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재래시장 느낌의 미국 벼룩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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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옆 동네에는 모빌 (Mobile)이라고 불리는 큰 도시가 있어요. 

 

앨리바마 주 내에서 나름 큰 도시 중에 하나예요. 

 

지도에 프리마켓 (Flea Market)을 쳐보면 여러 군데가 나오는데, 그 중 주말에 열리는 곳으로, 그리고 나름 규모가 있어 보이는 곳으로 구경 다녀왔어요. 

 

테네시 주에 살 때는 핸드메이드 제품 위주로 판매하는 크래프트 마켓이나 그런 곳은 다녀와 봤는데, 주말마다 열리는 프리마켓에 가보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옆 동네라고 해도 약 1시간 가까이 운전하고 간 것 같아요. 

 

넓직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고, 그 앞에 이렇게 오픈되어 있는 구조물들이 여러개 있더라고요. 

 

나무 기둥과 컨테이너 재질로 지어진 지붕 같은 건물이랄까. 

 

그리고 그 앞에 나무 가판대도 여러개 놓여져있고요. 

 

건물은 엄청 크고 길었는데, 지붕에 A부터 D까지 적혀있었어요. 

 

구역을 표시하는 것 같습니다. 

 

벼룩시장답게 없는 게 빼고 다 있어요. 

 

제일 먼저 옷이랑 신발류가 보였는데, 보통 작업자들이 입는 형광색 조키랑 전신 유니폼도 팔고 있었습니다. 

 

약간 사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전에 한 유튜버가 형광옷을 입고 다니면 관계자처럼 보여서 어디든 그냥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며 실험을 해본 적이 있는데, 실제로 그랬었거든요 ㅎㅎ 

 

그걸 보고 괜히 혹해서 살 뻔했지요. 

 

9시나 10시 정보부터 개장을 하는데, 저희가 좀 이른 시간에 가서 그런지 이제 막 가게를 열기 시작한 모습이었어요. 

 

주말에만 여는 벼룩시장으로 알고 있었는데, 좀 갖춰진 가게의 모습을 하고 있는 곳도 보이는 걸 보니, 평소에도 여기에 오픈하는 가게들이 있는 모양이에요. 

 

밖에서 봤을 때는 건물이 되게 허술해 보였는데, 안으로 들어오니 나름 칸칸이 충분히 가게가 나누어져 있고, 아직 오픈 안 한 곳은 철문으로 제대로 막아놨어요. 

 

이 벼룩시장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던 건, 시장 내에 작은 동물원이 있다는 거에요. 

 

Petting Zoo라고 불리는 건, 아이들이 직접 동물을 만져보고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해 볼 수 있는 곳으로, 공격성 없는 위험하지 않은 동물 위주로 데려다 놓은 장소예요. 

 

그걸 벼룩시장 내에 간이 형식으로 만들어놨더라고요. 

 

한 명당 2.50달러씩 내면 동물 만지는 체험을 해 볼 수 있게요. 

저는 하지 않았기에 입구쪽에서 어떤 동물들이 있나 구경만 좀 해봤는데, 샤워를 해서 하얗게 빛나는 양과 조랑말, 토끼, 작은 소 등등의 동물이 있었어요. 

 

이런 체험은 주로 아이들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일부러 크기가 작은 아이들 위주로 데려다 놓은 것 같아요. 

 

아마 근처 어디서 동물 농장 같은걸 하고 계신 분인 것 같은데, 주말마다 벼룩 시장 열릴 때, 몇 마리 데리고 와서 이런 공간을 만드는 거겠죠. 

 

한 쪽에서는 동물 분양도 하고 있는데, 앵무새나 햄스터처럼 흔히 집에서 키우는 동물들도 있었고, 

 

특이하게 난쟁이 염소라고 불리는 동물도 분양하고 있었어요. 

 

난쟁이 염소는 위 사진의 오른 쪽에 있는 동물인데, 다 성장해도 많이 커지지 않는 그런 염소예요. 

 

그래서 집에서 반려견처럼 키우는 사람들도 있나봅니다. 

 

철장 안에 다들 갇혀있는게 너무 불쌍하기도 하고, 특히 난쟁이 염소가 더 불쌍해보이고 귀여워서 하마터면 입양할 뻔했어요... 

 

200불에 입양 가능이라고 써 있었는데, 키울 자신도 없으면서 일단 데려가서 저 철장에서 풀어주고 싶었죠. 

 

어릴 때 모를 때는 마냥 동물 보면 귀여워보였는데, 지금은 좁은 공간에 갇혀서 팔리기만 기다리는 애들을 보면 그저 안타깝습니다. 

 

여기는 그 자리에서 즉시 원하는 그래피티 작품을 만들어 주는 곳이에요. 

 

티셔츠나 벽에 걸 장식품을 원할 때, 여기에 의뢰를 해주면, 형형색색의 스프레이를 뿌리면서 작업을 해주시더라고요. 

 

이런 재주가 없어서 손재주가 있는 분들 보면 신기해서 멍하니 보게 되요. 

 

그런데 스프레이 냄새가 좀 독해서 오래 있을 수는 없었어요. 

 

벼룩시장 하면 역시 먹을 게 빠질 수 없겠죠. 

 

핫도그나 치즈 나쵸같은 전형적인 미국 간식을 파는 곳도 있지만, 저희가 선택한 건 구운 땅콩이에요. 

 

땅콩을 까지 않고 원형 그대로 소금을 넣거 볶아내거나, 약간 매운 양념을 쳐서 구워내거나 해서 파는 간식이에요. 

 

거너씨가 견과류를 좋아해서 소금쳐서 구워낸 땅콩을 3달러 주고 산 후에 까먹으면서 걸어다녔어요 

제가 이 벼룩시장에서 쇼핑을 한 곳도 채소.과일류를 파는 코너예요. 

 

일반 마트보다 가격이 꽤 저렴했고, 일반 마트에서 보기 힘든 채소들을 팔더라구요. 

 

특히 귤을 미국에서 본 게 여기가 처음이에요. 

 

낑깡도 있었어요. 

 

한국에서 겨울철에 귤을 많이 먹는데, 여기서는 이상하게 귤을 별로 볼 수 없어서 없나보다 했어요. 

 

그런데 벼룩시장에 오니 귤 바구니를 볼 수 있었네요. 

 

별로 비싸지도 않고, 귤이 잘 익어서 사 먹었더니 너무 꿀맛이었어요. 

 

귤, 아보카도, 파프리카, 그리고 석류를 샀어요. 

 

석류는 직접 사서 까먹어 본 적이 없어서, 사실 지금도 어떻게 까는지 몰라 냉장고에 넣어뒀어요. 

 

궁금해서 사 봤는데, 석류까는 법 검색해보고 먹어보려고 합니다. 

 

인형과 작은 인테리어 소품을 파는 가게, 금은 보석류, 주방기구, 오토바이 등 그냥 큰 대형 마트와 견주어도 물건 종류로는 뒤지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벼룩시장과는 좀 이미지가 달랐죠. 

 

예쁘고 아기자기한 벼룩시장 생각했는데 ㅋㅋㅋ 실제로는 동남아 여행가서 야시장 갔을 때 모습이랑 약간 비슷했어요. 

 

시멘트 위에 지붕 세워놓고 가게 차린 것도 그렇고, 나무 가판 위에 물건 올려놓은 것도 그렇고, 약간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가 동남아 재래시장과 닮았달까요 ㅋㅋ 

 

동남아와 다른 건 여기는 춥다는 거? ㅎㅎ 

 

그래도 식재료가 저렴하다는 건 엄청 마음에 들었습니다. 

 

거리가 있어 또 갈지 모르겠지만, 사온 귤이 다 떨어지면 생각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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