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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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본래 주방 환경이 굉장히 좋지 않은 나라 중에 하납니다. 


근래에 들어 현대적인 주방 형태로 많이 바뀌어 가고 있지만 그건 경제적 사정이 좀 여유있는 가족일 뿐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여기가 과연 주방인가 싶은 곳에서 요리를 하는 경우가 많죠. 


외식문화가 발달한 태국에서는 아예 집 안 자체에 주방이 없고 집 밖에 간이 주방만 두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날이 더운 동남아시아에서 음식을 상하지 않게 보관하기도 힘들도 벌레도 잘 꼬이니 


주방을 아예 안 만드는게 이해가 갑니다. 


베트남도 외식문화가 발달하긴 했지만 그건 사실 '외식 문화' 자체가 발달했다기보다 


'아침 외식 문화'가 발달했다는 편이 더 맞는 말 같아요. 


아침이 일찍 시작되는 이곳에선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에서 


아침을 만들어 먹기 보다 나가서 사 먹는게 일반적이죠. 


그치만 점심과 저녁은 또 아니에요. 


외식비가 저렴한 음식은 몇 품목이 되지 않고, 계속 외식만 하다보면 꽤 식비로 많은 돈을 쓰기 때문에 


점심과 저녁은 집에서 해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들이건 회사원이건 집에 와서 점심을 먹는 걸 많이 봤어요. 


특히, 베트남 학교들은 급식제도가 잘 안 되어 있기 때문에 학년이 올라가도 오전 반 오후 반 


그렇게 나눠져 있는 경우가 많죠. 


근데 최근에 일본 식품회사가 베트남 학교의 급식을 지원했어요. 


아지노모토라는 회사인데 자체 개발한 식당과 일본 초등학교에 적용한 주방을 돈 한 푼 받지 않고 


베트남 학교에 제공한 거죠. 


베트남은 아직 아이들에게 균형 잡힌 식사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잡혀 있지 않아 


한 쪽에서는 영양부족 아이들이 늘고 있고, 다른 한 쪽에서는 과체중 아이들이 늘고 있거든요. 


이런 사실을 베트남 정부에서도 인지는 하고 있지만 급식이라는 걸 해본 적이 없으니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뭐가 맞는 건지 도통 몰라 손을 못 대던 차에 


일본 회사에서 급식을 표준을 제시하며 무상으로 제공을 해주니 정부와 지역사회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한 번 이렇게 시작을 해 두니 다른 학교 측에서도 견학을 와 배워가고 하나 둘 급식 시스템이 늘기 시작한게 벌써 


베트남 내 3022개 초등학교가 일본 회사의 급식 프로그램을 구축한 상태입니다. 


한국에 있는 koica 에서도 베트남에 직원들을 파견보내 그곳의 상황을 파악 한 후


올 해 다낭 내에 있는 한 대학교에 주방 시설을 지원해주기로 했습니다. 


사실 더 큰 문제는 주방 시설과 급식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기 전에 베트남인들의 위생개념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하는데요. 


온 식구들이 먹을 음식을 만드는 주방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베트남 인들이 너무나 많거든요. 


요리를 하기 위한 공간인지 병을 키우는 공간인지 햇갈릴 정도로요. 


나눔의 의미도 있지만 크게 보면 투자 목적으로 


여러 나라의 여러 회사에서 베트남에 들어와 각종 지원. 교육을 해주고 있는 편인데 


아이들을 위한 급식 시작과 주방 개선은 어떻게 보면 


지하철이나 빌딩 하나 더 만들어주는 것 보다 더 중요한 일이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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