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뉴스 / / 2021. 9. 15. 02:53

유전자조작 가상 토끼 유튜버, 아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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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CJ ENM으로부터 100억원의 투자를 받은 유튜버가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 유튜버는 사람이 아니고, 본인이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토끼라고 밝혔는데요. 

 

'엥?' 

 

무슨소리냐면, 실존 인물인 유튜버가 아니라 가상 캐릭터의 유튜버이기 때문입니다. 

유튜버 아뽀키 

이름은 '아뽀키' 

 

케이팝의 특징이 담긴 음악스타일과 동작, 표정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언듯, 우리가 영화관에서 즐겨봐왔던 디즈니나 픽사 영화 캐릭터와도 닮은 얼굴을 하고 있는데요. 

 

이 아뽀키라는 캐릭터를 탄생시킨 제작사 '에이펀 인터랙티브'의 대표이사가 디즈니에서 5년간 CG파트에서 일한 경력이 있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 아뽀키가 유튜버로 활동을 한 건 2019년 초입니다. 

 

캐릭터를 만들고, 유튜브 채널을 만든 후, 약 1년간은 국내 유명 그룹들의 커버곡을 올리거나, 여느 일반 유튜버들처럼 일상 컨텐츠를 올리면서 구독자를 모았습니다. 

아뽀키의 레드벨벳 커버 영상

현재 아뽀키의 구독자 수는 29만이 넘고,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은 220만이 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그저 가상의 토끼 캐릭터가 실제처럼 움직이며, 유명 곡 커버곡만 올리는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아뽀키에 더 흥미를 갖게 된 점은, 단순히 가상 캐릭터와 음악에만 국한되지 않고, 캐릭터만의 스토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란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토끼라고 본인을 소개한 것도 웃기고, 영상을 잘만 올리다가 갑자기 화면 밖으로 사라졌다가, 라이브 방송을 할 때는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떠난 영상도 나왔습니다. 

아뽀키 우주선 영상 

계속해서 이어지는 라이브 방송에서도 우주선 내부나 잠든 아뽀키만 나올 뿐, 별다른 설명도 없고 전처럼 춤을 추는 영상도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라이브 방송이기에 라이브 채팅은 계속 할 수 있었는데, 그 중 어떤 사람들은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모스부호인 걸 알아채고, 어떤 의미인지 해석을 올리기도 했고요. 

 

물론 이 모든 게 현실이 아닌, 가상 캐릭터의 스토리인걸 알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흥미로운 스토리가 있다면 그 배경은 뒤로 하고 쉽게 빠져버리는 경향이 있지요. 

 

후에, 아뽀키는 달에 도착했다는 말을 하며, 본인의 오리지널 싱글 뮤직비디오를 올렸습니다. 

https://youtu.be/6lRUL3GMnUI

지금껏 다른 가수의 커버곡만 올리다가, 본인의 곡을 올린 건데요. 

 

 'Get It Out' 뮤직비디오 속에는, 진짜 달에서 촬영한 듯한 배경과, 라이브 방송 때 등장했던 우주선, SF영화 팬이라면 익숙한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등장합니다. 

 

심지어 이 곡은 국제 커버 콘테스트도 열렸는데, 초기 1년간 다른 가수의 커버곡을 하던 캐릭터가, 이번엔 주도적으로 자신의 곡을 발표, 다른 사람들이 그걸 커버하게 하는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겁니다. 

 

한창 베타버스, 가상 인간 등이 핫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던 시점이라, 아뽀키는 더 유명해질 수 밖에 없었고, 아뽀키를 통해, 가상 캐릭터 기반의 스토리텔링이 어떻게 파생될 수 있는지, 어떤 수익원을 불러일으키는 지 보여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겉보기에 아뽀키를 만든, 에이펀 인터랙티브는 이 캐릭터를 활용해 컨텐츠를 만드는 회사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거 때문에 100억원이라는 큰 투자를 받은 것은 아닙니다. 

 

현재는 핸드폰으로도 쉽고 간단하게 짧은 영상 편집을 할 수 있는 툴이 많이 있지만, 제대로 영상 편집을 해 보신 분들은 편집 후에 랜더링 시간이 매우 길고 불안정하단 걸 아실 겁니다. 

 

저도 10년 전에 1년간 영상 편집을 공부한 적이 있는데, CG를 쓴 게 아니라, 편집과 자막, 간단한 효과를 넣어 만든 영상도, 최종 랜더링을 하는 과정이 늘 긴장됐습니다. 

물론 지금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술이 훨씬 발달했지만, 완전한 가상 배경에서 활동하는 가상 캐릭터인 아뽀키 영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CG가 들어가고, CG 최종 랜더링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아뽀키는 실시간 랜더링이라는 기술력으로, 이 쓸 때 없이 많이 들어가는 제작시간을 확 줄여버린 거죠. 

 

에이펀 인터렉티브 제작사는, 아뽀키가 그들의 최종 컨텐츠가 아니라, 아뽀키라는 캐릭터도 100억원의 투자를 받을만한 가치를 선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에이펀 인터렉티브 로고

에이펀 인터렉티브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합친 vr 애니메이션도 볼 수 있습니다. 

 

VR기술로, 관객이 직접 애니메이션 속에 들어가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체험형 애니메이션으로, 내 동작에 따라 캐릭터가 반응을 합니다. 

https://youtu.be/m45dGpeQB6U

 

어릴 때 애니메이션을 보며, 저 세상으로 들어가보고 싶다는 상상을 많이 하곤 했는데, VR 기술로 인해 진짜 그것이 현실이 되었네요. 

 

'버디 VR'이라는 이 애니메이션은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상도 수상했습니다. 

 

아시다시피 CJ ENM은 앤터테이먼트 회사입니다. 

 

에이펀의 기술력과 CJ ENM의 엔터테이먼트적인 요소가 합쳐져서, 향후 어떤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낼 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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