관람을 마치고 나올 때 약간 어지러움을 느낄 수도 있어요. 

 

아예 보이지 않다보니 넘어지진 않을까 걱정스러웠는데, 다행히 내부에 위험한 물건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앞, 뒷 사람과 크게 거리를 띄우고 걷지도 않고, 또 그 때 그 때 있는 벽과 사물을 만지며 의존하며 걸을 수 있어서 넘어지거나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안에는 시각적인 요소를 상상하게 하는 것들이 많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벽의 소재를 만지면서 이게 무슨 벽일까, 어떤 곳에 이런 벽이 있을까 생각헤 보기도 하고, 소리를 들으며 이게 무슨 소리일까 이런 소리는 어디서 주로 들을 수 있나... 뭐 그런 걸 상상하면서 로드 마스터의 설명을 듣습니다. 

 

주로 자연과 관련해 상상해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았고, 또 잠시 무언가를 타고 이동하는 순간도 있어요. 

 

진짜 이동하는 것 같진 않고 이동하는 느낌만 줍니다 ㅎㅎ 

 

또 앉는 걸 넘어 누워 보는 시간도 있고, 미각을 최대한 활용해 볼 수 있는 시간도 있습니다. 

 

이게 총 90분짜리 전시인데 90분이라는 시간이 30~40분 정도로 느껴지게 나름 굉장히 알차게 준비되어 있어요. 

중간 중간 로스 마스터님이 질문을 되게 많이 하세요. 

 

앞이 보이는 상황이 아니니, 만져보고 느껴본 후 이게 뭔지 유추해보는 질문들이죠. 

 

팁을 드리자면 옛날 추억의 물건들을 좀 아시는 분들은 유리하실지도? ㅎㅎ 

 

로드 마스터는 길을 마치 보는 것처럼 너무 잘 알고 있고 안내해 주시길래, 적외선 카메라같은 걸로 보고 있나 했는데, 똑같이 완전히 어둠 속에서 길을 안내하시는 거였어요. 

 

그 일을 하기 위해서는 어둠속의 전시관을 뛰어다닐 수 있을 정도로 교육을 받고 익숙해져야 할 수 있다더군요 

 

안에서는 로드 마스터 외에 다른 사람도 만날 수 있는데요. 

 

그 분은 실제 시각장애를 가지신 분이라고 합니다. 

 

그건 다른 국가에서 진행되는 '어둠속의 대화' 관람에서 모두 지켜지고 있는 사항이라고 해요. 

 

시각장애를 가지신 분들에게 일거리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는 것 같아요. 

 

이외에도 여러 개인적인 질문도 받고 간단한 수다도 떨다 올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어둠속에서는 시간 개념이 별로 없어진다고는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시간이 금방 가는 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반전이 있습니다. 

 

이 관람 후, 제 전반적인 솔직 후기는........ 재미 없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위에서 설명드렸다시피 시각적인 요소 외에 다른 감각으로 여러 체험을 해보고 생각해볼 수 있다는 건 신선했지만, 솔직히 그 체험이 엄청 새롭고 신선하고 놀라울만한 건 없었어요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간 것도 사실인데, 동시에 저는 지루함을 느끼기도 했고요. 

 

이건 워낙 사람마다 너무 다르니까, 이 전시를 추천한 제 친구처럼 재미있게 보시는 분들도 많을 거에요. 

 

그런데 저는 평소에 제가 시각적인 부분에 많이 의지를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별로 재미가 없었기 때문에, 그 누구에게도 추천하지 않았습니다. 

 

아니면 뭐 제가 기대가 너무 컸나봐요 

 

일종의 시각 장애인 체험 같기도 하고;; 

 

무튼 제 취향의 전시는 아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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