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미국 가정집 성탄절 풍경, corn hole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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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지난 지 한참인데 이제서야 저의 성탄절을 올리네요. 

거너씨네 가족들과 테네시에서 보낸 두 번째 성탄절이에요. 

처음엔 여자친구로 왔지만 두 번째는 가족 일원이 되어 참여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 ㅎㅎ 

미국에서 성탄절은 한국의 설날과 추석처럼 가족이 모이고, 가게들이 다 쉬는 엄청 중요한 명절이죠. 

그만큼 사람들이 준비도 많이 하긴 하는데, 준비하는 거에 비해 성탄절 하루만 공휴일인게 좀 이상하긴 해요. 

적어도 앞뒤로 3~4일 정도 쉬어주면 좋을 것 같은데, 공휴일은 단 하루뿐이라 연말이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개인 휴가를 많이 쓰죠. 거너씨도 연말에 개인 휴가 엄청 몰아 썼고, 거너씨 어머니도 누나도 다들 하루 이틀 정도는 다 개인 휴가를 써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거너씨가 테네시로 돌아오며, 거너씨네 가족은 모두 테네시에 모여 살고 있는데, 성탄절 오전에 모여 다같이 브런치를 먹기로 했어요. 

미국인들이 성탄절 인테리어를 중요시 해서 성탄절 당일에 간 테이블에는 이런 장식품들과 군것질 거리들이 있었어요. 

막대사탕, 초콜릿, 견과류가 들어간 초코바 등등을 저렇게 성탄절스러운 접시에 모아두고 간식으로 먹게 둡니다. 

근데 약간 인테리어용 같은게 다들 본식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 간식을 그리 많이 먹지는 않아요. 

그리고 집에 어린 애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다들 한 두개 집어 먹는 정도 ㅎㅎ 

다 큰 어른들이 먹기에 더 좋은 건 따로 있는데, 바로 어른 음료입니다 ㅋㅋ 

보통 성탄절 음료를 생각하면 '에그녹'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있는데, 에그녹은 계란이랑 계피가 들어간 음료죠. 

저는 한국에서 거너씨 친구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놀러갔을 때 얻어먹은 적이 있는데 색다르면서 맛났어요. 

그치만 에그녹보다 저는 거너씨네서 먹는 이 음료가 더 좋아요 ㅎㅎ 

사실 음료라보다는 술인데, 커피에 '베일리' 알콜을 넣어 섞어 머시는 거에요. 

술은 좋아해도 커피는 잘 안 마시는데, 이건 너무 맛있어서 몇 잔을 들이키게 되네요. 

식전주처럼 음식 먹기 전에 따뜻한 베일리 커피를 마시면 몸이 사르르르르 이완되면서 노곤노곤해져요. 

긴장도 추위도 풀리고 알콜 기운 때문에 기분도 살짝 좋아지죠. 

정말 최고의 조합이라고 생각해요. 

성탄절 메인 음식으로 준비된 건 바로 이 '생 햄'입니다! 

겉면이 바삭하게 구워졌고, 안은 촉촉한 이 생햄은 바라보기만 해도 탄성이 쫘악 나왔어요. 

날이 잘 선 칼로 뼈에서 한 장 한 장 덜어서 내 먹으면 새로운 고기 맛이 입 안에 감돕니다. 

정말 맛나요~ 고기가 구워지며 육수도 나오는데, 육수는 맛을 못 봤네요. 

궁금했지만 여기 분들은 육수를 안 먹어서 제가 먹으면 이상하게 봐요 ㅋㅋ 

저희 가족의 성탄절 브런치 음식이에요. 

혹시, 앞에 놓은 한국 음식도 찾으셨나요?

집게 아래 놓은 빨간 김치전~ 

나름 명절이라고 특별한 날이니, 저도 한국 음식을 해보고 싶어서 조금 일찍 일어나 집에서 만들어가지고 왔지요. 

김치전은 바삭할 때 먹어야 맛있으니, 시가 와서 한 번 더 후라이팬에 구웠어요. 

다행히 인기가 좋아서 가족들이 거의 먹었네요 유후~ 

다른 메뉴는, 브런치인만큼 스크램블 에그, 샐러리와 당근, 방울토마토가 들어 있는 샐러드 세트를 샀고, 화려한 견과류가 들어있는 케익도 사 왔는데, 재미있는게 이 케익은 동네사는 필리핀 아주머니가 만드셨어요. 

거너씨네 어머니 동료 중 필리핀에서 오신 분이 있는데 미국음식인 견과류 케익을 너무나 맛나게 잘 만드셔서 돈 주고 사 오셨다고 ㅎㅎ 꾸덕꾸덕한 식감의 스폰케익 느낌이에요. 

비스켓 빵과 베이컨, 고수와 토마토가 들어간 샐러드, 감자 요리, 쿠키 요리 등 화려하지 않지만 위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음식들로 정성껏 준비해주셨습니다. 

의외로 저한테 인상적이었던 건 이건데요. 

베리류를 넣은 잔에 작은 양초를 넣어 분위기 있는 장식품을 만든거였어요. 

저거 진짜 마셔도 되는 과일이에요. 

물론, 장식용이라 위에 캔들 올려서 먹으면 안 되지만, 음식 준비 하면서 간단하게 이런 데코를 만들 수 있다는 걸 하나 배웠지요. 

물론, 마실 건 따로 제조할 수 있어요. 

웰컴드링크로 활용해도 좋은 음료 레시핀데요. 

샴페인과 샴페인 잔을 준비해주세요. 

그리고 오렌지, 체리나 크렌베리 과일을 잘라 두고, 크랜베리 주스와 오렌지 주스도 준비합니다. 

잔에 먼저 원하는 과일을 원하는 양 만큼 덜어놓고, 주스 반, 샴페인 반 넣으면 보기에도 멋들어지고 맛도 좋은 샴페인 음료가 완성되요. 

손님들이 셀프로 하게끔 할 수도 있어서 간단하면서 분위기 낼 수 있는 진짜 좋은 음료 같아요. 

저도 계속 왔다갔다하면서 몇 잔을 만들어 마셨나 모르겠네요. 

샴페인은 당연히 다 마셨구요. 

이렇게 밥을 먹고 하는 다음 중요한 행사는 당연히~ 선물 풀기입니다. 

트리 밑에 각자 준비해 온 선물들을 이렇게 놔둬요. 

저도 가져온 선물을 트리 바로 옆에 세워놨지요.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ㅋㅋㅋ 

산타 선물을 기대할 나이는 한참 지났지만 성탄절 선물을 뜯는 건 여전히 두근거리고 기대되는 일이에요. 

나이를 50, 60 먹어도 똑같을 거 같아요. 

시가네 강아지들도 선물을 받았는데, 엄청 큰 소뼈를 하나씩 받았어요. 

앞 발로 꼭 부여잡고 하루종일 먹는데 진짜 개들한테는 가장 좋은 연말 선물이 아닐까 싶네요 

신나는 선물 뜯기 시간이 시작되고, 열심히 저에게 할당된 선물을 뜯었습니다 ㅎㅎ 

선물 받은 거 자랑 좀 하자면, 이 때 디즈니랜드 여행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디즈니 기프트 카드, 그리고 가서 쓰라고 용돈 10만원, 겨울용 담요, 휴대용 노트북 받침대 등등을 받았구요. 

또, 큰 산타 양말 여러개에 각자의 이름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 그 안에는 각종 간식거리와 마사지 도구, 바디 용품제 등 소소하지만 일상에서 쓸만한 선물들이 들어 있었어요. 

전부 거너씨네 부모님이 준비하신건데 참 세심하시죠 이런 양말 선물들. 

제가 가져간 선물은 한국의 화폐은행에서 매년 수집용으로 발행하는 컷팅 전 화폐들이었어요. 

진짜 돈이지만 쓰는 용으로 만든 게 아니라 장식용으로 조폐공사에서 발행하는 것들이고, 이걸 집에 장식해두면 복이 온다는 말이 있어요. 

2007에 나온 화폐들인데 이걸 가져가서 가족들한테 의미를 설명하고 하나씩 나눠줬어요. 

속마음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 앞에서는 모두들 좋아하는 기색을 보여서 다행이었습니다. 

거너씨는 본인 양말과 겨울에 자동차 앞유리 서리 방지용 커버, 휴대용 노트북 받침대, 옷 등을 받았어요. 

선물을 뜯고 난 처참한 현장 ㅎㅎ 

포장지와 박스 등 쓰레기가 넘치네요. 

쓰레기들을 치운 후에는 소화도 시킬 겸 뒤뜰에서 간단한 운동을 했어요. 

바로 Corn hole 이라고 불리는 게임인데요. 

간단하지만 의외로 엄청 어려운 게임입니다. 

콘홀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이 두가지가 필요한데요. 

작은 구멍이 뚫린 받침대 2개와 옥수수(콘)이 들어간 작은 주머니 4개예요. 

일정거리를 둔 상태에서 구멍 뚤린 박스를 둡니다. 

팀을 이뤄서 할 수도 있고, 그냥 1:1로 해도 되는데 가능하면 2:2 팀이 더 재미있더라고요. 

맞은편에서 옥수수가 들어간 주머니를 던져서 저 구멍 안으로 통과 시키면 3점, 그 박스 위에 안착시키면 1점 이런 식으로 점수를 매겨요. 

21점에 가장 먼저 도달한 팀이 우승하는 거고, 21점을 넘기면 다시 원상태로 점수가 돌아가서 한 팀이 이길 때까지 계속 던져야되요. 

박스 크기가 생각보다 작고 잘 튕겨져 나오기 때문에 저 콘 주머니를 박스 위에 안착시키기가 어려워요.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 한 게임 하고 바로 지쳐 나가 떨어졌어요 ㅎㅎ 

그리고 시가에서 키우는 개 2마리에, 거너네 누나랑 함께 온 개 한 마리 총 세 마리가 콘주머니가 날라다닐 때 마다 같이 뛰어댕겨서 더더욱 정신이 없었죠. 

예전에 옥수수 농사 후에 사람들이 남은 옥수수로 즐겨했던 게임에서 유래된 것 같은데, 지금은 이 게임이 커져서 토너먼트도 있어요. 프로 전문 선수들이 있을 정도라고 해요. 

그 사람들은 물론 선수기 때문에 한 번 던질 때 마다 점수를 쌓아서, 게임도 슉슉 금방 금방 끝나는 것 같아요. 

땅덩이가 넓은 미국스러운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 ㅋㅋㅋ 

던지는 건 약간 한국의 윷놀이를 연상시키기도~ 물론 전 윷놀이가 더 재미있는 거 같지만 ㅎㅎ 

이렇게 새로운 게임도 배운 날이었네요. 

소소하지만 정말 평범한 미국 가족스러운 성탄절을 보낸 것 같아요. 

한국에 있었다면 시끌벅적한 거기로 나가 사람구경하면서 또 그 나름 재미있게 보냈을 거 같은데, 여기서 보낸 조용한 성탄절도 참 따뜻하고 좋았습니다. 

벌써 내년 성탄절이 또 기대되네요. 내년에도 테네시에서 보내게 될까요, 어디서 보내게 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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