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라보케리아 시장 맛집과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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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있는 광장시장은 내국인 외국인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사랑받는 재래시장입니다. 대형 마트로 인해 작은 재래시장이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다른 시장은 사라져도 광장 시장은 그대로일 것 같습니다. 물건도 살 게 많지만, 특히나 음식이 다양하고 저렴한 데다, 노상에서 먹는 시장 특유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서, 저도 근처 갈 때마다 많이 찾고는 하는 시장입니다. 바르셀로나에도 광장시장처럼 고기부터 해산물, 음료, 간식까지 다양한 먹거리가 즐비해 눈도 혀도 즐겁게 하는 곳이 있는데, '라 보케리아'라고 부릅니다.

라 보케리아 시장
라 보케리아 시장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가기도 쉽습니다. 저는 바르셀로나 FC 매장에 들렀다가 걸어서 갔는데 얼마 안 걸렸습니다. 한국의 재래시장과 같은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현지 사람들도 많이 찾고 있어서, 특히 식사 시간에 가면 사람이 더 북적입니다. 다행히 날씨도 도와줘서 맑은 날 갈 수 있었습니다. 일요일은 휴무지만 그 외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 반까지 운영됩니다. 

하몽 가게
하몽 가게

하몽을 즐겨먹는 나라답게, 하몽 가게가 먼저 눈에 띕니다. 여러 종류의 하몽과, 하몽이 되어가고 있는 돼지다리들이 걸려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하몽이 되어가는 돼지다리살을 쉽사리 구경할 수 있는 게 아니기에, 여기 와서 많이 보고 갔습니다. 하몽뿐만 아니라 베이컨과 소시지 등 돼지고기에 한해 종류별로 가공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달걀 가게
달걀 가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달걀이지만, 생달걀을 이렇게 짚바구니에 쌓아놓고 파는 건 처음봤습니다. 저렇게 해놔도 안 깨지고 관리가 잘 되는 건지 신기합니다. 요즘 제가 있는 미국은 달걀 값이 닭고기 값보다 비쌀 정도로 금달걀이 되어서, 예전처럼 자주 못 먹고 있는데, 여기는 적당한 가격이라 비행기 실어 가지고 가고 싶었습니다. 여행으로 간 거라 사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파는 달걀은 한 개 두 개, 낱개로 구매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달걀 전문점이라 유기농, 케이지 프리 등등 달걀 종류도 다양합니다. 

 

스페인 간식 전문점
스페인 간식 전문점

라 보케리아 시장에 가면 온갖 종류의 달콤한 과자를 가득 올려두고 판매하는 곳이 있습니다. 여기 정말 위험합니다. 과자에 관심이 없어 그냥 지나가는데, 사진 속 사장님이 시식해보라며 아몬드가 들어있는 초콜릿을 일행들에게 전부 나눠주셨습니다. 웬 떡이냐 싶어 맛있게 먹으면서 가는데, 이게 심각하게 맛있는 겁니다. 모두 가던 발길을 멈춰 세우고 이거 뭐냐며 너무 맛있다고 눈빛을 주고받다가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갔습니다. 무슨 마법이라고 걸린 것처럼 받아먹으면 돌아가게 됩니다. 간식은 원하는 그람 수만큼 살 수 있는데, 과자라서 얼마 안 하겠지라고 생각하고 아몬드 초코를 두 봉지 담았다가, 7만 원 가까이 나온 가격에 놀라 자빠졌습니다. 과자에 그만큼은 쓸 수가 없어서 결국 한 봉지만 사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너무 비싸고, 너무 맛있는 마성의 간식 가게입니다. 

생과일 주스 가게
생과일 주스 가게

식재료가 대체로 싸고 신선한 스페인에서는 생과일 주스도 쉽게 마실 수 있습니다. 바구니에 잔뜩 놓여있는 과일을 고르면 그 자리에서 만들어주는데, 다른 거 첨가 안 한 과일 그대로라 한 잔 마시면서 천천히 시장 구경을 하는 게 좋습니다. 자리도 딱 시장 입출구 앞에 있어서 왔다 갔다 들르기도 놓고, 아주 가게 자리를 잘 잡은 것 같습니다. 정말 시원하고 맛있습니다. 

튀김 음식 가게
튀김 음식 가게

이 가게는 스페인과 남미 스타일의 빵요리, 튀김요리 전문 가게입니다. 오징어 튀김이나 치즈 튀김이 감자 튀김 박스 같은 곳에 담겨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골라서 먹으면서 돌아다닐 수 있고, 빵요리는 안에 다진 고기랑 야채 등을 넣어 튀기거나 구운, 크로켓 비슷한 요리들입니다. 크로켓은 안의 식재료를 고를 수 있는 것처럼, 이것도 시금치 치즈나 햄치즈, 계란 베이컨 등 여러 꿀조합의 내용물들이 들어있습니다. 

하몽, 치즈콘
하몽, 치즈콘

아예 하몽과 치즈를 콘에 담아서 간식으로 판매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걸 보고 얼마나 스페인 사람들이 하몽과 치즈에 진심인 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하몽을 주로 술안주로 먹었는데, 여기서는 그냥 간식인가 봅니다. 물론 종이콘 안에 무엇을 얼마나 넣을지도 고를 수 있습니다. 하몽콘은 처음 봐서, 이것도 하나 사 먹어봤습니다. 양도 아주 넉넉해서, 간식으로 먹는다면 세네 명이 충분히 나눠먹을 수 있는 양이었습니다. 

 

시장 내 맛집 타파스 전문점
시장 내 맛집 타파스 전문점

본래 시장에 먹을 게 많다는 걸 알고, 구경하면서 하나씩 여러 음식을 나눠 길거리에서 점심을 때울 예정이었지만, 그러기에 배가 또 너무 고팠습니다. 이곳에 먼저 와 본적이 있던 친구가 '피노키아'라는 식당을 추천해 줬는데 아쉽게도 제가 갔을 때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라 보케리아 내에서 가장 사람이 많고 인기가 많아 보이는 곳에 갔는데, 이름은

El Quim de la Boquería 이라는 곳입니다. 구글 지도에도 나오고, 시장에 들어가면 가장 중심가에 보이는 노란 간판이라 눈에 띌 겁니다. 인기가 많아서 꽤 기다려야 했습니다. 시장 안에 있는 가게라, 뭐 따로 식당 출입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웨이팅 리스트를 받아줄 직원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사방이 카운터고, 그 카운터에는 스툴 의자가 있어 거기에서 먹습니다. 사각형 안에는 직원들이 들어가 있어, 자기 자리에 오는 손님에게서 직접 주문을 받아 음식을 내줍니다. 시장 안에 있는 작은 가게인데도, 주방에 직원이 열 명 정도 될 만큼 바쁩니다. 사람이 계속 오고 기다립니다. 그런데도 주문 실수 안 하고, 음식 실수 안 하는 걸 보면 신기할 정도입니다. 딱히 기다릴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거의 다 먹어가는 손님 뒤에 서서 눈치를 주면서 기다렸습니다. 그러면 요리하며 지켜보던 직원들이 인원수를 물어보고, 자리가 날 것 같은 곳에 손짓을 해 주거나 합니다. 뒷 손님들도 계속 신경 써 주는 것도 고마웠습니다. 

시장 식당 음식들
시장 식당 음식들

시장이라 의자도 불편하고 옆 손님들과 다닥다닥 붙어 먹지만, 그게 또 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고 장점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더 정감 있고 좋았습니다. 음식도 주문하면 거의 5분 안에 나오는 것 같았고, 술 종류도 여느 고급 식당 못지않게 많습니다. 식당이 시장에 있으니, 식재료도 바로바로 공수해서 쓰기 때문에 매우 신선합니다. 여기는 타파스 전문점이라 타파스 요리가 수십 개 있었으며, 카운터에 있는 유리 케이스 안에 재료를 보고 골라도 됩니다. 

미리 만들어놓은 음식들
미리 만들어놓은 음식들

걔 중에는 바로바로 먹을 수 있게 만들어놓은 것들도 있고, 미리 초벌 등을 해놔서 요리에 빠르게 쓰일 수 있게 해 둔 것도 있었습니다. 저는 6개 정도의 타파스를 시켰는데, 실망스러운 게 하나도 없었고, 더 먹지 못 해 아쉬웠습니다. 생굴도 굉장히 신선합니다. 식당 바로 옆에 생굴과 해산물 파는 집이 있는데, 거기서 가져오는 건지 신선함이 남달랐습니다. 

 

Klook.com

라 보케리아 시장에는 화장실이 있습니다. 하지만 유료 화장실입니다. 화장실 앞에 바리게이트가 쳐져 있고 그 안에 동전을 넣어야 통과가 됩니다. 필요한 동전이 없을 경우, 옆에 동전 교환기가 있고, 그 동전교환기로도 안 될 경우 화장실 청소 하는 분이 동전을 바꿔서 처리해주기도 합니다. 화장실 청결도는 보통이고 휴지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급하면 어쩔 수 없이 이용해야 해서, 유료 화장실용 동전은 따로 모아서 갖고 다니면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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