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화 후기 / / 2018. 12. 27. 07:30

하루의 취향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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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선물하기 좋은 책 4권’ 골라봤습니다


작가는 카피라이터다. 


김민철이란 섬섬한 이름을 가진 여자 카피라이터인데, 


본인의 생각과 경험을 본인의 취향에 맞춰 재미나게 쓴 책이다. 


바쁜 일상에 내 속도대로 한 번 쉬어가자는 책들이 요즘 인기인데, 


이 책도 그런 책 중 하나인 줄 알았다. 


직장을 관두고 쉬면서 새로 발견한 여유나 일상을 쓰는 사람들이 꽤 많지 않은가. 


그런 책들도 처음엔 신선하다가 읽다보면 다 비슷한 감이 있는거 같아 살짝 질려할 참이었는데 


'하루의 취향'이라는 책은 그런 책들과는 조금 달랐다. 


정말 순전히 '취향'이라는 것에 대해 작가 본인의 경험담과 결부지어 써낸 일기같은 것이라 


뭔가를 강요하거나 이게 맞다 저게 맞다 하는 그런게 없다. 


내 취향이 너무 소중하고 좋으니 다른 사람들도 본인의 취향을 찾아 행복해지라는게 이 책의 요점인 것 같다. 


우리는 내 취향에 관해 과연 얼마나 알까. 


20살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누가 나한테 좋아하는 색을 물어오면,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팬덤 색을 얘기하거나 


집에 많이 있는 무난한 흰색과 검은색을 얘기하곤 했다. 


내가 실제 좋아하는 색이 분홍색이란 사실은


어느날 친구들이 내 모든 소지품이 분홍색이란 사실을 일깨워주면서 부터다. 


코트, 신발, 안경, 지갑, 카메라, 폰케이스 등 전부 톤만 다른 분홍색이었다. 


그걸 봤을 땐 사실 충격이었다. 성인이 다 되도록 내가 좋아하는 색깔 하나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는게. 


처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한 건 26살 때다. 


그제서야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나에 대한 생각을 해보기 시작한 것 같다. 


당시 회사에서 딴 짓할 시간이 많아 월급 루팡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그 여유시간에 내가 뭘 할 때 즐거워하고 뭘 편안해 하는지 곰곰히 되돌아본 계기가 됐다. 


아직도 나는 나 자신이 가진 취향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다. 


나 스스로도 나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는게 놀랍고도 신기하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가 나에 대해 이렇게까지 무지한가 싶기도 하지만 그만큼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새로운 환경에 스스로를 밀어넣었을 때 내가 몰랐던 나의 모습이 더 발현 되는 것 같다. 


우리는 내가 가진 취향도 명확히 하지 못하는 인간이기에 타인의 취향에 대해 가타부타 뭐라 할 순 없다. 


전에는 취향이라는 것에도 정답이 있고 유행이 있어 거기서 먼 취향을 가진 사람을 보면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이상한 사람으로 치부한 적도 있었다. 


무지하니 함부로 떠들 수 있었던 거다. 


이후로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보아 왔고, 


현재는 나와 하나부터 아홉까지 취향이 완전 다른 남자와 살고 있다보니 


자의적이건 타의적이건 전보단 타인의 취향에 대해 편히 받아들이게 됐다. 


어쩌면 우리 삶을 디자인 해나가는 건 순전히 취향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매 순간의 선택이 결국 큰 삶의 줄기를 만드는데 그 선택은 환경적 요인도 있지만 취향적 요인도 강하기 때문이다. 


타인의 취향을 들여다는 보는게 이렇게 재미있을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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