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뉴스 / / 2022. 1. 21. 13:12

스토브리그에서 볼 수 있는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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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 Stove League)는 야구가 끝난 비시즌 시기에 팀의 전력 보강을 위해 선수영입, 연봉협상을 하는 걸 지칭하는 말입니다. 

 

때문에 야구 선수보다 야구단을 이끄는 프런트라 불리는 스포츠팀 운영조직이 바빠질 수 밖에 없는데, 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만든 드라마가 있습니다. 

드라마 스토브리그 

SBS에서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까지 방영됐던 드라마로, 제목도 '스토브리그'입니다. 

 

메인이 선수가 아닌 프런트이기때문에, 다른 스포츠 드라마와 달리 선수가 메인이 아니라는 게 큰 차이점입니다. 

 

스포츠 드라마인척 하는 오피스 드라마라고 할까요 ㅎㅎ 

 

어쨌든 공식적으로는 스포츠 드라마라고 나왔고, 초반에는 낮은 시청률이었지만 최종회에서 수도권 시청률이 20%가 나오며, 스포츠 드라마로서는 역대 최고 흥행기록이라 할 만한 성적이 나왔습니다. 

 

성공한 스포츠 드라마하면 90년도에 나왔던 '마지막 승부'외에 딱히 떠오르는 게 없을 정도로 스포츠 드라마는 흥행이 안 된다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스토브리그가 그걸 깨부셨습니다. 

 

스포츠 단장 백승수를 연기한 남궁민은 이 드라마로 연기 대상까지 수상했습니다. 

스토브리그로 대상 받은 남궁민

저는 여기서 이 백단장 캐릭터가 매우 인상깊었는데, 일반적으로 떠올리던 리더로서의 성격과는 매우 다른 캐릭터였지만,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된 리더였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었습니다. 

 

백단장은 굉장히 차갑고 냉철한 리더십을 보여줍니다. 

 

그가 맡은 야구단 선수들과 직원들에게 그닥 관심과 애정어린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고, 그들과 좋은 관계로 지내보려는 노력도 하지 않습니다. 

 

그냥 각자 맡은 자기 역할에 충실하기를 바랍니다. 

 

스토브리그에서 명대사, 명장면으로 불리는 것들이 많이 있지만, 그 중 몇 개의 백단장의 대사들을 살펴보면, 

백승수 단장

" 성실하든 말든 좋은 귀감 못됩니다. 열심히 하고 성적도 좋고 이런게 좋은 귀감이 되죠."

 

" 믿음으로 일을 하는 거 아닙니다. 각자 잘하자는 겁니다."

 

" 저는 휴머니스트랑은 일 안 합니다."

 

"각자가 가진 무기 가지고 싸우는건데 핑계 대기 시작하면 똑같은 상황에서 또 지게 됩니다."

 

" 전 제 밥줄 걸고 책임져요."

 

등등의 발언을 했습니다. 

 

대사에서 보이다시피 인간미없어 보이는 이 말들이 더 진실되게 와닿았습니다. 

 

드라마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백단장은 그저 인간적 의리와 선의를 믿고 기대하는 것 보다, 객관적인 근거로 판단하고 조직의 성과를 제일 중요시 합니다.

드림즈

여기서 나오는 야구단이 만년 꼴찌에 썩어 고인 집단이라서 많은 갈등을 겪는 게 아니라, 여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문제 있는 집단이며, 그렇기 때문에 직접 보거나 겪어본 인간군들이 많이 나옵니다. 

 

백단장은 그걸 의리와 선의, 설득으로 사람의 마음을 돌리고 해결하는 게 아니라, 일단 그 조직을 깨부수면서 일을 시작합니다. 

 

물론 기존 세력으로 인해 엄청난 반대에 부딪히고 욕을 먹지만, 그런건 그냥 아랑곳 하지 않고 조직의 성과와 목표를 위해 거침없이 돌진하며, 결국 그의 전략대로 드림즈 야구팀은 강해집니다. 

 

겉으로만 보면 만년 꼴찌 야구팀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거쳐 강한팀이 되는 일반적인 스토리 같지만, 백단장 같은 캐릭터가 있기 때문에 그 과정은 결코 일반적이지도 달콤하지도 않습니다. 

 

소년 드라마가 아니기 때문에, 결코 순수하지만은 않은 선수와 프런트 구성원들의 적나라한 밑바닥도 보여줍니다. 

스토브리그 백단장

백단장은 그들이 옳은 사람으로 돌아서게 해 활용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들을 잘라내고 목표한 조직의 성과를 위해 움직입니다. 

 

세상엔 여러 종류의 리더들이 있고, 어떤 리더십이 맞다 틀리다라고 할 순 없지만, 저는 이런 백단장 같은 리더십도 조직을 위해서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일로 모인 집단은, 성과를 내고 생활을 할 수 있는 이익이 생겨야 오래 갈 수 있는데, 구성원 한 명 한 명과 친밀함을 쌓고 끈끈한 우정으로 함께 가는 리더보다, 인간미는 없지만 조직을 위해 솔선수범하는 리더가 이런 목적에 부합할 것 같거든요. 

 

대단한 이상향과 비젼을 가지고 회사에 다니는 사람보다, 오히려 그냥 돈 벌려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회사에 오래 남아있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저는 한 때 백단장보다는 그와 반대되는 리더형이었기에, 백단장과 같은 리더십을 일찍이 배울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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