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상 / / 2018. 10. 27. 07:00

외국인 남친이 무서워 하는 한국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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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낭에 살기 시작하면서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많이 놀러왔어요. 


다들 여유되는 시간이 다르니까 시간 차를 두고 따로따로들 왔죠. 


그 중에서 저희 이모가 오신적이 있는데 


이모가 혼자 오시기는 그렇고, 지인분 중에 시간이 되는 분이 계셔서 


친구분이랑 두 분이 오셨어요. 


공항에 마중나가서 친구 분 얼굴을 뵈니 저도 어릴 때 몇 번 뵌 적이 있는 분이더라구요. 


두 분을 집에 모시고 와서 손님용 방을 드리고 투어를 도와드렸어요. 


워낙 심성 좋으시고 예의 있으신 분들이라 혹여나 저랑 거너씨한테 폐가 되진 않을까 


굉장히 신경쓰시는 분들인데, 


정서가 달라서 거너씨가 좀 무서워 했어요 ㅎㅎㅎㅎ 


이모랑 이모 친구분들은 워낙 살림의 대가들이라 어떻게 집안을 관리하는지 


어떻게 청소하고 요리하는지 도가 튼 분들이니 


엉망진창 살림하는 제 집을 보고 해주고 싶은게 많으셨던거에요. 


그래서 손님인데도 아침 일찍 일어나셔서 밥 챙겨주고 집안 청소까지 해주고 


안 해도 될 것들은 엄청 나서서 해주셨어요. 


저야 솔직히 이 큰 집 관리하는거 되게 힘들어했던 사람이라 이모가 와서 이것저것 챙겨주니 좋았지만 


거너씨 정서에서 본인들 살림에 양해 없이 손을 대는 게 미국에선 흔한 일이 아닌 건지 굉장히 당황하더라구요. 


그게 청소가 됐든 요리가 됐든. 


손님으로 오신 분들인데 집안일을 해주시려고 하니 부담도 됐구요. 


거너씨는 스무살 때 부터 나가서 혼자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왔던 사람이라


제가 잔소리하는 것도 엄청 싫어하는데 


이모랑 친구분이 경험자로서 주려는 조언을 본인 생활방식의 간섭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난감해 했어요 :)


예의바른 친구라 싫은 티 안 내고 얘하면 잘 들었는데 저는 표정을 보니 알겠더라구요 불편해하는게 ㅎㅎ


또 이모와 친구분이 호의를 가지고 하는 행동인데 좀 표현 방식이 거칠어서 거너씨가 무서워했어요 ㅋㅋ


거너씨가 설거지를 하려고 싱크대 앞에 섰는데 이모들이 됐다면서 본인들이 하시겠다고 거너씨를 밀어냈거든요. 


이모들 입장에서는 저희한테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그런 작은 집안일은 다 해주고 싶어하셨던건데 


왜 우리 한국 아줌마들 표현 방식 있잖아요. 


"저리가! 하지마! 설거지 내가 해. 가! 가!" 이렇게 좀 거칠게 밀어내고 목소리도 크니까 


거너씨는 이모들이 좋은 의도로 말한 걸 알면서도 무서워하더라구요 ㅋㅋ 


특히 이모 친구분이 수다쟁이에 표현 방식이 세서 


거너씨가 되도록 그 분 가까이에 앉는 걸 피하는게 느껴지더라는ㅎㅎ 


거너씨가 한국에 있을 때 저희 엄마도 만나보고, 한국 아주머니들과 교류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같이 지내보고 겪어보는 일은 처음인거죠. 


이모 친구분이 한국에 돌아와서 집 구하기 힘들면 본인 집에 방 남는다고 그냥 있어도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첫 날에는 거너씨가 아 감사하다고 좋다고 했다가 


나중에 그 분들 가실 때 되니 저한테 한국 가도 저 분 집에서 못 묵겠다고 ㅋㅋㅋㅋㅋ 


이렇게 거너씨가 한국 아줌마 스타일을 무서워할 줄은 몰랐네요. 


거너씨 반응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ㅎㅎ 


저도 나중에 나이들면 저렇게 바뀔 지도 모른다고 하니 기겁하네요 ㅋㅋ 


거너씨가 봐왔던 미국 아줌마 스타일은 어떻길래 그럴까요. 


가끔 이럴 때 문화 차이랄까 정서 차이랄까 좀 느끼게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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