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장이 있는 슈퍼마켓, 독일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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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맨 눈으로 처음 보는 진기한 광경을 여기 조지아 헬렌 마을에서 봤는데요. 

다른 곳도 아니고 이곳의 슈퍼마켓에서요!

그 얘기를 하기 전에 먼저 이 마을에서 거너씨의 부모님이 가장 기대하고 가셨던 독일 음식점을 알려드릴게요. 헬렌마을은 본래 독일마을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있는데, 전부 다는 아니지만 마을 전체가 독일풍으로 꾸며져있어서 그렇게 불립니다.

이런 풍의 건물들이 있는 곳이에요. 옛날 독일식 집 같나요? 저는 독일도 딱 한 번, 남부쪽 밖에 안 가봐서 진짜 비슷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들 이런 분위기의 건물들 때문에 독일마을로 부릅니다. 

당연히 독일 마을에 독일 음식점도 있어야겠죠. 

거너씨네 부모님이 독일 음식을 참 좋아하시는데, 저는 독일 음식하면 소세지, 독일식 족발, 그리고 양배추 요리 이정도밖에 안 떠오르는데 뭐 더 특별한 음식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두 분은 그 감자와 양배추 요리를 좋아하시는거였어요. 

두 분이 사는 동네에는 독일식 음식점이 없기는 하거든요. 

저한텐 미국음식이나 독일음식이나 비슷하지 않나 했던게, 두 분에게는 꽤나 특별하게 느껴지는 메뉴였던거죠. 

헬렌 마을에 가기 전부터 이곳의 다른 얘기는 안 하고, 계속 독일 음식을 먹을 생각에 너무나 기대된다는 말만 하셨었어요. 

그러니 저녁으로 독일 음식을 먹는게 그 분들에게는 메인 이벤트:)  

Hofbrauhaus Restaurant & Pub 이라는 곳입니다. 

혹시나 사람이 많을지 몰라서 미리 예약을 하고 가긴 했어요. 

저녁 6시쯤이라 이렇게 어두울 때 밖에 못 봤지만 외관이 참 고풍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런게 독일식 인테리어인가? ㅎㅎ 

이 곳은 라이브 뮤직도 하고 있는 곳이에요. 

그래서 시간 잘 맞춰가면 음악 연주도 볼 수 있어요. 

저희가 도착했을 때도 마침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는데, 자리 안내해 주는 직원이 최대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자리에 저희를 안내해주고 싶었나봐요. 무대 바로 코 앞에 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줬어요;;;; 

너무 코앞이라 얘기를 제대로 나눌 수도 없고, 음악도 너무 크게 들리는 자리였죠. 

좀 적당히 떨어져서 음악도 들을 수 있는 자리는 이미 다 차 있어서 어쩔 수 없었던게죠. 

그 자리에선 도저히 식사를 못 하겠다 싶어서 차라리 조용한 자리를 달라고 했어요. 

사진에서 보이는 쪽이 음악 들리는 자리라 사람들이 붐비는 곳. 저는 유리창으로 가려져 비교적 조용한 반대편에 앉았습니다. 

음식은 전채, 스프, 샐러드, 샌드위치, 고기 등 독일 음식으로 준비되어 있고, 독일 음식점인만큼 맛 좋은 맥주도 다양하게 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도 흑맥주를 ㅎㅎㅎ 헬렌에서 맥주는 오로지 흑맥주만 마셨네요. 

저희 시엄마는 써서 맛 없다고 안 좋아하시는데 저는 이 씁쓸한 맛이 너무 좋네요. 

커피는 안 마시면서 흑맥주는 좋아합니다 ㅎㅎ 

기본으로 나오는 빵이랑 버터인데,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 가면 나오는 거랑 맛이 비슷해요 ㅎㅎ 

대신 크기는 훨씬 커요. 

아, 여기 종업원들 모두 독일 전통 의상을 입고 일하는데, 사진을 찍고 싶어도 너무들 분주히 움직이시느라 차마 사진 좀 찍자고 말을 못 붙였어요. 

에피타이저는 저랑 거너씨 엄마만 시켰는데, 이게 제가 시킨 음식이에요. 

뭔지 아시겠어요? 에스카르고입니다. 

전에 친구집들이를 갔을 때 친구 남편이 냉동실을 막 뒤져서 만들어진 에스카르고를 먹었는데, 왜 집에 달팽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무튼 너무 맛있어서 놀란 적이 있어요. 

물론 골뱅이 요리도 좋아하니 골뱅이나 달팽이나 뭐 ㅎㅎㅎ 

그래서 보자마자 꼭 시키고 싶었는데, 거너씨도 거너씨 부모님도 모두 당황... 

저도 당황 ㅎㅎㅎ 다들 먹는 음식인 줄 알았는데 아니였어요. 

결국 에스카르고는 시켜서 저만 다 먹었어요 ㅎㅎ 거너씨네 아버지는 궁금하다고 하셔서 하나만 먹으셨지만 거너씨와 어머니는 손도 안 댔다는 ㅎㅎ 

이건 거너씨 엄마가 시킨 양파스프. 저도 양파 좋아하지만 양파 스프는 제 경험상 저와 너무 안 맞는 음식. 

먹을 때 마다 항상 실망했던 기억이 있어서 이제는 절대 시키질 않아요. 

어떠셨는지 물어보지도 못 했네요 ;; 

이게 메인 음식이에요. 푹 고아서 아주 살살살살 풀어지는 소고기와 감자 그리고 당근. 

평범한 요리지만 고기가 워낙 좋아서 맛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이 너무 많아서 다 먹질 못했네요. 

여기는 모든 음식이 양이 많으니, 2인당 한 접시 시켜도 충분할 듯 해요. 

그 정도로 양이 많아요. 

가족들 중 접시를 다 끝낸 사람이 없었어요. 

배가 너무 부른 상태였지만 디저트 배는 또 따로 있다고, 디저트까지 시켰습니다. 

애플파인데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독일 디저트예요. 

이걸 독일 디저트라고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독일 가서 혼자 식당 가 밥 먹을 때, 영어를 못 알아들어서 그냥 예스 예스만 했더니 이걸 대뜸 가져다주더라고요. 

그래서 젠장, 배부르고 돈 없는데 애플 파이까지 시키다니 ㅠㅠ 하며 후회를 안고 이왕 나온거 먹었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영어 못 알아들은 저에게 감사하며 먹었었죠 ㅎㅎ 

그런 에피소드가 있는 디저트라 독일 식당에 와서 안 먹을 수가 없었어요. 

애플파이도 모자라 브라우니까지 먹었습니다. 더이상 못 먹겠다고 메인 요리를 이만큼 남길 때는 언제고 음식 종류가 바뀌면 또 이렇게 들어가는 사람 위가 참 간사하죠... 그래도 안 시켰으면 후회할 정도로 인상깊은 디저트들이었어요. 

저녁은 깔끔하게 거너씨 부모님이 계산해주셨다능 :) ㅎㅎㅎ 

밥을 심하게 먹어서 배도 좀 꺼지게 할 겸 헬렌 밤거리를 걸어다녔어요. 

겨울인만큼 낮보다 밤이 더 예쁜 곳이죠. 

큼직한 크리스마스 트리들 사이로, 밤마차와 차들이 함께 다니는 풍경이 아름다워 영상으로 담았어요. 

 

KakaoTalk_Video_20191208_1943_15_868.mp4
2.97MB

밤거리 구경 좀 하다가 마트에 들어갔는데, 이 마트에서 엄청난 걸 보게 됩니다 ㅎㅎ 

월마트나 크루거 같은 큰 대형마트만 보다가 이렇게 오두막처럼 생긴 마트는 처음봤어요. 

너무 귀엽지 않나요. 

옆에선 사람들이 모닥풀 피우고 캠프파이어 하고 있어요. 그러니 처음엔 마트라고 알아볼 수가 없죠. 

게임용 구슬도 오일통 같은 거에 넣어서 팔구요. 

이걸로 무슨 게임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드럼통에 구슬 넣어 파는 거 빼면 다른 식료품점과 크게 다를 거 없는 정말 평범한 마트지만, 여기에 아주 중요한 게 숨겨져 있습니다. 

마트 제일 안 쪽에 살아 있는 벌들이 꿀을 만드는 과정을 라이브로 볼 수 있는 곳이 있어요. 

대애바악. 

벌이 무서워서 양봉장은 실제로 가본 적이 없습니다. 

이렇게 실시간으로 살아있는 벌들이 모여 집 만들고 있는 걸 처음 봐요. 

유리창으로 가려져 있기 때문에 당연히 위험한 일도 없습니다. 

이 진귀한 광경을 슈퍼마켓에서 볼 수 있다니요 ㅋㅋㅋㅋㅋ 

항상 볼 수 있는 건 아니고, 벌들이 스트레스 받을까봐 볼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있어요. 

하루에 약 2시간 정도였던거 같은데, 운 좋게 제가 간 저녁 시간이 벌을 볼 수있는 시간이라 사진도 찍을 수 있었죠. 

양봉장 옆에는 이곳에서 나온 로컬꿀을 담아 판매하고 있었어요. 

눈 앞에서 벌들이 꿀만드는 걸 보여주고, 그 꿀을 판매하고 있으니 안 살 수가 없겠더라고요. 

더더욱 저 꿀을 사게 만든 큰 이유는, 

꿀만 짜서 담은게 아니라 그냥 벌집을 잘라서 통째로 담은 꿀이라는거! 

꿀 벌집을 먹어본 건 옛날에 벌꿀 아이스크림 유행했을 때 거기서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저 칩을 꽃아서 팔기에 먹어본 적이 있는데, 이렇게 많은 조각을 통으로 넣어서 판매하는 건 처음 봤어요. 

이걸 직접 보고 안 사실 분 있나요 ㅎㅎ 

물론 저 꿀이 실제 꽃에서 따온 꿀인지는 의심이 들죠. 그런데 다른 꿀들도 다 설탕 먹인 벌들이 많든 꿀이니, 자연살 꿀을 원하면 숲 속에 들어가서 벌집 따 와야겠죠 ㅋㅋㅋ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서 고민 없이 한 병 들고 나왔고, 집에서 토스트에 발라 먹어봤는데 꿀 맛이 지금껏 먹어본 것과 조금 달랐어요. 맛이 더 있다 없다를 떠나서 그냥 맛 자체가 좀 색다른 꿀이었어요. 

이것도 여기서 먹다가 남으면 한국에 싸 가져갈 생각입니다. 

참고로 이 마트에서는 귀뚜라미 스낵과 애벌레 스낵도 팝니다. 

미국에서도 곤충 스낵을 먹는 줄은 몰랐네요 ㅎㅎㅎ 

여러모로 평범함 속에 비범함이 숨어있는 마트예요. 

 

Hofbrauhaus Restaurant&Pub: 9001 N Main St, Helen, GA 30545

Betty's Country Store: 18 Yonah St, Helen, GA 3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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