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 / 2021. 7. 5. 02:06

밤의 테러리스트 '야경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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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증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생소합니다. 

 

예전에 '공황장애'라는 말도 없어서 병명을 제대로 알기 어려웠던 것처럼, 야경증이라는 단어가 사람들 사이에 알려지기 시작한지도 얼마 안 된 것 같아요. 

 

보통 유아시기에 속하는 2~6세 아이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증상인데, 간혹가다 성인에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성인 야경증 발병률은 1%미만이라고 하니, 그리 흔히 볼 수 있는 질병은 아니에요. 

 

저는 제가 유아시기에는 어땠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이상하게도 애매한 나이에 겪은 적이 있어요. 

 

만 8세 정도에 겪었던 게 기억이 나는데, 부모님의 업무 탓에 어릴 때부터 이사가 굉장히 잦았고, 그 날도 산골로 이사를 막 끝마친 당일이었어요. 

 

새 집에서 잠을 자는 첫 날, 꿈에서 누군가가 구불구불하게 휜 칼을 들고 저를 죽이려 쫓아왔는데, 마치 애니메이션 '뮬란'에서 악당 '샨유'가 들고 다니던 칼 같이 생겼었어요. 

 

미친듯이 도망치는데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고, 결국 그 칼에 명치가 찔리는 순간, 실제로 '아악!'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깼습니다. 

 

이런 일이 몇 번 반복해서 일어나면 야경증의 일종이라고 해요.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나아져서, 10대에 들어서고 나서부터는 그런 증상이 거의 사라졌어요. 

 

그런데 그 당시에는 제가 소리지르면서 잠에서 깨거나 하는 게 너무 힘들고 무서운 일이었고, 지금까지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기억이 날 정도예요. 

 

보통 야경증이 스트레스나 과도한 긴장, 피로, 수면부족으로 발현된다고 하는데, 성인 야경증의 경우는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나 스트레스 속 음주로 인해 나타나기도 합니다. 

아마 당시의 저는 잦은 이사로 인한 피로가 쌓이고, 또 이사로 인해 친구 관계도 어려워졌다는 스트레스가 작용해 그런 증상을 몇 번 겪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야경증은 겪는 사람도 힘들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부모님이 제일 힘들어요. 

 

너무 잦게 매일같이 증상이 나타나면 약물 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게 아니면 아이가 수면발달과정에서 자연스레 겪는 증상이라고 생각하고, 딱히 치료를 하지는 않습니다. 

 

저도 그랬듯, 대부분 자연스레 나아지니까요. 

 

대신 밤에 자다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뛰쳐나가니까, 부모님이 이게 무슨 일인가 많이 놀라셨죠. 

 

저는 유아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울고불고 하지는 않았는데, 유아기 아이들은 보통 갑자기 자다가 크게 우니까, 부모님이 우는 아이를 달래면서 어디가 아픈건 아닌지, 뭐가 문제인지 고민이 많아질거에요. 

 

일단은 별 일 아니라며 달래주는 게 제일 중요해요. 

 

열이 나고, 땀을 흘리고, 몸이 긴장되는 건 너무 당연한 증상이고요. 

 

심한 경우에는 제지하기 힘들 정도로 몸부림을 치거나 극히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가족들이 같이 놀래기보다, 아이가 마음을 편히 먹고 다시 잠들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결국 결론은 가능한 한 아이가 깊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주는 것, 그리고 만일 야경증이 발생하더라도 자연치유가 가능하니,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아이를 달래는 데 집중하는 겁니다. 

 

성인의 경우, 전문가와 상담 하면서 본인에게 적합한 치료법을 추천 받는 게 좋겠네요.

 

잠을 제대로 자는 건 먹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일이에요. 

 

종류는 다르더라도, 수면에 관한 불편 증상이 있는 건 모두 힘든 일이죠. 

 

괜히 '숙면', '잘자', '꿀잠' 등, 잠과 관련된 단어가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모두 꿀잠 청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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