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정관수술 의무 법안 발의한 앨리바마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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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소속의 하원이원이 50세 이상 남자는 다 정관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처음에 제목만 보고는 "???????' 뭐지? 앨리바마주가 또!!"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앨리바마 주는 보수적인 지역으로 유명하고 그 대표로 가결된 법 중 하나가 낙태 금지 법안이거든요. 

오로지 임산부의 건강이 위태로울 때 혹은 태아에게 치명적 기형이 있을 때만 낙태를 허용하는 법이 가결됐습니다. 

어이없는데 오로지 이 두 케이스에만 낙태 허용을 하고, 성폭행이나 근친상간 피해자도 낙태 허용이 안 됩니다. 

앨리바마는 바로 옆동네고 저와 거너씨가 이사갈 확률이 높은 곳이라 여러가지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주'인데, 이런 어이 없는 법이 가결 된 '주'라는 걸 알았을 때 호감도가 매우 떨어지기는 했죠. 

그런 어이없는 법에 더해, 이번에는 남성 정관수술 의무화를 시키자는 법안이 앨리바마에서 발의됐다는 글을 보고, 이 지역은 도대체 뭐하는 지역인가에 대한 생각 때문에 "앨리바마가 또!" 와 같은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법안은 굉장히 의미 있는 법안이었습니다. 

이유에 대해서 설명드릴게요. 

일단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1. 남자 나이 50세가 되거나, 

2. 셋째 아이를 출산하면, 

3. 50세 미만이어도 셋째 아이를 출산했다면, 

전부 정관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자비로요 ㅎㅎㅎㅎ 

이 법안을 발의한 사람은 롤란다 홀리스라는 이름의 정치인입니다. 앨리바마주 58 지구를 담당하고 있죠. 

롤란다는 왜 이 법안을 발의했을까요. 

바로 위에서 언급한 앨리바마 주의 '낙태 금지법' 에 맞대응 하기 위해서입니다. 

법안을 발의하며 롤란다가 한 말은 "여성의 자기 결정권과 관련한 법안을 남성이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메세지를 보내기 위해" 라고 했습니다. 

또, 이 낙태 법안을 발의했던 당은 공화당인데, "공화당은 매년 여성의 몸과 재생산권을 통제하기 위한 새로운 법을 제출하고 있고, 이건 끔찍한 권한 남용이다" 라고 언급했습니다. 

부분 낙태 허용을 무력화 시킨 것도 공화당입니다. 

이 낙태 금지법이 발의 됐을 때도 사실 엄청 논란이 됐었는데 특히 그 법안을 통과 시키기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 전부가 남자였기 때문이죠. 

그 누구도 아이를 낳을 수 없고 낳아 본 적 없는 당사자들이 여성의 권리를 제한 시켰다는 말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다른 민주당 의원도, 성폭행과 근친상간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왜 여성의 권리를 빼앗아 본인들이 결정하려고 하냐며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보통 법이 가결되고 6개월 후부터 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데, 이 법이 시행되기 한 달 전 앨리바마 주 법원의 판사가 법 발효 가처분 명령을 내렸습니다. 

가처분 명령이 내려지면 법의 발효를 잠시 막을 수 있죠. 

그럼에도 앨리바마 주는 이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연방법원에서 다투겠다고 했는데 정말 어이없는 공화당 인간들입니다.

단 하루도 여자의 몸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임신권, 생명권 등을 운운하면서 윤리를 생각해보라고 하는 건 역겹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람들은 부인도 딸도 어머니도 없나봅니다.

그래서 반대로 롤란다 홀리스도 남성의 권리를 통제 하는 반대 법안을 마련한거죠. 

실제 이 법을 가결시키자는 것보다는 낙태 금지 법안을 통과시킨 이들이 역지사지를 당해보라는 뜻으로 법을 발의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속 뜻을 알고 나니 어이없는 법안인데도 지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저한테는 미국 의원을 지지할 수 있는 권리는 없지만 ㅋㅋㅋㅋㅋㅋ 

부디 그들이 말하는 낙태금지법이 여자들의 신체에 대한 권리를 억압하는 얼마나 무서운 법인지 깨닫고 하루 빨리 이 말도 안 되는 법안이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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