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디그라 축제 퍼레이드 (미국 남부)

반응형

지난 번 마디그라 축제 파티 중 한 곳에 참석한 포스팅을 해봤는데요. 

 

오늘은 축제의 본체라고 할 수 있는 퍼레이드를 보여드리려고 해요. 

 

제가 있는 앨리바마 지역에서의 퍼레이드는 Mobile이라는 도시과 Orange Beach, Daphne, Fairhope, Foley등 다양한 도시에서 1월 말부터 3월 1일까지 열립니다. 

미국 남부 지방의 여러 도시에서 작고 큰 퍼레이드가 한 달 내내 지속된다고 보시면 돼요. 

 

앨리바마 지역에서 제일 큰 퍼레이드가 열리는 건 아무래도 Mobile이라는 도시입니다. 

 

저는 퍼레이드 전부를 다 가지는 않았고, 퍼레이드의 절정인 2월 말에 열리는 것 중 세 도시 퍼레이드에 가봤어요. 

 

Daphne에서 하는 낮 퍼레이드, Fairhope에서 하는 밤 퍼레이드, 그리고 대망의 Fat Tuesday라고 불리는 3월 1일의 Mobile 낮 퍼레이드입니다. 

 

퍼레이드들도 어떤 팀들이 참석하느냐에따라 같은 도시라도 규모가 다르고 인기 정도가 달라요. 

 

저녁 시간에 하는 퍼레이드가 아무래도 불빛 때문에 더 멋있어서 인기가 있는 것 같아요. 

 

Daphne에서 한 여러 퍼레이드 중, 저는 일요일 낮 시간에 한 작은 퍼레이드에 갔는데요. 

 

규모가 작은 편이었고, 비가 온 직후라 사람이 그리 많이 몰린 퍼레이드는 아니였어요. 

Daphne 마디그라 퍼레이드 1

규모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큰 조형물 보다는 아기자기한 작은 조형물 퍼레이드가 주를 이뤘습니다. 

Daphne 마디그라 퍼레이드 2

아기자기하다고 했지만 그래도 저렇게 꾸미는데 꽤 많은 시간을 들여서 했을 거에요. 

 

조잡해보이는 수레라도 자잘한거 달고 붙이고 하는데 꽤 시간이 걸리니까요. 

Daphne 마디그라 퍼레이드 3

조형물에 타고 퍼레이드를 하는 사람들은 마디그라의 상징인 비즈 (Beads)를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마구 던져줍니다. 

 

비즈가 주를 이루지만, 비즈 외에도 문파이 (미국 초코파이 같은 거)같은 남부 대표 간식거리나 사탕, 초콜렛, 공, 폭죽 등 작고 소소한 문구류도 마구 던져줘요. 

 

퍼레이드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이들의 화려함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이들이 던져주는 온갖 비즈와 물건을 받는데도 혈안이 되어있지요. 

 

Fairhope에서 열린 밤 퍼레이드에는 사람들이 더욱 많이 몰려 있었어요. 

Fairhope 마디그라 퍼레이드 1

기본적으로 밤에 하는 퍼레이드는 전부 전구들을 달고 있어서 형형색색 불빛을 보는 재미가 있어요. 

Fairhope 마디그라 퍼레이드 2

바다를 나타낸거라 파란 조명과 물고기들을 붙이고, 스노우쿨링 장비를 끼고 퍼레이드 하는 팀도 있었어요. 

 

사진이 흔들려서 잘 안 나왔네요 

Fairhope 마디그라 퍼레이드 3

커다란 시계를 달고 나온 팀도 있었는데, 이들이 던지는 비즈를 받으려고 곤충채집용 그물망을 갖고 나온 사람들도 있었어요 ㅎㅎ 

 

인형을 던지기도 하고 훌라후프를 던지기도 해서, 애들은 아주 난리가 났었어요. 

 

소리지르며 여기 보라고 막 방방 뛰고 ㅎㅎ 

 

커다란 가방을 가져와서 거기에 받은 것들 한아름 넣더라고요. 

Fairhope 마디그라 퍼레이드 4

분홍색으로 깔맞춤을 하고, 전부 각기 다른 의상을 입은 여자 댄서팀들도 있었어요. 

 

너무 많은 퍼레이드 줄을 다 찍을 수 없어서 몇 개만 포스팅하는 중인데, 지역 내 관혁악단이 있는 학교 학생들도 나와서 퍼레이드에 참가했습니다. 

 

크리스마스 행진 같은 것도 그렇고, 미국은 이런거 할 때 지역 학교 관현악단 중, 고생 팀이 많이 참여하는 것 같더라고요. 

 

이 분홍 댄스팀은 학생들은 아닌 것 같은데 어디서 온 건지 모르겠네요 

Fairhope 마디그라 퍼레이드 5

그리고 뉴욕이나 라스베가스 같은 유명 도시들 이름을 내건 퍼레이드 팀도 있었어요. 

 

도시의 화려함을 표현하려고 꾸민 조형물이었어요 

Fairhope 마디그라 퍼레이드 6

역시 퍼레이드에서는 화려하고 큰 조형물일수록 인기를 끕니다. 

퍼레이드 가서 받아온 비즈들

저도 집에 와보니 손에 이만큼의 비즈랑 파이, 공이 들려있더라고요  

 

훌라후프를 받고 싶었는데 그걸 못 받아서 아쉬웠어요 ㅎㅎ

 

그 다음은 마디그라의 정절이라 할 수 있는 Fat Tuesday였어요. 

 

마디그라는 기본적으로 다신교도 축제에서 파생된 걸로, 재의 수요일 (Ash Wednesday)와 부활절 (Easter Sunday) 사이의 금식 기도를 올리는 행사가 있었는데, 이후에 프랑스인들이 수요일 전 화요일을 '마디그라'라고 불렀고, 마디그라는 기름진 화요일 (Fat Tuesday)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 날은 다양한 퍼레이드와 여러 먹거리를 먹는 축제로 발전되었어요

마디그라 축제 깃발

때문에 저희 지역에서는 Fat Tuesday가 있는 그 전주 주말부터 월, 화까지가 퍼레이드가 가장 많고, 학교들도 수요일까지 쉽니다. 

 

어차피 학교를 그 기간에 열어봤자 아무도 안 온다면서요 ㅋㅋㅋ 

 

학교뿐만 아니라 학원들도 다 화요일이나 수요일까지 문을 닫아요. 

 

정말 이 지역내에서는 자체 공휴일을 가질 정도로 큰 축제입니다. 

 

재택근무를 하는 거너씨와 저는 당연히 일을 해야했는데, Mobile에서 하는 마디그라 축제가 너무 보고 싶었어요. 

 

다행히 저는 오전에만 일을 하고, 점심 때는 짬짬히 카페에 가서 하기로 하고, 공유 택시를 이용해서 모빌로 갔어요. 

 

한창 사람 많고 북적이는 날이라, 공유 택시가 안 잡힐 줄 알았는데 운 좋게 Lyft가 잡혔어요. 

 

오전과 낮 시간 퍼레이드를 보고, 나머지 시간은 카페에서 일을 하다가 집으로 왔습니다. 

 

저녁 퍼레이드도 있었는데, 저녁 퍼레이드를 볼 체력은 남아있지 않아서 ㅎㅎㅎ 

Mobile 마디그라 퍼레이드 1

이 날의 퍼레이드는 말을 타고 행진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근방에 있는 말들을 다 데려온 것 같아요 ㅎㅎ 

Mobile 마디그라 퍼레이드 2

버드와이저를 대표하는 발목이 하얀 말종 클라이즈데일이 퍼레이드에서도 버드와이저 수레를 끌고 지나갔어요. 

Mobile 마디그라 퍼레이드 3

마디그라 크루 중 한 팀의 퍼레이드였기에 이들을 대표하는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또 말들을 타고 지나갔어요. 

 

말들이 다행히 얌전해서 아무 사고는 없었는데, 어쩜 저리 얌전하게 사람 많은 곳을 지나가는지 신기했어요 

Mobile 마디그라 퍼레이드 4

양 쪽에 코브라 같은 걸 단 이 팀은 코브라에서 진짜 바람이 나왔어요 ㅎㅎ 

 

정교해보이지 않아도, 퍼레이드에 참가하는 모든 조형물을 거의 1년간 준비하는 것들입니다. 

Mobile 마디그라 퍼레이드 5

퍼레이드가 끝나면 모빌 내에 있는 카니발 박물관에 전시되기도 합니다. 

 

디즈니 시리즈 퍼레이드들도 있었어요 

Mobile 마디그라 퍼레이드 6

왠지 해적 잭스페로우가 떠올리는 퍼레이드 팀이네요 

Mobile 마디그라 퍼레이드 7

인어공주 뒤에 가려져 있던 마녀가 오늘을 퍼레이드의 주인공입니다. 

Mobile 마디그라 퍼레이드 8

알라딘와 쟈스민 공주 없이 자유롭게 다니는 지니

관중들 1

오전 퍼레이드가 끝나고 낮 퍼레이드로 넘어가기 전에 도시 곳곳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지 찍어봤어요. 

 

저 보라색으로 따로 만들어진 단은 왠지 vip용으로 세운 것 같아요. 

 

퍼레이드는 당연히 돈이 들지 않지만 저 자리에 앉으려면 돈을 내야 할 듯해요. 

관중들 2

사람이 적은 시간에는 청설모와 노숙인 분들이 주로 보이는 공원인데, 이 날은 음식 카트와 사람들도 발디딜틈이 없었습니다. 

Mobile 마디그라 퍼레이드 9

낮 시간 퍼레이드가 시작되고, 뭘 말하는 건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이 크루를 대표하는 파란색과 파란 달 조형물 위에 타서 사정없이 볼 같은 걸 흔들고 계셨어요. 

 

너무 인상적이었던 분.

Mobile 마디그라 퍼레이드 10

해군 팀과 그 관혁악단도 퍼레이드에 참여했어요. 

 

해군들은 음악 연주를 하느라 비즈나 물건을 던지지 않았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이들이 지나갈 때는 열렬히 박수를 쳐줬습니다. 

Mobile 마디그라 퍼레이드 11

동화책에 나오는 유럽식 공주, 왕자 복장을 한 팀도 있었어요. 

 

아이들도 황실 옷을 입혀서 앉혀놓고 열심히 비즈를 던지며 행진했어요. 

 

크루의 여왕으로 뽑힌 사람일지도 모르겠네요. 

 

드레스랑 왕관이 너무 예뻤어요. 

Mobile 마디그라 퍼레이드 12

이건 야구장에서 맥주 파는 분? 아님 주유소 직원? 햇갈리는 퍼레이드 차량이네요 

Mobile 마디그라 퍼레이드 13

파일럿의 머리가 엄청 크게 있는 차량이었는데, 생각보다 얼굴 묘사를 너무 잘해서 만들었다고 생각한 차량이었어요. 

Mobile 마디4그라 퍼레이드 14

어떤 사람들이 퍼레이드 차량에 타서 비즈를 던질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저도 한 번 타보고 싶더라고요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이 비즈를 받으려고 엄청 환호를 지르는데, 그걸 보며 물건을 그들에게 던져주는 것도 재미있어 보여요. 

Mobile 마디그라 퍼레이드 15

그 외에도 이렇게 만화로 풍자 그림을 그려서 지나가는 팀도 있었어요. 

 

미국인들도 개그를 섞은 풍자 개그를 진짜 좋아하는 것 같아요. 

KakaoTalk_20220302_144039230.mp4
4.26MB

퍼레이드 분위기를 느껴 볼 수 있는 영상도 올렸어요. 

 

모빌도 이정도인데, 마디그라가 더 크게 열리는 뉴올리언스는 어느 정도일지.. 상상이 되서 가고 싶지 않아졌어요 ㅋㅋㅋ

 

할로윈만 해도 정말 미친 거리가 되는데, 마디그라때는 전역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깔려 죽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ㅎㅎ

 

저는 모빌에서 마디그라 축제 본 걸로 만족합니다. 

 

작년은 취소로 아쉬웠지만 올 해는 이렇게 마디그라를 제대로 볼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어요. 

 

보통 미국 동부와 서부에 비해 남부는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는 느낌이 있는데, 남부를 여행 할 때는 마디그라가 있는 2월에 해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네요 :) 

반응형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