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뉴스 / / 2021. 1. 15. 12:50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드라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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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드라마 시즌2가 4년만에 나왔어요.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라는 일드입니다. 

일전에 소개했던 '도라마 코리아'라는 사이트에 업데이트 되서 무료로 볼 수 있었어요.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는 헝가리 속담이라고 해요. 

 

처음엔 왠 뚱딴지 같은 말인가 했는데, 문장을 곱씹어 볼수록 왠지 공감되는 문장이에요. 

 

도망친다는 행위가 당장은 좀 민망하고 부끄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일단 그 상황은 모면할 수 있으니까요. 

 

살다보면, 무조건 맞서기보다 일단 도망쳐서 한 발 물러날 때가 다음을 위해 도움이 될 때도 있죠. 

 

제목은 이렇게 거창한 속담을 썼는데, 실은 이 드라마는 계약 결혼에 대한 얘기고, 계약 결혼이라고 해도 흔한 러브 스토리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여성 인권'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형태의 '사랑'과 가족 구성원에 대한 얘기라고 할 수 있어요. 

 

만화 원작이고, 드라마로 만들어 진건 2016년도 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두 여배우, 이시다 유리코와 아라가키 유이가 나오는데, 두 여배우 보는 것만으로도 드라마가 재미있어요. 

여자인 제가 반할 정도로 두 배우는 너무나 수수하고 예쁘고 연기도 담백하게 해서, 매 화 보는 게 재미있었어요. 

 

또 한국에서도 활동한 적이 있어 얼굴이 알려져 있는, 오타니 료헤이씨도 나옵니다. 

시즌 1 내용을 잠시 요약하자면,

 

대학원까지 졸업했지만 취업이 안 되서 아빠가 추천한 개인 가정부 알바를 하게 된 '미쿠리'. 그리고 그런 미쿠리를 가정부로 고용한 '츠자키'가 주인공. 

 

갑작스레 시골로 이사를 간다는 부모님 때문에 살 곳도 없어진 미쿠리는 츠자키에게 입주 가정부로 풀타임 고용을 부탁하고, 현재 사람들의 상식으로는 이해해주기 어려울 것 같아, 겉으로는 결혼을 한 것 처럼 꾸밉니다. 

 

그리고 실제 혼인신고는 하지 않고 함께 살며 입주 가정부의 생활을 해나가죠. 

 

그러면서 그 안에서 발생하는 여러 에피소드와 두 사람이 관계를 발전해 나가는 내용인데, 굉장히 담백하게 내용이 진행되기 때문에 저는 그 점이 특이하고 좋았어요. 

물론 결국 두 사람은 서로 애정이 커져서 실제 부부로 살아가는 걸로 드라마가 끝났습니다. 

 

그 후 내용을 이번 시즌2에서 다룬 건데, 도라마 코리아에서 예고편을 보고 굉장히 흥분했어요. 

 

예고편을 보니 미쿠리씨가 임신을 한 내용이더라고요. 

 

그런데 여러 에피소드로 쪼개져서 나오는 게 아니라 2시간이 넘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시즌 2 드라마를 볼 수 있었어요. 

 

드디어 올라와서 30~40분 되겠거니 했는데, 드라마가 끝나지 않는 거에요. 

 

영상 길이를 보니 2시간이 넘더라고요. 

 

그리고 스토리 상 그 안에 모든 내용이 담겨져 있었고, 시즌 2 보다는 스폐셜의 느낌으로 나온 거였어요. 

 

시즌 2는 미쿠리. 츠자키 모두 새로운 회사를 다니며 각자 집안일을 나눠서 하는 순조로운 결혼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미쿠리가 임신을 하게 되며, 여자 남자의 육아휴직과 임신. 출산을 하며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요. 

 

한국도 그렇지만 일본도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육아휴직을 남자도 여자도 쉽게 쓰지 못 하는 분위기라 그에 대한 내용에 좀 초점을 맞춰서 얘기하더라고요. 

 

그리고 미쿠리의 '이모'로 나오는 '유리씨'는 50 가까이 된 커리어우먼 독신녀로 나오는데, 암에 걸려 병원에 갈 때, 함께 갈 보호자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1인 가구에 대한 내용도 다루고 있고요. 

 

마지막으로 여자.여자 커플. 남자.남자 커플이 나오면서 다양한 형태에 대한 사랑과 가족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어요. 

 

일본도 동성 커플에 보수적인 사회라서 일부러 그런 내용을 넣은 것 같기도 해요. 

 

시즌 2 이야기도 굉장히 담백하게 다뤘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느 한쪽의 입장을 옹호하지 않고, 평범한 여자. 남자, 동성 커플, 독신자.. 다들 남의 고충이 있고 공감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걸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좀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만, 작가와 연출가가 그들 나름의 최선의 방법으로 오바 없이 만들려고 한 노력이 보이고요. 

 

안타까웠던 건, 아무래도 지금이 코로나 시대니까, 드라마에서도 코로나를 겪으며 힘들어하는 얘기가 나와요. 

 

이 부분은 원래 대본에 없었는데, 드라마 제작 중 갑자기 코로나가 터져서 어쩔 수 없이 대본 수정이 들어간건지, 아니면 원래 코로나를 염두해 두고 만든건지 궁금해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하고 싶어서, 마지막 장면은 코로나가 끝나서 마스크를 벗고 만나는 장면이었는데, 진짜 하루 빨리 저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싶네요. 

 

드라마 초반에는 코로나 전 상황으로, 일반적인 일본 거리와 선술집 등이 나왔는데, 다시 저걸 누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좀 우울해지기도 했습니다. 

 

모든 게 끝이 있는 것처럼 결국 어떤 방향으로든 간에 코로나도 끝이 있기야 하겠죠. 

 

그래도 이런 시기에 좋아하는 드라마의 새 에피소드가 나와서 굉장히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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