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식당인가 감자 식당인가, 더블린 CHEZ 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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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린 캐슬 바로 옆에는 빨갛고 귀여운 작은 식당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가정집이었던 곳을 식당으로 개조한 듯한 구조라 


식당보다는 아늑한 일반 집에 들어와 있는 느낌입니다. 



더블린 캐슬을 가시는 분들은 누구라도 다 지나칠 곳이에요. 


야외에 앉아 커피만 마셔도 되고 술만 마셔도 됩니다. 


여느 아일랜드 사람들처럼 밖에 나와 혼자서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이 보이죠 



사람이 많고 복잡해서 식당 내부 구석 구석 사진을 찍기 어려웠습니다. 


또 워낙 가정집 느낌이라 제가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으면 남의 집 몰래 몰래 도촬하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 ㅎㅎㅎ 


통로가 좁아 직원들과 자꾸 부딪히는 것도 문제가 있었구요 


자, 저는 이곳을 추천하려고 포스팅 하는 건 아닙니다 ㅎㅎ 


솔직히 말해서 여기 음식이 맛있지 않았거든요. 


뭐 아일랜드 음식이 다 그렇지요. 


그런데 포스팅하는 이유는 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아일랜드 음식에 관한 편견을 


여지없이 증명하는 곳이기 때문이라 할까요 ㅎㅎㅎㅎ 



메뉴는 뭐 한가득입니다. 


뭐가 뭔지도 모를 것들이 가득 써 있지요. 


프랑스 식당이라 영어에 프랑스어까지 섞여서 아주 복잡해보입니다. 


그림도 없고 한 눈에 들어오는 메뉴가 없어 시키기 아주 애 먹었습니다. 


사실 그닥 땡기는 것도 없었는데 뭐가 뭔지도 모르겠어서 그냥 제일 만만한 


chicken 머시깽이 써 있는 거 골랐어요. 


그리고 양파수프까지. 


제가 아일랜드에서 먹은 유일한 스프입니다. 


날도 춥고 술도 매일 마셔 해장이 간절한데 이 놈의 나라는 해장할만한 국물 요리 찾기가 별따기라 ㅠㅠ 


피자나 햄버거로 해장하는 분들도 있던데 이럴 땐 그들의 식성이 부럽더군욥. 


근데 너무 한국인 식성인지라 국물을 못 먹어 위가 매말라가고 있었어요. 


신라면 하나도 없는 나라라니... 



그래서 시킨 양파스프. 


이 얼마만에 보는 국물 요리인지. 


사실 아일랜드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였지만 아주 오랜만에 보는 국물요리마냥 반갑더라고요. 


양파를 싫어하는 사람도 아니라서 엄청 기대를 하고 한 스푼 들었는데, 


.......


저는 순간 제가 거너씨가 된 줄 알았어요. 


거너씨는 양파경멸자거든요. 


아주 작은 조각의 양파도 매우 혐오합니다. 


그에 반해 저는 양파 아주 좋아하는데, 이 놈의 스프는 그런 저마저도 등을 돌리게 만드는 스프였어요. 


맛은 이렇게 내놓고 대체 양은 또 왜 이렇게 많이 줬대.. 


위에서 찍은 사진이라 티가 잘 안나겠지만 저 그릇이 엄청 깊이가 깊은 그릇이라 양이 어마어마했어요. 


직원이 와서 맛 괜찮냐고 하는데 도저히 말을 잇지 못하겠더라고요. 


차마 돌려보낼 수가 없어서 꾹 참고 몇 입 더 먹으려다 아 진짜 안 되겠어서 


10분의 1도 못 먹고 돌려보낸 음식입니다. 



이건 친구가 시킨 음식인데 매쉬 포테이토 위에 기와 그 위에 비스켓 같은게 올라간 음식이에요. 


감자 맛이 아주 강하게 나는 요리입니다. 



이건 제가 시킨건데 토끼 다리 요리예요. 


가니쉬로 또 감자가 나오는데 메인 요리인 고기 크기와 맘먹죠. 


누가 메인인 줄 모르겠어요 ㅋㅋ 



이건 닭요리예요. 심지어 이건 닭고기보다 감자가 더 많습니다 -_-;;;


좀 괜찮은 것 좀 먹어보겠다고 프랑스 레스토랑에 왔는데 


프랑스 요리집인지 감자 요리집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일랜드 사람들이 감자만 먹고 산다는거 그냥 우스꽝스러운 편견인 줄 알았는데 


이 식당에서 아주 제대로 증명됐죠 ㅋㅋ 


진짜 감자만 먹습니다 ㅋㅋㅋㅋㅋ 


하루에 몇 톤의 감자를 이 사람들이 소비하는지 진심으로 궁금합니다. 


저, 감자 물론 좋아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 요리들이 다 맛이 없다는 점이에요. 


이런 요리들은 소스가 제일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뭘로들 만들었는지 소스들이 하나같이 형편없어요 ㅠㅠㅠ 


너무 시큼하고... 


저는 결국 또 제가 주문한 접시의 10프로만 먹고 말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이 식당에 가기 전에 고기파이를 하나 먹었는데 그걸로 배가 좀 채워진 상태여서 그나마 다행이었어요. 


그 고기파이 안에도 또 감자 엄청 들어있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디저트로 크림 뷔렐레. 


이게 그나마 만만하고 제일 낫더라고요. 


그냥 감자로부터 벗어날 수 있어서 좋았어요 ㅋㅋㅋㅋ 


진작에 디저트만 시켜 먹을 걸 그랬나 ㅋㅋㅋㅋ


프랑스 식당이 이 정도라면 다른 식당도 대략 예상이 되시죠? 


물론 맛난 요리를 파는 곳들도 있지만 그 메뉴가 매우 한정되어 있으며, 


어디서든 감자를 마주할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제 포스팅을 읽곤 별로 이 곳에 가고 싶어하실 분은 없을 것 같지만 혹시나 모를 분을 위해 주소 남겨둘게요. 



CHEZ MAX: 1 Palace St, Dublin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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