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쉬빌 Bar Ota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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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너씨네 가족들과 외식을 하면 아니지만, 거너씨와 저랑 둘이 외식을 하면 거의 아시아 음식점을 가게 되요. 

제가 너무 그리워하기도 하고 아시아 음식점 자체가 여기 별로 없어서요. 

네쉬빌에 놀러갔을 때도 어떤 아시아 음식점을 갈까 고민하다가 술도 한 잔 하고 싶어서 고른 곳이, 오타쿠라는 이름을 가진 식당이에요. 

음식도 하고 술집도 겸하고 있어서 안주도 먹을 수 있을 것 같고 여러모로 괜찮아 보이기에 골랐어요. 

리뷰도 꽤나 괜찮았구요. 

호텔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라 한 20분 정도 걸려 간 것 같아요. 

예약은 안 했어요. 

여기는 '오타쿠' 시리즈로 두 곳이 운영되고 있는데 하나는 제가 방문한 Bar 오타쿠, 그리고 근처에 오타쿠 라멘집이 하나 있어요. 

그 라멘집도 가고 싶었는데 거기보다 여기가 좀 더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여기로 왔어요. 

사장님이 어떤 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네쉬빌에서 오타쿠라는 이름을 내걸고 계속 운영하고 있는데, 네쉬빌에 오래 살고 있는 분들에게는 꽤 알려진 것 같아요. 

그 다음 날 네쉬빌에 살고 있는 거너씨 친척을 만났는데, 여기 갔다고 했더니 바로 알면서 본인도 단골이라고 했어요. 

여기가 bar예요. 이곳은 내부가 꽤 넓은데 약간 두 곳으로 나뉜 느낌이 있어요. 

바가 있는 공간이랑 안 쪽에 아예 테이블만 있는 공간이요. 

저희는 바 바로 앞 테이블에 자리를 받아서 여기를 계속 보면서 먹을 수 있었는데, 일반적인 술도 있지만 일본 음식점이어서 그런지 네쉬빌에서 보기 힘든 일본 사케들도 많이 구비하고 있었어요. 

여기가 bar와 살짝 자리를 구분한 공간인데 이자카야 같기도 하고, 라멘집 같기도 한 재미있는 구성으로 해놨더라고요. 

좀 길다란 형식이라 바가 있는 쪽에서 보면 잘 안 보여서 얼마나 넓은지 가늠이 안 되는데, 실제 안을 엿보면 바가 있는 공간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들어가 자리 잡게끔 넓게 해뒀습니다. 

왜 오타쿠라는 이름을 가게에 붙인건지, 사장님이 얼마나 일본 문화에 오타쿠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티를 내기 위해서인지 벽면은 고질라를 비롯해 이런 일본 만화들로 채워져 있어요. 

자질구레한 소품들을 모아 두거나 만화책을 그대로 옮겨야 벽지로 붙이거나 하지 않고, 캐릭터를 골라 하나 하나 큼직하게 인쇄한 후 벽면에 벽지처럼 붙여놔서 굉장히 깔끔하면서 일본 식당스러운 분위기는 살린 것 같아요. 

저희는 3명인지라 이 4인용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고, 엄청 신중하게 메뉴 고민을 했습니다 ㅋㅋㅋ 

간만에 이자카야인지라 제가 어찌나 신이 나던지 ㅠㅠ 

한국집 술집은 아니였지만 같은 아시아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게 여기서는 너무나 사치같은 거예요. 

금액들이 싸진 않지만 모든 것들이 간만이어서 금액은 보이지 않고, 그냥 눈을 반짝이며 주문했습니다.

또 그렇게 많이 먹진 않았어요. 

일단 저는 배를 채워야 하니 오니기리를 하나 시켰구요. 

연어가 들어간 오니기리를 골랐는데, 오니기리 모양이 제가 아는 모양하고 좀 다르더라고요 ㅋㅋ 

연어 내용물이 삼각김밥 안에 들어가 있고, 그 겉을 김이 감싸고 있는게 오니기리로 알고 있는데 나온 것은 많이 다른 ㅎㅎ 내용물은 밖에, 김도 밖에. 

그래서 그냥 젓가락으로 알아서 잘라 먹었어요 ㅎㅎ 그냥 밥이랑 반찬 집어 먹는 모양으로. 

맛은 있어서 크게 불만스럽지 않았구요. 

친구가 좋아하는 에다마메를 시켰는데, 저는 이거 평소에는 잘 먹는 음식이 아닌데 오랜만이라 그런지 이것도 너무나 맛있었어요. 알도 튼실하고 맛나서 나중에 마트에서 사다가 집에서 해봤는데, 콩 종류가 다른 건지 제가 산 건 알이 너무나 너무나 작아 먹을 수 있는 거리가 안 되기에 그냥 까먹다 포기했지요. 

이 가게는 어디서 이리 튼실하고 좋은 콩을 구했는지 별 요리가 아닌데도 감칠맛 나고 좋았어요. 

이 꼬치모듬이 가장 맛있었는데, 양념 발라 구운 햄꼬치, 그리고 닭과 소의 좋은 부위를 골라 구운 고기 꼬치, 닭날개꼬치 구이 등이 같이 나온 세트였어요. 

고기들이 딱 부드럽게 익혀나오고, 와사비랑 겨자랑 같이 찍어먹게 나와서 좋은 스테이크 썰어 먹는 듯한 기분으로 먹을 수 있었어요. 

이 고기들 질이 좋다보니 실제 일본 이자카야에서 파는 모듬꼬치구이보다 퀄리티가 더 좋은 구성이었어요. 

고기 하나씩 빼먹으면서 얼마나 감탄을 했는지. 

네쉬빌 근처 다른 타운에 일본 자동차 공장들이 있어서 일본인들도 꽤 있는 편인데 그 사람들도 이 가게에 종종 들린다고 하더라고요. 이 정도 맛과 질이면 나름 고향에 대한 향수가 달래질 것 같기도 해요. 

여기에 오코노미야키랑 돈까스도 같이 시켰는데, 맛은 뭐하나 겉도는 것 없이 다 맛있었고 단지 크기가 작아 먹어도 아쉬움이 남았죠. 음료는 맥주와 사와종류, 하이볼도 있어서 신나게 마실 수 있었고, 늘 조용한 마을에 있다가 사람 많고 북적이는 곳 한 가운데 있으니 그것 자체가 굉장히 흥분되는 일이었어요. 

역시나 사람 마음 달래주는 건 좋은 음식만한 게 없네요. 

위장이 행복해야 마음도 행복하고 든든한 듯 ㅎㅎ 

그런 의미에서 네쉬빌에서 갔던 바 오타쿠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게 해준 식당이네요. 

그만큼 값은 치뤘지만요 ㅎㅎ 

 

Bar Otaku: 505 12th Ave S, Nashville, 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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