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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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국에서 사는 곳은 부천이에요. 

그런데 얼마 전에 일본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서 와서 부천을 엄청 돌아다닌 확진자가 나왔죠. 

그 사람들이 돌아다닌 경로를 보면 저희 동네도 포함되어 있어서 부모님이 밖에를 못 나가고 꼼짝 없이 집에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서울이 아니라서 좀 괜찮은 줄 알았더니 이제 안전 지대는 없나봐요. 

바이러스에 걸린 중국사람들도 한편으론 불쌍하게 느껴지지만 바이러스를 가지고 한국으로 들어왔다는 점에 화가 나기도 하고, 그걸 제대로 통제 못하고 있는 정책을 보면 더 화가 나네요. 

한국도 중국인들이 마스크를 싹 쓸어가서 마스크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말에 미국에서 사서 갖고 들어가려고 했어요. 

가족들 것까지 해서 좀 충분히 가져갈 생각에, 인터넷 뒤졌는데... 저와 같은 사람이 많은가봐요. 

일반 마스크 말고 좀 괜찮은 마스크를 구하려고 하니까 여기도 품절이 많았어요. 

아니면 한국 만큼이나 마스크 가격 폭등했구요. 

빨리 받을 수 있는 건 돈을 많이 내야 했고, 적당한 가격에 받을 수 있는 건 배송기간이 무슨 2주 걸리던데요? 

미국에서도 독감이 유행하고 있어서 그것 때문에 그런건지, 혹은 저처럼 아시아 사람들이 미국 쇼핑몰을 통해 해외 배송을 시키던지 하는 것 같아요. 

당연히 여기서는 쉽게 구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였습니다. 

결국 온라인 구매는 포기하고 오프라인 구매를 하려고 상점 투어를 했어요. 

함께 한 친구는 여기 와서 처음 사귄 친군데, 거너씨 친구의 아내로 필리핀에서 온 친구에요. 

아시아인, 도시 출신, 미국인과의 결혼, 성격 등등 비슷한 게 많아서 아주 빨리 친해졌어요. 

늦게 소개시켜준 거너씨와 그의 친구에게 확 날 정도로 ㅎㅎ 

Jan이라는 친군데 필리핀 도심에서 살다가 갑자기 시골로 오니까 외롭기도 하고 또래가 없어서 정말 힘들었대요. 

현재 이 친구는 미국에 온 지 2년정도 됐고 현재는 임신초기예요. 

나라는 다르지만 같은 아시아 문화권에서 와서 공통점도 많아 같이 미국 흉도 자주 보는데 ㅎㅎ 주로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도심에 있다가 시골에 와서 불편한 점이라든가, 미국 음식 불평, 비슷한 또래 만나기가 힘들다는 것 등으로 하소연을 하죠. 

Jan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남편도 같은 종교를 갖고 있고 온라인에서 만나서 2년 연애 후에 결혼 후 미국으로 왔어요. 교회에 가면 필리핀 사람들도 만날 수 있지만 다들 연장자라 또래가 없어서 참 심심했대요. 

이 친구는 사실 변호사로, 8년간 힘들게 공부해서 막 변호사 자격증을 땄는데 미국인 남편과 결혼 후 미국으로 오게 되서 현재는 법과 전혀 관련 없는 곳에서 사무직을 하고 있어요. 

본인은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가서 자기 법무소를 열고 싶어해요. 열심히 노력해서 변호사라는 프라이드를 만들었는데, 결혼과 동시에 그 노력이 전부 사라졌으니까요. 

근데 Jan남편이 낯선 곳, 도전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라 필리핀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여요. 

남편이 정말 좋은 사람이긴 한데 한편으로는 아내가 자기 꿈을 펼칠 수 있게 지원을 잘 못 해주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합니다. 

무튼 이런 배경을 가지고 있는 친구라 어디 터놓을 대도 마땅치 않았는데 저를 만나게 됐고, 저도 이 친구를 만나게 되서 참 든든해요. 

다시 한국으로 갔다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지만 돌아오면 만날 사람이 늘어서 너무 좋아요. 

툴라호마라는 지역으로 가서 마스크 쇼핑 전에 배부터 채웠습니다. 

딱 한 조각씩만 시켰는데 사이즈가 어마어마해요 ㅎㅎ 

옆에 핸드폰을 두고 찍으니까 그 크기가 더 실감나죠. 폰 사이즈의 3~4배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저는 한 조각이 아니라 한 끼라고 부르고 싶어요 ㅋㅋㅋ 

밥 먹고 마스크를 사러 간 곳은 HARBOR FREIGHT라는 곳이에요. 

여기는 일반 마트가 아니라 공구 마트 체인점입니다. 

집에 공구점을 차려도 될만큼 필요한 모든 공구를 팔아요. 

공구의 '공'짜도 모르는 저는 도대체 어디에 쓰이는 물건인지 알 수 없는 것들 천지죠. 

미국은 땅덩이가 넓어서 수리공을 부르기도 힘들고 수리점 가기도 머니까 다들 공구 몇 개쯤은 집에다 두고 뭐 고칠 때 알아서들 하는 것 같아요.

미국 살려면 반 엔지니어가 되는 게 좋을 듯 ㅎㅎ

아이언맨 마스크처럼 생긴 이건 웰딩할 때 쓰는 마스크예요. 

마트에서 웰딩 마스크 파는 걸 처음 봐서 찍었어요. 

거너씨한테 웰딩 해본 적 있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고등학교 때 그 수업을 들어서 해본 적이 있대요. 

여기 고등학교는 무엇을 가르치는건가 ㅋㅋㅋㅋ 

자동 톱들입니다. 무시무시하게 생겼어요. 나무 자를 때 쓰는 건가.. 그냥 모든 걸 다 잘라버릴 것 같은데..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이런 톱을 집에 두고 쓰실지 모르겠지만 집에 이런 게 있다면 무기가 따로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진짜 무기는 여기 있는데요. 모형 아니고 진짜 도끼들이에요. 나무 벨 때 쓰는 ㅎㅎ 아래에는 해머들이 있구요. 

진짜 쇳덩이라서 왠만한 근육으로는 들기 힘들더라고요... 전 하나 꺼내질 못 하겠어요. 

공포영화에 나오는 도끼들이 이것들인데 실제 보니 더 무서웠어요. 

이런 걸로 생명체 하나 저 세상 보내는 건 일도 아닐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공구상이지만 심지어 이런 것도 있네요. 

뭔지 아시나요? 무거운 차량 엔진 같은거 들어올릴 때 쓰는 기중기 비슷한 거.. 

한국의 공구상에 가도 이런 걸 쉽게 볼 수 있나요? 

미국 마트는 참 재미있네요.... ;; ㅎㅎ 

마스크 사러 공구상에 온 게 이상하죠? 

다른 일반 상점에서 좋은 마스크를 구할 수 없어서 여기까지 왔어요. 

공구들을 다룰 때 각종 먼지가 발생하고 또 페이트 칠 할 때 몸에 나쁜 화학 호르몬들이 뿜어져 나오잖아요?

그래서 공구점에는 그런 것들을 방지할 수 있는 마스크도 함께 팔고 있어요. 

비교적 괜찮은 마스크 구매가 가능합니다. 

짜라~~ 이렇게 마스크 코너가 있어요. 

군대에서 화생방 할 때 쓸 것 같은 마스크 부터 일반 마스크도 있는데 다 질이 좋고, 특히 제가 산 건 N95라는 마스큰데, 이게 다른 것들보다 바이러스나 병균 막기에 좋다해서 샀어요. 

일단 걸려있는 건 다 담았는데 그래봤자 13개. 하나에 2장씩 들어있으니까 엄청 많이 산 건 아니에요. 

이거에, 기능 약한 일반 마스크 50매 들어있는 거 한 통 이렇게해서 전부 4만 5천원 가량에 샀어요. 

엄청 싼 건 아니지만 가격 하늘 끝까지 올라간 다른 마스크들에 비하면 적당한 가격이죠. 

또 미국에서도 지금 좋은 마스크 싸게 구하기가 힘든 시점에 이렇게 일단 사기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있는 지역은 사실 독감, 바이러스로부터 아직까지는 안전한 시골지역인데, 같이 간 친구도 마스크를 몇 개 구매했어요. 

임신중이기도 하고 남편이 늘 걱정을 달고 사는 사람이라 아직 아무일도 없는데도 미리 마스크를 사들여서 준비하더라고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서. 

부디 이 시골까지 바이러스가 퍼지기 전에 하루 빨리 마무리가 되길 바라지만요. 

 

마스크 쇼핑 후에 기분 전환으로 2달러짜리 복권을 긁었는데, 소소한 금액이지만 당첨이 됐어요 ㅎㅎ 

번호 맞추는 복권은 비싸서 안 사고 그냥 동전으로 긁는 저렴한거 5장 샀거든요? 그 중 하나가 25달러 받을 수 있는 그림이 나왔어요 ㅎㅎ 

뭐 복권 사고 디저트 사먹고 한 돈 비교하면 얼마 안 되긴 하지만 이런 소소한 행운이 있어서 또 기분 좋게 보낼 수 있네요. 

베트남에서도 이사간 주에 카지노에서 600불 땄었는데 왠지 전 이런 소소한 운이 따르나봐요 ㅋㅋㅋㅋㅋ 

믿고 한 번 크게 질렀다가 재산 탕진할까 무섭네요 ㅋㅋ 

무튼 모두 마스크 부족 사태 없이 잘 준비하시길 바래요. 

하루하루 한국에서도 다른 곳에서도 감염자가 늘고 있어 걱정이네요. 

준비 단디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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