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의 상징이라면서 안전벨트 없는 미국 스쿨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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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며칠 전에 미국 스쿨버스와 관련된 사고 소식을 접했는데요. 

사고 영상을 보기 전까지는 스쿨버스가 얼마나 튼튼한데, 사고 나도 큰 건 아니겠지 생각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아이 보호 관련법이 센 편이여서 스쿨버스 사고가 나기도 힘들고, 사고가 나더라도 작은 트러블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스쿨버스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도 굉장히 적은 편이구요. 

그런데 이번에 오하이오 주에서 난 스쿨 버스 사고 영상은 충격이었습니다. 

 

 

신호위반을 하고 달리던 미친 차량이 스쿨버스 옆을 들이받았고, 그 충돌로 인해 스쿨버스는 도로 밖으로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전복됐습니다. 

버스 안에 설치 되어 있는 CCTV에 그 영상이 고스란히 담겼는데, 버스 안에서 스마트폰을 하거나 떠들던 애들이 여기 저기 내동댕이 처지고 지붕과 부딪히고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처음에 보고 이해가 안 됐던게 왜 아이들이 전부 자리에서 튕겨져 나갔을까 입니다. 

제가 겪은 미국과 미국인은 안전 벨트에 굉장히 엄격합니다. 

앞좌석은 무조건이고 뒷자리에 앉아도 안전벨트를 꼭 하고, 그냥 버스건 택시건 뭐건 차 자체를 타면 안전 벨트 먼저 매더라고요. 

아이도 카시트 없이는 어디 데리고 다니질 못 하고, 차량 탑승 = 안전 벨트가 완전히 습관처럼 박힌 것 같은 사람들을 많이 봤어요. 

당연히 거너씨도 그런 행동을 보이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미국에서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살 때도 택시 뒷자석에서건 광역버스에서건 무조건 안전 벨트를 하고 저한테도 안 하면 뭐라고 합니다. 

그런데 스쿨 버스 안에 있던 애들이 자리에서 다 튕겨져 나갔다는 건, 안전 벨트를 하지 않았다는 말이 되겠죠. 

알고보니 애들이 안전벨트를 안 한 게 아니라, 안전벨트를 '못'한 거더라고요. 

스쿨버스에 안전 벨트가 없답니다... 두둥...!   

왜?

스쿨버스 안전벨트가 의무가 아닌 '주'가 있는데 오하이오 주도 그런 곳 중 하나고, 제가 있는 테네시 주도 마찬가집니다. 

거너씨도 학생 때 매일 같이 타던 그 스쿨버스에 안전벨트가 없었더라고 하더라고요. 

본인도 당췌 이해가 안 된다고, 아이 안전 법에 엄격하다는 나라에서 왜 스쿨 버스 안전 벨트 의무화가 아직도 안 된건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의 스쿨 버스 중에서도 안전벨트가 없는 버스가 많다고 들었고, 안전벨트가 있는 건 한 명 한 명 맬 수 있게 된 의자가 아니라 두 명을 하나의 의자에 묶는 안전 벨트입니다. 

왜 미국 스쿨 버스는 안전 벨트가 없는 걸까요. 

저도 너무 궁금해서 그 이유에 대해 알아봤는데, 이유는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스쿨 버스 자체가 너무 튼튼해서 안전벨트가 필요 없다' 입니다. 

ㅋㅋㅋ 잘 이해가 안 가실 수도 있는데, 미국 스쿨 버스가 튼튼하기로 유명하긴 합니다. 

차량 제작 자체부터 엄격한 기준을 정해서 만드는데 좌석, 비상문, 창문, 사이드 미러 등 각각의 안전 규정을 마련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충격 흡수를 위한 좌석 등받이 쿠션이 보강되어 있고, 비상문과 비상 창문은 전복이 되도 문이 제대로 열릴 수 있도록 강화된 재질로 만듭니다. 자체 만드는 재료가 비행기 만드는 것과 같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연료 유출로 인한 화재 사고를 막기 위해 연료탱크와 펌프도 기준을 통과한 견고한 제품을 사용합니다. 운전기사도 교육은 최소 6~ 40시간에 이릅니다.  

스쿨 버스 관련 법도 엄격한데, 학생들이 타고 있는 스쿨버스가 내 차선 혹은 반대편 차선에 있을 경우에도 저는 차를 무조건 멈춰야 합니다. 아이들이 상.하차 하는 중일텐데 혹여나 발생될 수 있는 사고를 막기 위해 주변 차를 모두 정지 시키는 법이죠. 

이 법을 어기면 최대 1년간 운전 면허 정지와 100만원에 이르는 벌금을 부과하는 '주'도 있습니다. 

저도 여기서 운전연습 하면서 그 법 먼저 배웠습니다. 

미국 스쿨버스에 대한 안전성과 법규제에 대해 들었을 때, 괜히 선진국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었는데요. 

이렇기 때문에 스쿨버스 사고 횟수가 적고, 만일 다른 일반 차량과 부딪히는 사고가 났을 때, 스쿨버스는 멀쩡한 반면 일반 차량은 완전 구겨집니다. 

스쿨버스가 튼튼하다는 자부심 때문인지 굳이 안전벨트가 필요 없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오히려 안전 벨트가 아이들 안전에 방해가 된다'라는 건데요. 

예전에 사고가 났을 때 안전벨트 때문에 아이들이 더 많이 다쳤다는 얘기도 있었구요. 

만일 큰 사고가 나서 아이들이 버스에서 빠져나와야 할 때 안전벨트가 없는 편이 버스를 빨리 빠져나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미국은 땅덩이가 넓어서 큰 주요 도심이 아닌 경우 사람과 차량이 적은 길을 달릴 때가 많습니다. 

만일 인적이 많지 않은 길을 달리다 사고가 나면, 주변에서 보고 즉시 달려와 도와줄 어른들이 부족하겠죠. 

그래서 일단 아이들 스스로 빨리 버스에서 탈출하게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에서 애초에 안전벨트가 없는 스쿨 버스를 만들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첫 번째, 두 번 째 이유 전부 납득은 갑니다. 

비행기 버금가는 튼튼한 재질의 차체와, 스쿨 버스 정지 시 주변 모든 차량을 정지 시켜버리는 강력한 법.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미 안전 벨트를 했을 시 안 했을 시 어떤 결과가 벌어지는지는 차량 안전벨트가 나온 후 무수한 실험과 예시가 있죠. 

이번 오하이오 스쿨 버스 전복 사고에서도 사망자는 없지만, 여기 저기 튕겨져 나가고 뒤엉킨 아이들 중에는 당연히 심각한 부상을 당한 아이도 많습니다. 

회복이 가능한 신체 부상이면 오히려 다행이지 트라우마로 남으면 차량 탑승 자체를 두려워하는 아이도 생기겠죠. 

그래서 아직 속도는 느리지만 스쿨 버스 안전벨트를 의무화 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고, 실제 몇 몇 지역에서는 안전벨트가 포함된 전기 스쿨차로 변경 계획이라는 발표도 나왔습니다. 

제가 학부모라면 저는 안전벨트 의무화에 찬성할 것 같아요. 

사고 영상 보고나니 바로 그 말이 나오더라고요. 

제가 후에 아이를 낳을지, 어디서 키울지는 아직 모르지만, 키운다면 안전벨트가 있는 스쿨 버스에 태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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