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차량 충돌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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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일을 내고 말았습니다. 

운전에 조금 자신감이 붙었나 싶었는데, 제 자신을 너무 믿었던건지... 결국은 사고를 냈어요 ㅠㅠㅠ 

 

제가 사는 동네에서 차로 30분 가량 떨어진 곳에 린츠버그라는 동네가 있어요. 

이곳은 뭐가 유명하냐면 여러분 모두 아시는 '잭 다니엘'이라는 위스키가 만들어진 곳입니다. 

그래서 잭다니엘 공장, 기념관 투어 프로그램도 있고, 직접 원하는 이름을 병에 새긴 특별한 잭다니엘 위스키를 구매할 수 있는 곳이에요. 

다음 주에 일본에서 친구가 오는데, 이 친구가 오면 여기를 데리고 가고 싶어서, 그 전에 여기까지 가는 운전연습을 해보고자 가게 됐어요. 제가 사는 곳은 너무나 조용한 시골마을이라 누가 오면 도통 데리고 갈 만한 곳이 없어서 도대체 어디를 데리고 가야 할 까 고민인데, 그래도 하루는 여기를 투어할 수 있으니 다행이죠. 

갈 때는 거너씨네 아버지를 모시고 운전을 하게 됐어요. 

첫 장거리 운전이고 외국인지라 저 혼자서는 도저히 갈 용기가 없었어요 ㅎㅎ 

 

안그래도 정체가 적은 시골이지만, 평일 낮 시간이었기에 정말 도로가 한산한 편이었어요. 

특히나 린츠버그 가는 길은 다른 곳 보다 더 한산하다고 하더라고요. 

가는 길도 사실 어렵지 않아서, 약 30분간 계속 일자로 달리기만 하면되거든요. 

아, 대신 커브길이 많아서 커브 연습을 하기에 참 좋은 도로구나 생각하면서 갔어요. 

 

무사히 잭 다니엘 투어 센터에 도착해서 제가 너무나도 어려워하는 주차를 두 바퀴를 돈 후에 무사히 할 수 있었고, 

센터에서 화장실도 들리고, 친구가 오면 같이 어떤 투어를 할까 생각도 하며 시간을 보냈죠. 

그리고, 만일 주차장이 꽉 차 있을 경우를 대비해 센터 바로 옆에있는 제 2주차장까지 돌아보는 여유를 부렸어요 ㅠ 

그리고 린츠버그 시내라면 시내라고 할 수 있는 곳에 다시 차를 대고 점심도 먹고, 산책을 했어요. 

모든게 너무나 완벽한 운전이었고, 이제 집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었는데, 여기서 문제가 터졌어요 ㅠ 

차를 후진해서 뒤로 빼고 다시 직진 왼쪽으로 해서 빠져나가야 했는데, 차를 충분히 후진하지 않은 채로 다시 직진하다가 제 바로 옆에 주차해 있던 차를 박은거죠 ㅠㅠㅠㅠㅠ 

그것도 비싼 차를 ㅠㅠㅠ 

이게 제가 박은 차예요. 

주차된 거 빼다가 박은 거라 밑에 살짝 흠이 났어요 ㅠ 

흠이 좀 커보여서 이건 그냥 갈 수 없겠다 싶어서 근처 가게를 돌면서 이 볼보 주인을 찾았어요. 

사실 미국에선 차 안에 블랙박스를 설치 해 둔 사람도 많지 않고, 또 가벼운 충동 사고는 그냥 가버려는 경우가 허다하대요. 

그래서 거너씨네 아버지도 저한테 물어봤어요. 어떻게 하고 싶냐고. 

그냥 가고 싶냐 아니면 주인 찾아서 사정을 알리고 싶냐. 

한국에서는 작은 충돌사고라도 저렇게 해놓고 가면 뺑소니 아닌가요? 

제가 한국서 운전을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전 그렇게 알고 있어서 그냥 가기에는 너무나 양심에 걸렸기에, 

시아빠랑 같이 주인을 찾으러다녔죠. 

가게를 돌며 찾았는데 가게 주인이 꽤나 인상적이라고 하더라고요. 

대부분 그냥 내빼는게 안 가고 주인 찾는다고 ㅋㅋㅋㅋㅋ 

미국에서 어느정도로 사람들이 부딪히고 그냥 가는지 아시겠죠? 

결국 차 주인을 못 찾아서 메세지를 남기고 차 안에 들어가 있는데, 딱 그때 차 주인이 나타났어요. 

이 동네 살고 잭 다니엘 기념품 샵에서 일하는 분이었는데, 사정 설명하니까 크게 화 안 내고 알겠다고 하고 쿨하게 받더라고요. 

카센터 가서 수리비용 보고 견적 나오면 이메일로 보내겠다고 했고, 다행히 큰 접촉사고는 아니라서 보험사까지는 안 불러도 될 정도였어요. 

다행히 제가 운전 하기 전에 거너씨가 들어놓은 보험에도 이름을 올려 보험에 가입되어 있긴 하지만, 작은 거라도 보험사에 알려서 그쪽에서 처리를 하게 하면 보험료가 올라가니까 최대한 작은 건 걍 운전자들 선에서 처리하는 게 최고죠. 

너무나 운 좋게 상대방이 좋은 운전자여서 별 탈 없이 얘기 끝낼 수 있었고, 또 혼자 연습하러 간 게 아니라 거너씨 아버지 모시고 같이 간 게 너무나 다행이었어요. 

이 상황을 거너씨한테 알렸을 때, 거너씨는 너무 놀라긴 했지만요. 

평소에 거너씨 성격이 사서 걱정을 하고 스트레스를 만들어 쌓는 성격이라, 뭐 하나 작은 거 있으면 걱정을 좀 심하게 하는 편. 

예전에 둘이 하노이 갔었을 때 밤에 호텔에서 수영하다가 제가 물에 빠져서 죽다 살아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이후로 제가 물에 들어가는 걸 보면 계속 좀 불안해 할 정도예요. 

평소에도 혼자 최악의 것들을 생각하며 스트레스 받아하다가 혼자 위장병 걸리는 사람;; 

큰 일 아니었다는 상황을 잘 설명하고 나서 괜찮아졌죠. 

 

아직 볼보 차 주인한테 견적서는 안 받았는데, 비싼 차라서 견적 얼마나 나올지 걱정되네요;; ㅎㄷㄷ;;

그리 많이 안 나올거라고 하긴 했지만 '얼마 안 나온다' 기준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래도 인명사고 안 나고 큰 접촉 사고가 아니었다는 거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운전연습하면서 큰 홍역 치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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