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네시 윈체스터에서 겨울에 할 만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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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져 있지 않은 미국의 테네시 주.

아니면 심심한 곳으로 알려져 있으려나요 ㅎㅎㅎ  

남부에 있는 시골같은 곳이라 딱 봐도 심심해보이는 곳인데, 그마나 봄 여름에는 할거리, 볼거리, 갈 곳 등이 있지만 겨울엔 정말 할 게 없고, 풍경도 앙상해서 볼 거리도 마땅치 않아요. 

그런데 친구가 겨울에 갑자기 놀러온다길래 오면 도대체 뭘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죠. 

할 거 없으니 책 많이 가져오라고 했을 정도예요 ㅎㅎ 

그런데 이 친구가 여기서 6일이나 묵다 갔습니다. 

베트남에서 직장을 다니다가 관두고 고국인 일본에서 잠시 쉬고, 미국이랑 캐나다 투어를 하고 있는 친구예요. 

처음에 벤쿠버에 갔다가 뉴욕, DC를 거쳐 저를 만나서 네쉬빌 공항으로 왔어요. 

네쉬빌은 도심지인지라 차도 막히고 공항지에서 운전하기도 어려워서 거너씨네 아버님이 저를 데리고 대신 운전을 해주셨어요. 

공항에서 친구를 픽업해서 저희 집으로 가는 길에 I HOPE이라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죠. 

I HOPE은 미국에 있는 프랜차이즈인데 아침메뉴나 미국 음식을 조금 고급스럽게 만들었다는 느낌이 있는 곳이에요. 

각종 아침 메뉴가 있고 정말 맛있어요. 다른 미국 음식에 비해 느끼하지 않게 조리하구요. 

근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문제가 생겼는데, 제 가방에 있어야 할 집 키가 없는거에요. 

미국 집들은 대부분 도어락이 아니라 열쇠를 사용하기에 귀찮더라도 갖고 다녀야되요 ㅠㅠ 

다행히 거너씨 아버님이 여분의 키를 갖고 계셔서 집 안에는 들어 올 수 있었지만, 집 키가 없어졌다는 건 차 키도 같이 없어졌다는 소리기에 집에 오자마자 패닉 상태가 됐어요. 

차키랑 집키랑 같이 묶어놨고, 차키가 없으면 이런 시골에서는 아무데도 갈 수가 없거든요 ㅠㅠㅠ 

그래서 친구는 오자마자 이 작은 집을 뒤지며 저랑 같이 키를 찾아야만 했어요. 

직장 가 있는 거너씨한테 물어보니 지난 밤에 제 차를 쓰느라 본인이 제 키를 갖고 나갔는데, 그 이후에 어디에 뒀는지 모르겠다고 하지 뭡니까..... 

화딱지가 나서 진짜... 

거너씨도 안 좋은 버릇은 물건 쓰고 아무데나 널부러뜨린다는거에요. 

그래서 잃어버리나 깜빡하는 게 많은데 본인 물건 그러는 것 까진 어쩔 수 없다지만 제 물건을 잃어버리면 열불이 나죠. 

그것도 친구가 온 당일에 제 차키 분실이라뇨. 

아무리 뒤져도 못 찾겠길래 포기하고 앞으로 어떻해야 하나 꼼짝없이 집에 갇혀 있어야 하나 고민했어요. 

친구오면 좀 돌아다니려고 나름 2주간 운전 연습 열심히 했는데. 

5시쯤 거너씨가 왔고, 반가운 인사는 커녕 눈으로 죽일 듯이 노려봤습니다. 

다행히! 차키를 찾았는데 지난 밤에 입고 나간 자켓 주머니 안에 들어 있었어요. 그 자켓은 안방 문고리 뒤에 걸어놔서 제가 못 찾았던 거구요. 

그 뒤로 제 차키 만지면 무조건 다시 가방에 넣으라고 교육시키고 있습니다. 

저녁 때라도 키를 찾아서 같이 친구랑 식료품점에 가서 먹고 싶다는 거 쇼핑하고 집으로 왔어요. 

이튿날은 이 지역에서 보기 힘든 눈이 내리기 시작했어요. 

딱히 갈 곳도 없고 날도 춥기에 시부모님댁으로 갔어요. 

추운 날 하기 딱 좋은게 시가에 있거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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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HOT TUB! 온수 욕조입니다. 

미국엔 공중 목욕탕이 없는 대신에 이런 좋은 게 있더라고요. 

어릴 때 심즈라는 게임에 미쳐 살았었는데, 그 때 그 게임 속에 이 온수욕조 아이템이 있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 이걸 본 건 처음이죠 ㅎㅎㅎ 

시가는 저희 집 보다 크고 뒤뜰 나가기 전에 온수욕조랑 바베큐 그릴이 놓여져 있는 공간이 있어서 거기서 친구랑 오붓한 HOT TUB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저 위에 올린 동영상처럼 바로 욕조에 들어가면 아주 뜨끈한 것이 몸이 살살 녹아요 ㅋㅋㅋㅋ 

진짜 입에서 알 수 없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 

이 날 눈이 내릴 정도로 온도가 낮았으니 HOT TUB 즐기기에 최적의 날이었던 것 같아요. 

월풀처럼 마사지 기능도 있고 정말 너무나 사고 싶고 갖고 싶은 온수욕조입니다. 

아직 저랑 거너씨는 집에 HOT TUB를 놓을 공간도, 살 돈도 없지만 미래에 꼭 장만하고 싶은 아이템이에요 ㅎㅎ 

이렇게 시가에서 핫초코 먹고 온수욕조 즐기고 놀다가 집에 바로 와서 저녁 먹고 끝~ 

셋째 날은 다행히 날씨가 화창해서 조금 멀리 나가봤는데요. 

집에서 차로 약 30분거리에 유명한 미국의 위스키, ' 잭다니엘' 본사가 있어요. 

린츠버그라는 마을에 있고, 이 곳은 전체가 잭다니엘 관광지가 되서 사람들이 잭다니엘 공장 투어를 하고 그 옆 마을에서 기념품을 사거나 하죠. 

작은 마을이지만 잭다니엘이 꽤나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에 거너씨 아버지랑 여기까지 가는 운전 연습을 해 본적이 있는데, 그래서 길은 알지만 접촉사고가 났던 약간 안 좋은 기억이 있는 곳 ㅋㅋㅋ 

그래서 일부러 주차공간이 넓은 제 2주차장에 주차를 했어요. 

걸어가도 되는 가까운 거리지만 마침 셔틀 버스가 지나가면서 태워준다고 하길래 타고 갔죠. 

저는 3년 전에 이 잭다니엘 투어를 이미 한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시음이 포함된 투어를 하진 않았어요. 

친구는 이왕 온거 시음까지 해보고 싶다고 했고 여러 종류의 투어중 한 사람 당 약 25달러짜리 투어를 했습니다. 

오래 전엔 투어가 무료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더이상 그렇지 않죠. 

비싼 금액을 내고라도 사람들이 투어를 하기 때문에 아마 다시 무료가 될 일은 없을 겁니다. 

잭다니엘의 역사, 그가 살던 집, 어떤 물로 어떤 과정을 통해 위스키가 탄생되고, 완성된 위스키는 어떤 보관처리를 거쳐 맛이 탄생하는지 재미있고 자세한 설명을 가이드를 따라 다니며 들을 수 있고 약 90분 정도 소요됩니다. 

마지막엔 총 6개의 잭다니엘 위스키 시음을 할 수 있었는데요. 

맨 처음 3개는 가장 오래되고 스테디셀러 술이라 불리는 종류 3가지를 시음해봤어요. 

오리지널 위스키들이라 저한테는 너무 독해서 많은 양이 아니었는데도 다 마시질 못 할 정도. 

대신 마지막 3가지 위스키는 아주 맛이 좋아서 구매까지 했는데요 ㅎㅎ 

잭 다니엘 허니, 계피가 들어간 잭다니엘 파이어, 그리고 가장 최근에 나온 잭다니엘 그린애플. 

맛이 첨가가 되서 그런가 마시기 훨씬 수월해서 전부 원샷 ㅎㅎㅎ 

개인적으로 꿀과 그린 애플이 가장 맛있었어요. 

시음 후에는 잭 다니엘 마크가 새겨진 플라스틱 컵 다 가져갈 수 있고, 기념품으로 마크가 박힌 유리컵을 하나씩 줍니다. 

또 마땅한 대중교통 수단이 없어 술을 마시고도 운전을 해야 하는 모든 관광객들을 위해 찬물이나 레모네이드를 원하는 만큼 마실 수 있게 제공하고 있어요. 술이 깨야 하니까요 ㅎㅎ 

당연히 위스키도 판매하고 있는데, 작은 병은 없고 큰 병만 있고요. 

제일 좋은 서비스는 위스키를 사서 원하면 레이저로 그 병 위에 원하는 문구를 박을 수 있다는 거죠. 

3년 전에 왔을 때 저도 선물하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박아 선물한 기억이 있는데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잭다니엘 술이 되는거니까요. 

바로 옆에 있는 린츠버그 마을은 워낙 작아서 찍을 것도 없었지만 그래도 구경할 만한 잡화점들이 있고, 잭다니엘 기념품의 집합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작은 예로 이렇게 잭다니엘 오토바이나 잭다니엘 체스판을 볼 수 있죠 ㅎㅎㅎ 

탐나는 물건들....... 

린츠버그 상점에 대한 좀 더 자세한 포스팅은 예전에 해둔 게 있는 데 링크 걸어둘게요. 

https://honeybutt.tistory.com/9

넷째날 오전에는 한 번도 사격을 해 본적이 없다는 친구를 위해 사격장에 갔습니다. 

거너씨 아버지랑 같이 갔고, 초보자가 다루기 제일 쉬운 총을 대여한 후 강습을 받았어요. 

저는 사격을 좋아해서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몇 번 해 본적이 있지만 강습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 아예 처음인 친구를 위해 사격장 주인이 강습 해주신다고 해서 저도 같이 껴서 들었습니다. 

총을 잡는 법부터, 어떻게 해야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지 등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이 있었고, 덕분에 사격 결과가 나쁘지 않았어요.

 

총알은 거너씨 아버지가 큰 통 하나를 구매하셔서 그걸 같이 나눠썼습니다. 

저희가 쓴 총은 한 번에 10발 장전하는건데 한 번에 10발 쏘고 또 다시 채우고 하는 게 힘들어서 저는 나중엔 결국 5발씩 나눠서 장전해서 했어요. 

초반에는 가운데 원을 맞춰서 연습을 하다가 나아지면 점점 위 아래 양 옆에 작게 있는 원들을 대상으로 연습을 합니다. 

팔을 똑바로 들고 쏴야 하기 때문에 팔이 아파요 나중에 ㅋㅋㅋㅋ 

오랜만에 한 사격이지만 나쁘지 않지 않나요? ㅎㅎ 노랑원 안에 맞추려고 나름 최선을 다 했습니다. 

강사님이 그러는데, 총은 선천적으로 남자보자 여자들이 좀 더 잘 맞춘대요. 

뇌가 달라서 그런가봐요. 조금만 배우면 정확한 초점을 맞춰서 쏘는 능력이 여자가 좀 더 높다고 하더군욥. 

사격장이 '툴라호마'라는 곳에 있어 끝나고 근처로 피자 먹으러 갔어요. 

스피넬리라는 곳인데 이 일대에선 나름 유명한 피자집이에요. 

저는 3년전에도 여기에 와서 피자를 먹어본 적이 있어요. 피자 자체가 워낙 크니, 일행이 두 세명이라면 그냥 각자 조각피자 하나씩 시켜 먹는게 제일 나아요. 조각피자라고 해도 그 사이즈가 한국 피자의 두 배니까 충분히 배가 부르고 맛도 있고요. 

도미노나 피자헛 같은 브랜드 피자보다 여기가 더 맛있었어요. 

그리고 월마트 쇼핑을 갔다가 테네시의 중심도시인 네쉬빌로 갑니다! 

음악의 도시로 알려진 네쉬빌은 한 번쯤은 꼭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곳이에요. 

그건 다음 포스팅으로 넘기겠습니다 :) 

 

Spinelli's Pizza: 121 NW Atlantic St, Tullahoma, 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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