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같은 동네 거주 한국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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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다낭에 온 일본지인의 일본요리 모임에 참석했다가 


KOICA단원으로 다낭에서 근무하시는 한국인분을 만났어요. 


다낭에 한국인 여행객은 많지만 사적인 자리에서 한국분을 뵙는 일이 거의 없어서 엄청 반가웠어요. 


50대~60대정도 되어보이시는 여자분인데 젊을 때는 남편분 일때문에 


미국과 남미쪽에서 긴 시간을 보내셨더라구요. 


남편분이 은퇴 후에도 안주하지 않고 더 재미있게 살아보자는 생각으로 한국 민간 외교사절단 역할을 하는 


코이카 단원으로 들어가셔서 1년 전에 남편분은 호치민, 아내분은 다낭으로 오게 되셨다고 해요. 


제가 김선생님으로 부르기 시작했는데, 김선생님은 다낭에 있는 대학에서 


한국 요리 수업을 하는 자원봉사원으로 오셨어요. 


그러다 학교 조리실 공사는 하는 바람에 공사가 마무리 되기 전까지는 한국어 강의를 하고 계시죠. 


외국에서 오래 사셔서 그런지 영어도 너무 유창하게 하셔서 


모임에서도 거너씨와 엄청 많은 얘기를 나누시더라구요. 


김선생님은 애리조나에 2년정도 계셨다고 하는데 거너씨는 애리조나에 있진 않았지만 


다행히 대화는 할 수 있을 정도로 애리조나에 대해 알고 있었어요. 


거너씨는 간만에 미국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나 반가웠고, 


김선생님도 옛날 생각나게 하는 미국인을 만나서 반가우셨던 것 같아요. 


다낭 어디 사시냐고 물었는데 글쎄 저희 동네 이름을 말하시는거 있죠. 


제가 사는 동네는 완전 현지 베트남 분들만 계셔서 외국인을 보기 힘든 곳이고, 


다낭 끄트머리라 간혹가다 베트남인들도 잘 모를 때가 있는데 


저희 동네 사신다고 해서 아주 깜짝 놀랐어요. 


버스 정류장이 가까워서 1주일 전에 이 동네로 이사오셨다고 하더라구요. 


집도 가까우니 추후에 꼭 따로 뵙기로 하고 연락처를 받아서 헤어졌죠. 


근데 놀랄 일이 여기서 끝이 아니라 오늘 있었던 일인데 


제가 가까운 호텔 카페에 잠시 갔다가 집에 올 때 걸어 왔어요. 


카페 갈 때는 거너씨가 오토바이로 태워줬는데 집에 갈 때 그랩을 부르기에는 


가까운 거리라 그냥 걸어가기로 했죠. 


평소에는 그 길을 절대 안 걸어다녀요. 


자전거 타고 마트쪽으로 가던가 아니면 그랩타고 더 멀리가던가 하죠. 


베트남에 살면 워낙 평소에 걸을 일이 없어요. 


오늘은 간만에 열심히 걸어서 동네쪽으로 왔는데 왠지 뒷태가 어디서 본 듯한, 


그렇지만 왠지 베트남인은 아닌 듯한 분이... 


혹시나해서 "김선생님~" 이렇게 불러보니 진짜 김선생님이신거에요! ㅎㅎ 


어제 그렇게 반갑게 만났는데 오늘 이렇게 길에서 마법같이 마주칠줄이야. 


너무 신기하더라구요. 


김선생님은 오늘 학교 수업이 없어 근처 재래시장 갔다가 오는 길이었는데 


누가 뒤에서 부르길래 깜짝 놀라신거죠. 


저희가 마주친 곳이 김선생님 바로 집 앞이라 급작스럽게 선생님이 


그럼 차라도 한 잔 하고 가라고 초대해주셨어요. 


원룸이지만 아주 넓다랗고 경치도 좋은 곳에 방을 얻으셨더라구요. 


댁에 가서 차도 마시고 과자도 좀 얻어먹고 하다가 저녁 시간이 다 되서, 


어차피 식사 하셔야 하는데 저희 집 가서 거너씨랑 같이 저녁 먹자고 말씀드렸어요. 


이틀 전에 장을 봐 놔서 집에 식재료는 꽤 있었거든요. 


선생님도 그럼 집구경이나 좀 하자며 승낙하셨고 저희 집까지는 걸어서 같이 갔어요. 


김선생님이 오이 무침 해먹자면서 댁에서 오이랑 과일 몇 개 싸가지고 와서 무침 만들어주셨고 


저는 집에 있던 애호박이랑 돼지고기로 볶음 하나 만들고 전자레지로 계란찜 만들어서 


조리김이랑 같이 단촐하게 저녁식사 같이 했답니다. 


제가 뭐 만들 때 제대로 계량 안 하고 막 그냥 감으로 하니까 간이 안 맞을 때가 많은데 


이번에도 애호박 볶음이 너무 싱겁더라구요 ㅋㅋㅋㅋ 


음식 대접을 맛있게 해야 또 놀러오실 텐데 맛 없게 해서 또 오시려나 모르겠어요 ㅋㅋ 


밥 먹고 과일 깎아먹으면서 김선생님이 살았던 남미 얘기나 여행 얘기 등을 들었어요. 


다른 분들은 은퇴하고 편안히 살고 싶어할 나이지만 계속해서 도전하고 베풀며 살고 계신 모습이 멋지시더라구요. 


젊은 사람들도 타국 살이 하는게 쉽지 않은데 일부러 개도국으로 자원해서 오신거니까요. 


그래도 다낭처럼 예쁘고 비교적 괜찮은 인프라가 갖춰진 곳에 오게 된 걸 굉장히 감사해하시더라구요. 


저도 참 감사해야 할 환경에서 살고 있는데 익숙해졌다는 이유로 감사함을 많이 잊고 있었던 것 같아서 


느끼는 바가 많았네요. 


다낭에 온지 벌써 몇 개월짼데 이제서야 여기서 한국인 친구가 생겼어요. 


거너씨랑도 함께 어울려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분이라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또 오늘 이렇게 갑자기 길에서 만나 서로의 집까지 왔다갔다 하게 된 것도 신기하구요. 


참 어디든 사람끼리의 인연은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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