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뉴스/인물 / / 2021. 11. 17. 07:38

예술 테러리스트 예술가, 뱅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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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예술 테러리스트라고 칭하는 정체불명의 아티스트가 있습니다. 

 

뱅크시 (Banksy)라고 불리는 영국의 화가로, 도시에 있는 건물 외벽에 그래피티로 작품을 남기고 사라집니다. 

 

주로 사회적인 메세지를 던지는 작품을 많이 남겨서 사회운동가라고도 불리고, 90년대부터 활동해왔습니다. 

 

뱅크시가 활동한 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기에 지금까지 남긴 작품 수도 꽤 되며, 분명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고 느낄 유명 작품들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그의 정체가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늘 남이 안 볼 때 작품을 만들고 사라지는 게 특징이고, 작품에 특별히 사인 같은 게 보이지도 않기 때문에, 뱅크시가 본인 웹사이트에 작품 사진을 게재하면 그 때서야 그게 뱅크시 작품이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몇 몇 사람들이 인터뷰에 성공하긴 했지만, 대면 인터뷰를 성공한 곳은 하나뿐입니다. 

 

그 인터뷰를 통해 현재까지 뱅크시에 대해 알려진 점은, 70년대생의 영국인 백인 남자라는 것. 

 

결혼을 했다는 정보가 있는데, 이것도 확실하다고는 할 수 없고요. 

 

본인의 초상화와 사진을 공개한 적이 있는데, 심지어 거기서도 두건을 쓰고 있어서 얼굴은 전혀 볼 수 없습니다. 

뱅크시의 초상화 

뱅크시는 주로 반전주의 , 탈권위주의 , 반자본주의 등의 다양한 사회적. 정치적 주제를 작품에 담고 있습니다. 

 

주로 위선, 허례허식, 소외, 부조리 같은 비판에 초점을 맞춘 미술관으로, 이와 관련된 행위예술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대영박물관이나 루브르, 메트로폴리탄, 뉴욕현대 미술관 같은 대형 박물관에 잠입해 몰래 아무 작품이나 두고 가는 행동을 했는데, 사람들이 그게 가짜 진열품인 줄 몰라, 오랜 시간동안 그대로 전시된 적도 있었고, 여러 예술가들과 손잡고 막장 테마파크를 개장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 막장 테마파크는 '디즈멀랜드'라는 이름으로, Disneyland와 Dismal(음울하다)를 합쳐 만든 놀이동산입니다. 

https://youtu.be/V2NG-MgHqEk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디즈니랜드를 반대적 개념으로 패러디하며 현대 사회를 풍자한 놀이동산으로, 다양한 메세지를 볼 수 있었는데 이건 2015년도 여름에 약 한 달가량만 한정 오픈했던 곳입니다. 

 

놀이동산이라기보다 거대 전시회라는 게 더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당시 하루에 약 4000명의 관람객이 찾았다고 합니다. 

 

십여년 전에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데뷔한 적이 있는데, 한국에서도 개봉했었습니다. 

 

작품명은 '선물 가게를 지나야 출구'라는 영화로, 말그대로 박물관이나 전시관은 입장 후에, 선물가게를 통해서만 나갈 수 있게 되어있는 걸 비판하는 다큐입니다.

뱅크시의 다큐 영화

전시예술의 상업성을 비판하는 목적이었고, 당시 베를린 영화제에 초정되어 꽤 좋은 평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가 한 여러 행위예술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아무래도 15억원에 낙찰된 본인 작품을 스스로 파손시킨 사건일텐데요. 

뱅크시의 풍선을 든 소녀 

제일 유명한 뱅크시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풍선을 든 소녀'가 2018년 영국 소더비 경매장에서 15억원에 낙찰받았고, 낙찰이 확정되자마자 미리 그림 프레임 밑에 장치해 둔 분쇄기를 원격으로 가동시켜 즉석에서 그림을 분쇄하고 도망가는 퍼포먼스를 선보입니다. 

 

이는 자본적 미술에 대한 행위예술이었으며, 돈으로 구매하는 예술이 덧없다는 걸 비판하기 위해 했다고 밝혔는데요. 

 

그럼에도 낙찰 받은 구매자는 반이나 잘려나간 그림을 구매하기로 했고, 결국 3년 후인 작년 10월에 이 반쪽짜리 그림은 20배가 오른 304억원에 어느 아시아 미술 수집가에 의해 낙찰되었습니다. 

 

분쇄기 퍼포먼스로 이 그림이 더 유명해진 탓에 3년 사이에 20배가 오른거죠. 

 

반쪽 자리 그림이라도 샀던 당시의 구매자는 투자쪽으로는 옳은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으나, 미술의 자본주의적 행태를 비판하고자 퍼포먼스를 계획했던 뱅크시 입장에서는 이 상황이 어이없을 것 같습니다. 

 

뱅크시의 사회적 메세지를 담은 작품이 마음에 안 들어, 누군가 일부러 이걸 훼손하는 일들도 몇 번 있었는데요. 

훼손된 뱅크시 작품

애초에 그림을 그린 후에 저작권이나 작품 보존 같은 걸 크게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라 이런 훼손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뱅크시는 영국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나라에 본인의 작품을 남겼지만, 제가 알기로 아직 아시아에는 작품을 남긴 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서도 뱅크시의 작품을 모아 전시회를 연적이 있는데, 문제는 뱅크시가 얼굴 없는 작가라는 점을 이용해 작가의 허락이나 합의 없이 무단으로 열렸다는 것입니다. 

작가 허가 없이 열린 뱅크시 서울 전시회 

전시회 주최측은 작가가 알려져 있지 않아 허락을 구할 방법이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뱅크시는 본인 웹사이트도 있고 인스타도 있어 원하면 충분히 연락을 취할 수 있었을텐데, 그저 뱅크시의 익명성과 유명세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려 한 걸로 밖에 보이지 않네요.

 

모든 작품은 아니지만 저도 뱅크시의 작품 중에 좋아하는 게 많습니다. 

 

특히 작년에 코로나 사태를 통해 만든 'Game Changer'이라는 작품은 당시의 상황을 그의 시각으로, 또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게 표현 한 것 같아 좋아합니다. 

 

계속해서 용기있게 본인의 감성과 가치관으로 작품을 남겨줬으면 하는 작가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본인의 재능을 예술가로서의 본분을 지키는 데 제일 잘 쓰는 작가 중 한 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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