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저렴하게 텃밭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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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집으로 이사온 지 벌써 4개월째에 접어들었어요. 

 

그 전에 아파트에 살 때는 1층이라 패티오는 있었지만 텃밭이라고 할 만한 건 없었는데, 지금 사는 곳은 아주 작지만 앞마당과 뒷마당이라 부를만한 공간이 있습니다 

전에 살던 사람들이 레몬 나무 하나랑 파프리카 나무로 보이는 나무 하나를 심어놓고 갔어요. 

 

그 외에 이름을 알 수 없는 잎이 큰 식물들이 있지만 식물에 큰 관심이 없는터라 그냥 자라면 자라는대로, 추워서 지면 지는대로 두고 있어요. 

 

물은 종종 주고 있고요 ㅎㅎ 

 

레몬 나무는 겨울에 레몬 두 알을 만들어냈고, 파프리카 나무는 파프리카가 맞는 건지 아직 열매를 만들어낸 건 보지 못했습니다. 

 

남쪽에 사는 저는 다른 지방보다 봄이 빨리 찾아오는데요. 

 

벌써 빨리는 피는 꽃들은 활짝 펴서, 날씨가 좋으면 낮에는 한국의 초여름 온도를 뽐내기도 합니다. 

 

이러니 여름에는 더워서 죽어나겠죠;; ㅎㅎ 

 

날이 따뜻해지자 바싹 말라 죽었던 식물들이 다시 새 잎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는데, 새삼스레 신기해요. 

 

그래서 저도 간단하게 뒷마당에 먹을 수 있는 야채를 심어보기로 했어요. 

 

농사의 'ㄴ'자도 모르기에 뭔가 본격적으로 만들어내겠다 하는 생각은 아니고, 공간도 있고 하니 한 번 시도를 해볼까... 시도를 해보고 잘 되면 조금 더 키우는 야채를 늘려볼 생각이에요. 

 

본래 나무로 예쁘게 화단 같은 걸 만들어서 야채를 심고 싶었는데, 나무를 사다가 직접 이걸 만들어도, 나무가 비싸요;;

 

생나무로를 베어서 할 수는 없으니 어느정도 잘려진 나무를 사야되는데, 물가가 안 오른 게 없어서 나무도 비쌉니다. 

 

그래서 결국 택한 방법이 양철통을 사서 거기에 키워보는 거였어요. 

 

홈디포라는 매장에서 커다란 양철 바스켓 두 개를 샀어요 

양철통

이불 빨래를 해도 될 정도로 넉넉한 사이즈고요. 

 

그냥 맨땅에 심을 수 없기에, 씨앗이 자랄 수 있는 흙도 두 포대 샀습니다. 

흙포대 

흙포대기도 여러 종류가 있었는데, 뭐가 뭔지 몰라서 그냥 제일 직설적으로 쓰여있는 걸 골랐어요. 

 

가든 소일, 베지터블 앤 허브. 이보다 직설적으로 쓸 수 있을까 싶었고, 겉표지에 있는 토마토와 파프리카 그림도 마음에 들었어요. 

 

양철통이 커서 그런가 이거 한 포대기 부으니까 딱 알맞게 반 정도 차더라고요. 

세 종류의 씨앗

심어보고 싶은거야 마트에 있는 채소란 채소는 다 심어보고 싶었지만, 초짜이기에 한 두 개만 해보려고 고민하다가 샐러드용 채소 3개가 섞여 있는 씨앗을 샀어요. 

 

시금치, 상추, 아루굴라라는 이탈리아 채소입니다. 

 

한 봉지 사서 세 개 채소를 골고루 키울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들어서 이걸 골랐고, 또 하나의 씨앗은 한국 채소예요. 

한국 대파씨 

한국 마트에 갔을 때 산, 대파 씨앗입니다. 

 

미국은 대파가 없어요. 

 

대파대신 대파와 비슷하게 생긴 '릭'이라는 채소가 있긴 하지만, 보기에도 대파와 달리 너무 잎이 두껍고 질겨보입니다. 

 

실제 식감도 그러하다해서 한 번도 사서 요리에 써 본 적이 없어요. 

 

대신 쪽파는 있어서 대파가 필요한 요리를 할 때는 쪽파를 그냥 많이 넣었어요 

 

그래서 대파를 한 번 키워 먹어볼까 하고 씨앗을 예전에 사뒀는데 이제서야 써보게 됐네요 

대파씨 내용물

대파 씨앗이 신기하게 생겼어요 

 

초코렛 가루처럼 생긴게 씨앗이라니

천에 박힌 씨앗들

이건 샐러드 용 세 가지 채소가 들어있는 종이에요. 

 

이 종이 중간 중간에 씨앗이 박혀있었어요 

씨가 들어있는 부분

흰 종이에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와 있는 부분이 씨앗이 들어있는 건데, 이런식으로 되어있는게 조금 더 쉽게 싹을 틔울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하더라고요 

천을 그대로 심기 

사용 방법도 그냥 간단했어요. 

 

흙은 부은 양철통에 이 종이를 통째로 펼쳐 넣고, 다시 흙으로 살짝 덮어줬습니다 

천 위에 흙 뿌리기 

한 팩 안에 총 세 장에 종이 씨앗이 들어 있어서 이런식으로 자리를 잡아 넣어 흙으로 덮고, 물을 듬뿍 뿌려줬어요. 

 

3일간 거의 매일 뿌려줬는데, 3일 지나니까 싹이 보였어요 

3일만에 자란 새싹들

생각보다 싹이 빨리 나서 놀랐고, 제 새끼 손톱 보다도 작은 새싹들이 올라온 걸 보고 너무나 귀엽게 느껴졌어요. 

 

아쉬운 건 세 장의 샐러드 씨앗 종이 중 한 종이에서만 이렇게 싹이 올라왔고, 다른 종이에 있는 싹은 아직 나길 기다리는 중이에요. 

 

대파는 씨앗에서 모종으로 키우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왠만하면 대파는 모종을 사다가 키우시는 분들이 많다고 하는데, 여기서 대파 모종을 구할 수가 있어야 말이지요. 

 

솔직히 저도 저같은 초짜가 대파 모종을 만들어낼 수 있을거라고 기대하지 않지만 그래도 일단 모르는 일이니까 ㅎㅎ 

 

양철통과 흙을 산 김에 뿌려놓고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모두가 아니더라도 일단 새싹이 먼저 난 것들이 있어서 기분은 좋네요. 

 

저것들이 자라서 샐러드 만들어 먹으면 더 감회가 새로울 것 같아요. 

 

사람이 있는 환경에 따라 바뀐다더니, 저도 미국 시골에 살다보니 이런 것도 조금씩 하게 되는 게 웃기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요 

 

부디 잘 자라서 양철 텃밭을 더 늘리고 싶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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