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이탈을 경험하고 싶다면 고스트 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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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매운 거 잘만 먹었는데, 언제부턴가 위가 약해지고 몸이 좀 예민해지더니 매운 걸 잘 못 먹게됐어요. 

 

한국인이기에 당연히 외국인들보다야 잘 먹는데, 신라면이나 김치요리, 탕요리 등의 일반적인 매운 음식은 괜찮지만, 한국에서도 맵기로 유명한 엽떡이나 불닭, 낙지 볶음 같은 걸 잘 못 먹습니다. 

 

마라 종류의 음식이 유행할 때도 잘 먹지 않았어요. 

 

불닭볶음면과 마라탕은 두 번씩 밖에 안 먹어봤습니다 

 

매운 걸 잘 못 먹으니 무서워서 계속 피하다가, 친구들과 같이 먹을 때 먹게 됐는데, 맛있게 잘 먹지만 거의 눈물 콧물 흘리면서 먹어요 ㅎㅎ 

 

낙지볶음은 많이 좋아해서 그냥 매워도 먹지만, 화장실 왔다갔다 하면서 먹고요 -0-;; 

 

그러니 한국인치고 얼마나 매운 맛에 약한지 이 정도 설명이면 아실 것 같아요. 

 

집에서도 한국 요리 할 때 고춧가루는 레시피보다 조금 덜 넣을 때가 많은데, 한동안 매운 걸 안 먹어서 그런지 요즘 엄청 땡기더라고요. 

 

특히 떡볶이가!  떡볶이는 뭐.. 한국인의 사랑이죠 ㅎㅎ 

 

집에 떡이 없어 떡볶이를 만들 수 없어서, 대신 다른 대체품이라도 찾을 생각에 거너씨한테 미국에서 제일 매운 요리가 뭔지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고스트 페퍼'라는 답변이 돌아왔네요. 

 

고스트 페퍼는 처음 들어본 이름이에요. 

 

이름 자체에 고스트가 들어가 있으니 섬뜩할 정도로 맵다는 의미인가? 

 

식재료 말고, 요리 중에 제일 매운 거는 뭐냐고 하니 '고스트 페퍼로 만든 핫치킨'이라며 ㅎㅎ

 

이 정도면 미국 내에서 고스트 페퍼라는 게 매운 음식의 최고봉을 차지하고 있나봐요. 

 

궁금해서 알아봤어요. 

 

고스트 페퍼  

고스트 페퍼는 이렇게 생겼어요. 

 

겉면은 좀 짜글짜글하고 작지만 앙칼지게 생겼죠. 

 

고추 종류 중에서 잘 몰라도 겉면이 좀 짜글짜글하고 작은 건 조심하셔야 돼요. 

 

대부분 어마어마하게 매운 아이들입니다. 

 

맛보지 않아도 고스트 페퍼 사진을 보는 순간, 이 아이는 뭔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아이구나 하는 게 느껴졌어요. 

 

본래 공식 명칭은 Naga Jolokia라고 하는 것 같은데, 미국에서는 대부분 고스트 페퍼라고 불러요. 

 

이렇게 부르게 된 이유는, 영혼이 몸을 빠져나가는 유체이탈을 경험할 정도로 맵기 때문이에요. 

 

공포영화 뺨치는 작명 이유입니다. 

 

이게 어느정도로 맵냐면, 불닭볶음면의 2배 맵기라는 핵불닭볶음면 보다는 매워요. 

 

핵불닭볶음면 

그리고 맵기로 결코 만만치 않은 하바네로라는 고추가 있는데, 한국에도 하바네로 라면도 나왔었어요. 

 

그것보다도 최소 3배는 더 맵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출시된 하바네로 라면 

어느 정도인지 약간 감이 오실 것 같나요? 

 

한국의 청양고추는 맵더라도 좀 알싸하면서 칼칼하고 맛이 있잖아요? 

 

저도 청양고추는 못 먹어도 청양고추를 넣어 만든 국물은 좋아해요. 

 

맛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고스트페퍼는 특별한 맛이 있다기보다는 그냥 맵기만 한 고추예요. 

 

고스트페퍼라고 해서 다 맵기가 똑같은 건 아니고 방글라데시에서 재배되는 고스트페퍼가 최고봉으로 맵다고 합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기후가 달라서 유체이탈을 할 정도의 맵기는 아닌데, 방글라데시의 기후가 캡사이신을 끌어올리는 기후인가봐요. 

 

아주 오래 전 방송에서 연예인들한테 고스트 페퍼를 맛 보게 한 적이 있어요. 

 

남자 아이돌들 데려다가 촬영한건데, 대부분 조금 맛 봤는데도 울고 난리가 나고 비명까지 질러댔어요. 

 

너무 매워 위경련, 정신착란, 쇼크 등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 하는데, 실제로 미국에서는 이거 먹고 사람들이 단체로 실신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나라에서 금지 식품으로 정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 

 

그런데도 매운 맛에 집착하는 매니아들은 있고, 그들을 위해 이 고추로 소스를 만들어 파는 곳도 있어요. 

고스트 페퍼로 만든 DEATH SAUCE

핫소스의 일종이라고는 하지만 일명 죽음의 소스, Death sauce라고 불리는 소스예요. 

 

도대체 이걸 왜 사 먹는지 모르겠어요. 

 

온라인 판매처가 여러곳 있는데 어떤 곳에서는 매진까지 되어있네요. 

 

핫소스로 만들었다고 해서, 피자에 핫소스 뿌려먹을 때 처럼 그렇게 뿌려먹으면 응급실에 실려갈 수도 있씁니다. 

 

절대적으로 소량만 음식에 발라 섭치해야지, 습관대로 먹었다가 유체이탈을 넘어, 영원히 영혼이 돌아오지 않을 수 있는 것이지요. 

 

인도에서는 고스트 페퍼를 사용해서 최루탄도 만듭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거의 살상무기 수준. 

 

지금까지 제일 매운 고추는 멕시코의 그 쪼끄만한 고추인 줄 알았는데, 그보다 더 한게 있었네요. 

 

사실 자꾸 사람들이 품종개량을 해서 더 매운 고추를 만들고 있는데, 음식을 만들자는건지, 전쟁용 무기를 만드는 건지 모르겠네요; 

 

제가 이렇게까지 얘기했는데도 그 맵기를 시험해보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하나 추천드리자면, 신세계 푸드에서 말레이시아와 합작해서 만든 라면이 있어요. 

고스트 페퍼 한국 라면 

본래 한국에 출시할 목적으로 만들었다기보다 동남아 출시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유튜버들 때문인건지 인기가 좋아서 한국에서도 구매할 수 있게 나왔죠. 

 

이 라면이 고스트페퍼로 만든 '대박라면'인데, 국내 라면 중 가장 매운 라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ㅎㅎ 

 

매운 것좀 먹는다 하시는 분들은 시도해보고 싶은 욕구가 강할 것 같아요. 

 

시도해보기 전에 꼭 위약 챙기시고, 물 잔뜩 갖다 두고 드시길! 

 

'대박라면' 끝까지 다 드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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