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기념 시부모님과 놀이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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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부활절을 처음 맞았어요. 

 

한국에서는 늘 부활절만 되면 동네 교회에서 집 문고리에 예쁘게 색칠한 삶은 달걀 두 개씩 놔 줬기에, 감사히 잘 받아먹으면서 부활절이 왔구나 정도만 알았어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부활절이 큰 명절 중 하나라고 해요. 

 

부활절, 추수감사절, 성탄절... 이렇게 세 개의 날이 큰 명절인데, 명절치고 휴일이 별로 없는 게 이상하긴 하지만. 

 

거너씨의 회사는 부활절에 쉬지 않고 일을 했어요. 

 

그런데 시어머니 회사는 부활절에 쉰다고, 지난 금,토,일 해서 시부모님이 저희 보러 내려오셨어요. 

 

정확히 말하면 거너씨를 너무 보고싶어한 시아버지가 적극적으로 밀어붙여 오신거에요 ㅎㅎ 

 

시아버지가 거너씨를 너무 아끼는데 자식 중에서 제일 사랑하는 자식이라고 하세요. 

 

거의 친구처럼 거너씨랑 자주 통화하고 엄청 길게 통화하면서 사소한 것들을 거의 다 공유해요. 

 

막상 거너씨가 엄마랑은 그렇게 많은 걸 공유하지 않는 데 비해, 아빠랑 엄청 친한 게 저는 신기하게 느껴져요. 

 

저희 이사 한 이후로 두 달에 한 번씩은 내려오시고 다음 달에도 오신다고 하니까, 거너씨가 외국 살 때는 시아버지가 아들 보고 싶어 어떻게 사셨나 궁금할 정도예요 ㅎㅎ 

 

저도 뭐 두 분 오시면 맛있는 거 사 주시고 잘 해주시니까 오시는 거에 아무 불만 없어요. 

 

시부모님이 내려오시기 전, 부활절이라고 저희한테 선물을 미리 보내셨고, 그게 하루 전에 도착했어요. 

 

부활절 선물 

크기별로 쌓아올린 상자탑이 왔어요. 

 

미국에서 부활절에는 보통 아이들 대상으로 숨겨진 보물 찾기 같은 걸 한대요. 

 

저희는 아이는 아니지만, 부모님들 눈에는 여전히 아이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제가 미국에서 맞는 첫 번째 부활절이니 부모로서 무언가 선물을 하고 싶어서 보냈다고 하셨어요. 

 

이래 저래 정말 챙겨주시는 게 많은 분들. 

 

견과류와 건과일 

상자 안에는 온갖 간식거리가 들어있어요. 

 

다이어트 중인 거너씨 때문에 최대한 견과류, 말린 과일로 이루어진 간식을 보내셨더라고요. 

 

직접 만드신 건 아니고, 이런 걸 세트로 선물 해 주는 회사에 의뢰해서 주문하신 거에요. 

 

당분간 간식 걱정 없이 살아도 되겠어요. 

 

견과류도 전부 상자마다 다 달라요. 

 

제일 작은 상자 안에는 피칸이 들어있었는데, 뜯자마자 다 먹어버렸네요. 

다음 날 점심 때, 부모님이 도착하셨어요. 

 

제가 이사 전 시부모님 근처에 살 때는 가끔 음식을 만들어 갈 때도 있었는데, 저희 집에서 정식으로 대접을 해 드린 적은 없어요. 

 

이번에 좀 제대로 식사 대접을 하면 좋겠다 싶어서 집에서 점심을 준비했어요. 

 

그래봤자 요리 솜씨가 부족해서 있는 재료로 할 수 있는 걸 만들었는데, 돼지고기 오븐 구이, 샐러드, 부침개 (새우, 채소), 토마토 파스타예요. 

 

요리하다가 칼에 손가락을 심하게 베어서 약국 갖다오고 정신이 없었네요. 

 

그래서 정작 제 요리 사진은 찍은 게 없어요 ㅋㅋ

 

무튼 무사히 점심 대접을 하고, 밖에 나가 시간을 보내다가 주말에 같이 뭘 할까 얘기가 나왔는데, 놀이공원에 가고 싶다고 하셨어요. 

 

집에서 4~50분 거리에 작은 놀이공원이 있는데, 복합 유원지 같은 느낌의 장소예요. 

 

홍보를 꽤 많이 한 곳이고, 시부모님도 저희도 한 번도 안 가봤기에 같이 가보기로 했어요. 

 

OWA 놀이공원 

OWA라는 이름의 놀이공원입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 부모님과 놀이공원에 가 본 일이 없어요 ㅋㅋㅋㅋ 

 

저희 부모님은 놀이기구 타는 거 자체를 그렇게 좋아하시지 않아서, 제가 어릴 때나 그런데 조금 데리고 다니셨던거지, 저도 중학생 때 부터는 그냥 친구들이랑 다녔었네요. 

 

그런데 미국 부모님은 놀이공원에 가시는 걸 좋아실 줄이야 ㅎㅎ 

 

신기했어요. 놀이기구도 잘 타셔서요. 

 

놀이공원 입구 

이곳은 특이하게 12시에 오픈해서 저녁 8시쯤 마감을 하는 곳이에요. 

 

주말인데도 너무 늦게 여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 

 

오픈 시간을 모르고 12시 바로 전에 갔다가 한산한 놀이공원을 보고 운영을 안 하는지 알고 놀랐거든요. 

 

오히려 오픈 시간에 들어가서 줄 안 서고 놀이기구 탄 건 좋았어요. 

 

입장권 줄 

입장권은 1인당 20달러 정도 했는데, 초반이니까 이 정도 줄이지, 나중에는 줄이 엄청 길어졌답니다. 

놀이기구 

사실 작은 놀이공원이라 그런가 놀이기구 수가 많기는한데 엄청 다양하지는 않아요. 

 

뱅글뱅글 도는 종류의 놀이기구가 많아서 타고 나면 좀 머리가 빙빙돌고 속이 안 좋아지는.. 

 

걔 중에서도 좀 특이한 것들이 있어서 그런거 위주로 탔어요. 

 

오토바이를 타는 자세로 비행선을 타고 왔다갔다 하는 놀이기구나, 총 쏘는 놀이기구 같은 거요. 

 

롤러코스터 

롤러코스터도 있어서 타고 싶었는데, 이건 줄이 너무 길어서 타지 못 했어요. 

 

가족들이 기다리는 걸 너무 싫어해서 ㅋㅋㅋ 

 

그리고 이런 건 너무 무섭다고 하네요. 

 

전 빨리 움직이는 건 오히려 상관없고, 높이 올라가는 놀이기구를 좀 무서워하는 편이에요. 

 

고소공포증이 좀 있는데, 그냥 눈 꼭 감고 타는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무서운건 어쩔 수 없어요. 

 

놀이공원 전경 

지어진 지 얼마 안 된 곳이라 곳곳이 아직 깨끗하고 새 시설 티가 나요. 

 

현재도 아직 지어지고 있는 중이라, 놀이공원 옆에는 실내 워터파크를 만들고 있어요. 

 

놀이공원 주변 건물

놀이공원 안에도 핫도그나 햄버거같은 패스트푸드 음식을 팔지만, 줄 서서 기다리기 싫으면 그냥 밖으로 나와 그 주변에서 먹어도 되요. 

 

OWA 다운타운 이라는 이름으로 놀이공원 주변에 여러 상점들이 분포해있어요. 

 

대부분의 놀이공원이 그런 식으로 생긴 것처럼요. 

 

자유이용권은 얼마든지 당일에 한 해 재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유롭게 안팎을 오갈 수가 있어요. 

 

대신 코로나 때문에 입장시 온도체크는 합니다. 

놀이공원 주변 분수대 

시어머니는 저처럼 높은 곳을 좀 무서워하셨는데 그래도 눈 질끈 감고 놀이기구 잘 타시더라고요 ㅎㅎ 

 

무서워하면서 타시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재미도 있었어요. 

 

간식을 밖으로 나와서 분수대를 보며 프레츨을 사 먹었어요. 

 

분수대 물이 간혹 저희 쪽으로 흩뿌려질 때가 있어서 찜찜하면서도 시원한 자리 ㅎㅎ

 

프링코 게임 

놀이공원에서 PLINK라는 게임도 했어요. 

 

위에서 동그란 판때기를 넣어 떨어뜨리면 여러 기둥에 맞아 왼쪽 오른쪽 이리 저리 굴러다니며 아래로 떨어져요. 

 

아래에 10점 20점 30점 점수판이 있는데, 3번 던져 얻은 점수를 합산해 인형을 타 가는 게임이에요. 

 

TV쇼에서 많이 하는 게임이라는데, 전 친구들이랑 술 마실 때 이 게임 했었어요 ㅋㅋㅋ

 

상품 

전 겨우 30점을 넣어서 작은 인형을 기념품으로 받았죠. 

 

시아빠 빼고 전부 했는데, 셋 다 작은 인형 받게 못 받았어요 ㅋㅋ 

 

조금 더 점수가 높으면 큰 인형, 제일 높은 점수는 이 놀이공원 시즌권을 받게 되요. 

 

근데 뭐, 디즈니 시즌권도 아니고 그냥 재미로 해서 작은 인형이라고 탄 거 만족하고 있습니다 ㅎㅎ 

 

다 큰 성인인데도 부활절이라고 애들 챙기듯 챙겨주신 시부모님께 너무 감사했어요. 

 

놀이공원 가는 것 자체는 특별한 게 아니었지만, 함께 간 상대가 시부모님이라 특별했던 거 같아요. 

 

종교적인 날이지만, 저한테도 부화절은 즐거운 것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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