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 째 추수감사절 (Thanks giving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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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시기에 미국에 맞춰 온 이유는, 거너씨를 본지 좀 되서기도 하지만 연말에 미국에 명절과 각종 행사가 많기 때문인데요. 

그 중 가장 빨리 다가 온 명절이 바로 추수감사절이었어요. 

맨날 책이나 뉴스에서 미국의 추수 감사절 어쩌고 저쩌고 하는 말은 들었지만, 실제 경험해 보는 건 생애 처음이네요. 

그래도 뭐 나라 별 명절에 하는 게 다 똑같이 뭐 특별한 게 있나요 ㅎㅎ 

한국도 설. 추석 같은 명절에 가족 다 모여서 맛난 거 먹는 것처럼 여기도 똑같은 거 같아요. 

대신 다른 음식이 있다는 게 저한테 좀 특별하겠죠 :) 

 

거너씨네 부모님이 이사 준비 중이라 제가 오기 전에 집에 팔리면 좀 작은 규모의 추수감사절 음식을 준비하게 될 것 같다고 걱정하셨는데, 저한텐 첫 추수감사라 작든 크든 게의치 않고 그냥 함께 하는 거 자체가 즐거운 일이였어요. 

저도 그냥 몸만 딸랑 가기 좀 그래서 한국 음식이라도 만들어 가고 싶었는데, 아직 한국마트를 못 가본 관계로 한국 소스나 식재료를 구하지 못 해 그냥 맨몸으로 갔어요 ㅎㅎ 

거너씨네 엄마가 요리를 잘 하시는 편인데 그래도 이것 저것 혼자 만드느라 고생하신 것 같아요. 

거너씨네 누나는 비건이기 때문에 본인이 먹을 음식을 직접 만들었구요. 

어머니가 하신 요리중에서도 버터는 식물성 버터를 썼기 때문에 누나도 같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꽤 많았어요. 

 

저희의 추수감사절 음식을 간략히 보여드리자면, 

처음에 집 안에 들어가면 입구 앞에 이게 놓여있더라고요. 

작은 당근과 크래커, 그리고 크래커에 발라먹는 치즈 소스 같은건데, 다같이 음식 먹기 전 간단히 이걸로 배채우고 있으라고 내놓은 에피타이저 같아요. 

저 갈색 크래커는 꽤나 짜서 제 입맛엔 별로였고, 노르스름하게 살짝 구워진 크래커는 한국에서 많이 먹던 크래커와 맛이 비슷해서 치즈 소스 얹어먹기 딱이었어요. 

이것도 에피타이저 같은 건데 메인 테이블이 아닌 부엌 테이블에 놓여 있었어요. 

거너씨네는 밥 먹는 테이블이 부엌 옆에 작은 테이블과 다른 방에 큰 테이블만 놓여 있는 곳이 있는데, 

가족끼리 대충 먹을 때는 부엌 옆 식탁인 여기서 먹고, 뭔가 다같이 차려놓고 먹을 땐 큰 테이블에서 먹더군욥. 

저 에피타이저는 나초와 홈무스예요. 

가운데 박혀 있는 빨간 소스는 좀 매콤해요. 

홈무스 진짜 좋아해서, 본 음식 먹기도 전에 이 나쵸칩 엄청 집어먹었어요. 

마트에서 세트로 이렇게 파는 거 같은데 사다 집에 두면 순식간에 없어질 거 같아요 ㅎㅎ 

우리 시가에 있는 개들 ㅋㅋㅋㅋ 거너씨네 부모님이 퍼그를 너무 좋아하셔서 같은 종 두 마리나 키우고 계세요. 

둘 다 너무 잘 먹어서 뚱뚱해진 개들 ㅋㅋ 

언제나 음식 앞에서는 얘네들이 먼저 움직이는 건 어디나 똑같죠. 

짜라~ 이게 저의 첫 추수감사절 한 상 차림이에요. 

왼쪽엔 빵구이와 치킨 덤플링이 있고, 오른쪽에 칠면조를 잘라서 잘라 온 고기가 있어요. 

칠면조가 너무 커서 그걸 그대로 식탁에 안 두고 미리 잘라서 접시에 덜어왔어요. 

치킨 덤플링이라는 건 왜 덤플링이라고 부르는 지는 모르겠지만, 약간 한국의 삼계탕이랑 비슷한 맛이라서 저도 진짜 좋아해요. 국물 요리 없는 미국에서 그나마 국물 비슷한 맛을 느낄 수 있어서 ㅎㅎ 맛도 좋구요. 

칠면조에는 크랜베리 소스를 발라먹는데, 칠면조가 좀 느끼해서 둘이 잘 어울린대요. 

또 고구마와 흑설탕, 호두로 한 요리, 브로콜리와 견과류, 브뤼셀스프라우트를 볶은 요리, 

으깬 감자와 그레이비 소스, 맥앤치즈, 집안 레시피로 한 샐러드, 각종 파이 등을 차려놓고 먹었어요. 

각자 개인 접시에 원하는 만큼 담아서 이렇게 덜어 먹습니당

술도 특별히 한 잔 했는데, 너무나 맛있는 백포도주를 먹었어요. 

이건 이 지역 로컬와인인데요. 

너무나 환상적인 맛입니다. 

와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마시는 순간 샤인머스캣 한 송이를 통째로 입에 넣는 느낌이에요. 

오버하는게 아니라 과일 향이 굉장히 진해서, 술보다는 과일을 먹는 느낌이 들어서 진짜 신기했어요. 

무조건 차갑게 해서 먹어야 되고, 정말 맛이 좋아요. 

저 와인회사에서 만드는 와인들이 꽤 되는데, 그 중에서는 이 와인, muscadine을 완전 추천합니다. 

한국에 돌아갈 때 몇 병 사가지고 가려고 리스트에 넣어놨어요. 

 

거너씨네 식구들이 많이 먹는 편이 아니라 당연히 음식이 많이 남아서 저녁때도 저 음식들을 또 먹습니다 ㅎㅎ 

저랑 거너씨도 좋아하는 음식 일부 싸와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계속 먹고 있어서, 굳이 제가 요리할 일이 없네요 ㅎㅎ 

식사를 마치곤 제가 가지고 온 유에스비를 TV에 꽂아서 같이 봤어요. 

뭘 가져왔냐면 저희 결혼식 영상 ㅋㅋㅋㅋ 

요즘엔 영상 찍은 거 USB드라이버에 넣어서 예쁜 상자로 배송되더라고요. 

그래서 들고 와서 다같이 봤죠~ 

거너씨네 가족들도 보고 싶어해서요. 

추수감사절 주라서 부모님 친척분들이 계속 방문하시는데 그 때마다 저 영상을 트실건가봐요 ㅋㅋㅋㅋ 

 

따뜻하고 맛있는 추수감사절이었어요. 

저도 거너씨랑 계속 함께 하는 한, 계속해서 이 날을 챙기게 되겠죠. 

앞으로도 좋은 추수감사절 추억만 쌓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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