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 / 2021. 5. 17. 06:53

얼굴이 화끈거리는 피부염 '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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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에 들어서면서 여드름이 좀 나긴 했지만 10대 후반부터 20대 중반까지는 나름 피부가 좋은 편에 속했었는데요. 

 

그래서 별다른 관리를 안 했던 탓인지 그냥 피부가 안 좋아진게 아니라 피부병에 걸려버렸어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건 정말 오래됐어요. 

 

언젠가부터 겨울에 몸이 좀 추우면 얼굴에만 열이 올라와서 볼이 빨개지는 현상이 심해졌고, 왜 얼굴만 열이 오르는지 알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아졌기에 별 일 아니라 생각해서 방치했었습니다. 

 

그러다 양 볼이 남들보다 좀 더 빨개지기 시작했는데, 그것도 화장으로 가릴 수준은 되서 또 그냥 뒀어요. 

 

베트남에서 살면서는 좀 심각해진게, 관자놀이 부분까지 빨간 점이 울긋불긋하게 솟았어요. 

 

그 때는 사는 환경이 바뀌어서 입술과 손에 습진이 생겨 고생하는 바람에 관자놀이까지 붉은점이 번져가는 걸 신경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결국 현재는 누가봐도 얼굴이 약간 화상 입은 것처럼 볼때기가 엄청 빨개졌어요. 

사진이 좀 뿌옇게 찍혀서 실제보다 덜 빨갛게 보이지만, 사진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빨갛습니다. 

 

영상 통화하는 친구는 더운에 오래 나가있었냐고 물어볼 지경이에요. 

 

병원에 다녀보긴 했지만, 전부 원인을 알 수 없다며 제대로 된 병명을 말하지 못 하더라고요. 

 

나름 유명한 피부과라고 생각해서 다녔는데, 너무 실망이 컸어요. 

 

그러다 최근 피부과 전문의가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제 피부병명이 '주사'라는 걸 알게 됐어요. 

 

주로 피부가 온도 조절하는 기능이 깨지면서 얼굴에 열이 올라와 빨개지고, 마치 판다처럼 눈 주변만 빼고 붉어지는 게 완전 저랑 증상이 똑같았어요. 

 

이게 심할 때는 여드름처럼 피지들도 올라와서 빨간 것 둘째치고 얼굴이 가렵기도 하고 만지지도 못하고 아주 말도 못 해요. 

 

원인은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면역이 깨지거나, 술, 운동, 환경, 열, 화장품 등등... 

 

때문에 제대로 원인을 찾기도 힘들고, 찾았다해도 '주사'라는 피부병은 '완치'가 없대요. 

 

나아지거나 더 악화되는 걸 막을 수는 있어도 완벽히 완치시킬 수는 없다고 하더라고요. 

 

왜 걸려도 이런 병에 걸리는지... 

 

더 악화되는 걸 막기위해 최근 아주 커다란 결심을 했는데, '술, 매운음식 끊기'예요. 

 

술을 평소에 많이 마시지는 않아도, 주 1~2회 정도 한 두 잔 하는 걸 사랑했는데, 알콜이 들어가면 얼굴에 열을 더 올리기 때문에 주사 환자에게는 절대 금지더라고요. 

 

술 끊을 결심을 한 날 너무 우울하고 아쉬웠지만, 거지같은 제 피부를 보는 게 더 고통스러웠기에 결국 끊기로 합니다. 

 

상태가 나아지면 칵테일 한 잔 정도 나중에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현재는 어림 없어요. 

 

매운 음식이나 뜨거운 음식도 저한테는 금식인데요..

 

한국인한테 매운음식과 뜨거운 음식을 먹지 말라하면 뭘 먹으라는건지... 

 

둘 다 몸에 열을 올려주는 거고, 자극을 주기 쉬워서 금한다고 해요. 

 

매운 음식을 본래 잘 못 먹기는 하지만, 짬뽕이나 김치찌개 등 당연히 먹고 싶을 때가 있고, 신라면 끓여먹는 것도 좋아해요. 

 

그런데 이제 그 정도의 맵기도 안 되더라고요... 

 

다음 주에 한식당가서 짬뽕 먹을 생각에 설렜는데... 이젠 언제 먹을 지 모르는 음식이 되버렸네요. 

 

운동이 도움이 되는데 하는데, 또 운동이 '주사' 증상을 더 심하게 할 수 있다니, 이것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게 하는 미친 피부병이네요. 

 

얼굴도 건조하게 하지 말라고 해서 요즘 매일 수분팩까지 해주고 있습니다. 

 

밀가루 음식도 아예 끊기는 어렵고 줄이고 있고요. 

 

다행히 뾰루지 같은 건 좀 들어가긴 했는데, 그래도 빨간 얼굴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네요. 

 

한국에서는 있다가 사라졌지만, 미국에서는 아직 구매할 수 있는 주사 연고가 있는데, 일단 아마존으로 그걸 사서 매일 1번씩 바르고 있어요. 

Prosacea 라는 이름의 연고고, 하루에 2~3번까지 발라도 된다고 하는데, 한 번 바르면 이게 너무 건조해져서 피부가 당길 지경이에요. 

 

그냥 당기는 걸 넘어서 미소짓는 것도 좀 힘들다고 할까요. 

 

하루에 한 번은 수분크림을 바르고 싶어서, 연고도 오후에 세수 하고 한 번만 바르고 있습니다. 

 

연고 상자에 그려진 여자 피부가 제 피부랑 완전 똑같아요.... 

 

한국에서는 이 연고 판매가 금지되서 레이저로 치료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해요. 

 

피부과 레이저치료 들어가면 비용이 또 만만치 않죠. 

화장도 금지라고 하는데, 화장 할 일 자체가 별로 없어서 한 달에 한 두 번 할까 말까예요. 

 

그래도 여행가면 사진 예쁘게 찍고 싶어서 할 때가 있는데, 이젠 그 마저도 못 하게 되버렸네요. 

 

이 연고는 저같은 빨간 얼굴들의 후기가 되게 괜찮은 편인데, 아직까지 저는 이게 좋다 나쁘다 말하지 못하겠어요. 

 

현재까지는 변화가 안 보이기에. 

 

약 냄새도 독하고, 얼굴에 바르면 눈도 좀 따갑고요. 

 

그래도 현재 하기 시작한 노력들이 피부개선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더 악화시키지는 않겠죠. 

 

요즘 매일 거울 보면서 울상 지어요

 

다른 것도 마찬가지지만, 피부는 진짜 더욱이나 건강할 때 관리해야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처럼 빨간 얼굴 때문에 고생하시는 '주사' 환자분들, 모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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