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한 미국 민주당 후보 성소수자 부티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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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에서는 차기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의 라이벌이 될 사람을 고르기 위한 경선이 치열합니다. 

트럼프가 처음 당선됐을 때만해도 바로 탄핵되는 게 아니냐, 제대로 정치나 할 수 있겠느냐 등 안 좋은 시각이 많았었는데, 생각보다 그가 미국 경제분야쪽에서는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현재로서는 다시 4년 더 백악관의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죠. 

그를 저지할 상대가 아직은 없어보입니다.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트럼프를 몰아낼 수 있는 강력한 대선후보를 뽑는 게 더욱 중요해졌죠. 

얼마 전 민주당 경선 토론회를 보게 됐는데, 꾸준히 도전하는 버나드 샌더스, 매사추세츠 주 최초의 여성 상원의원인 엘리자베스 워런, 47대 부통령이었던 조셉 바이든, 대만계 미국인 앤드류 양, 또 요즘 화제의 인물로 떠오르고 있는 피터 부티지지 등이 참여한 토론회였습니다.

저희 집에는 tv는 있지만 tv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아서 컴퓨터나 폰 영상을 골라 tv로 전송시켜 보고 있는데요. 

그래서  채널 돌라다가 우연히 보게 되는 건 없고 보고 싶은 것만 딱 골라서 볼 수 있습니다. 

평소 뉴스 잘 안 보는 거너씨가 ㅎㅎ 갑자기 토론회를 보고 있길래, 그것도 민주당 토론회를... 왜 보냐고 하니까 재미있어서 본대요. 

정치인들이 하는 말이 어이없는 말이 많아서 그게 너무 웃기다나. 

존경할만한 정치인들이 없는 건 어느 나라나 똑같은가 봅니다. 

그 중 거너가 한 남자를 가리키면서 저 사람은 게이 정치인으로 유명하다고 했는데, 그가 바로 피터 부티지지였습니다. 

한국 뉴스에서도 요즘 그에 대한 기사를 많이 다루면서 이름은 들어봤었는데, 실제 어떤 사람인지 얼굴을 확인한 건 경선 토론회 영상을 통해서였습니다. 

생각보다 매우 젊어보이는 인상에 놀랐는데요. 82년생으로 만 38세, 실제 다른 정치인들에 비해 굉장히 젊은 나이입니다. 현재는 인디애나주 사이스벤드 시장으로 있습니다. 

얼마 전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 젊은 정치인이 모두의 예상과 달리 1위에 오르면서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뉴햄프셔 주 경선에서는 1위를 하진 못 했지만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새로운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자로 꼽히고 있는 부티지지라는 사람이 궁금해서 토론회 이후 조금 알아보게 됐습니다. 

하버드 학사 졸업 후 컨설턴트로 일하다가 약 8년간 해군에서 정보관으로 복무했고 아프가니스탄에도 파병됐었다고 하네요. 2015년에는 동성애자인 본인의 성 정체성을 공개했고, 중학교 교사인 남편 채스터 부티지지와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채스터가 피터 부지지지의 성을 따랐습니다) 

오래 전 내 아이들에게 잘못된 성 인식을 가르칠까봐 겁난다며 동성애자 학교 선생님을 거부한 사례들도 많았는데, 현재 미국에서는 성 정체성과 관계없이 교사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나라로 많이 바뀌었네요. 

동성결혼도 합법화 된 지 오래지만 법은 법이고 아직 동성애자에 대해 안 좋은 시각을 갖고 계신 분들도 물론 많습니다. 

때문에 피터 부티지지의 한 지지자를 인터를 할 당시, 부티지지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몰랐다가 그걸 알고 갑자기 지지를 철회한 사건도 있었어요. 

그래서 부티지지의 급부상이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부티지지의 정치적 입장을 보면 제가 공감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낙태, 그리고 환경에 관해 그가 취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그는 임신중단권 운동을 지지하고, 19년 5월 앨리바마 주가 모든 임신 중절 시술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 시키자 그걸 비판한 적이 있는데요. 

저도 여자로서 국가가 개인의 신체 선택권을 가지고 법으로 규정하는 건 반대하는 입장이라, 그의 이런 입장은 동감하는 바입니다. 또, 2050년까지 모든 이산화탄소 배출 금지, 25년까지 재생 관련 에너지로 전력량을 두배로 늘린다는 공약을 발표하는 등 기후변호와 환경문제에도 관심을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다른 민주당 경쟁자들은 겨우 시장만 해본 사람이 어떻게 큰 정치를 꾸려나갈 수 있겠느냐고 그의 자질에 대해서 비판했지만 정치 경험이 적다고 해서 그 역량도 부족하다고 말할 수는 없죠. 

아직 어떻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만일 민주당 후보자로 부티지지가 선출되고, 또 앞으로 다가올 11월 대선에서 그가 승리하는 일이 생긴다면 사상 최초로 게이 대통령이 탄생하겠네요. 

그의 남편은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하게 될텐데 '레이디'가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단어를 쓰겠지만, 그냥 그 새로운 상황 자체가 꽤나 큰 이슈가 될 것 같습니다. 

미국 민주당 경선이 이리 기대되기는 또 처음이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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