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상 / / 2019. 8. 21. 07:00

종로3가 한복집 금제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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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처음으로 한복을 맞췄습니다. 


어릴 때 명절이라고 부모님이 사주셨던 한복은 노란 저고리에 자홍색 치마 깔맞춤 한복이었는데, 


맞춘건 아니고 기존에 만들어져있던걸 사주신 거였어요. 


그 외에 한복 입을 일이 많진 않았지만, 제가 졸업한 초등학교가 좀 유별나서 졸업식 때 한복을 입고 가야했는데 


그때는 이미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갔는데 오로지 졸업식 때문에 가야해서 한복을 부랴부랴 빌려 입고 갔었죠. 


남들도 그렇겠지만 이후로 한복 입을 일이 도통 없었는데, 


이번에 결혼식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한복을 입고 싶었고, 


또 나중에 미국 갈 때 한 벌 가져가서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 입으면 좋겠다 싶어서 새로 맞추기로 했어요. 


저희 엄마는 부모님 일 특성상 몇 년에 한 번씩 한복 입을 일이 많이 있었지만, 


늘 렌트하고 단 한 번을 안 사셨었는데 종로에서 한복을 맞추면 빌리는거나 사는거나 


가격이 많이 차이 나지 않아서 그냥 같이 맞춰 사게 됐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종로3가역 광장시장 있는 쪽으로 가면, 


혼수 전문으로 하는 한복집이 있어요. 



광장시장 바로 옆에 있는 곳이라 엄청 가까워요. 


2층에 있는데, 계단을 열심히 올라가면 엄청 많은 한복집이 나와요



남대문, 동대문 시장처럼 수십개의 한복집이 함께 몰려 있는 곳입니다. 


여기에 소개 받은 한복집이 있어 이쪽으로 간건데, 굳이 소개받은 집이 없더라도 한복 맞추실 때는 


이쪽으로 가는게 여러 한복들을 둘러보고 괜찮은 가격에 고를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저는 '금제실크'라는 집으로 갔어요. 


보통 9시 반정도에 문을 열고 오후 6시쯤 닫습니다. 


부부와 아드님이 함께 하는 한복집 같아요. 



맞춤으로 하는 집이다 보니 만들어져 있는 한복보다는 한복 옷감을 훨씬 많이 갖추고 있죠. 


디자인은 책자로 고르고 옷감 위주로 여기서 고르니까요. 



이 분이 주 담당 사장님이신데, 한복만 35년하셨대요. 


그래서 단골들이 꽤 있어 저처럼 소개소개로 오는 것 같아요. 



먼저 어떤 한복을 하면 좋을지 감이 잘 안 오기 때문에, 책자를 보면서 


본인에게 어울릴만한 색상과 디자인을 봅니다. 


저는 파스텔톤을 좋아해서 사진 속 책자의 왼쪽에 있는 한복 색으로 골랐어요. 


완전히 똑같진 않아도 이런 식으로 위 아래 매치하는 게 어울릴 것 같아서요. 



여느 옷집들처럼 원단 샘플들은 사장님이 다 가지고 계시니 그런걸 직접 보고 참고하셔도 되고, 



아니면 색을 고르면 그 색에 맞는 원단을 직접 꺼내 보여주세요. 


저 분홍색을 치마색으로 골랐고, 스란이라고 치마 밑에 한 겹 더 짧게 


다른 색이 삐져나오게 하는 게 있는데 그건 회색 비슷한 걸로 골랐어요. 


그리고 저고리는 왼쪽에 있는 톤으로 팔뚝은 흰색, 몸통은 노란색, 저고리는 연두색. 이렇게요. 



색을 고른 후에는 저고리나 치마에 넣을 무늬 등을 여기서 볼 수 있어요. 


보통 손목 쪽에 포인트를 주기 위해 이런 무늬를 많이들 넣습니다. 


저는 화려한 한복은 아니고 그냥 기본 한복을 맞췄지만 너무 무늬가 없으면 밋밋할 거 같아서 소매쪽을 골랐어요. 


만드는 건 급한 경우에는 2~3일 안에도 만들어준다고 하는데, 


아직 시간이 넉넉한지라 약 한 달 뒤에 찾으러 갔어요. 추석도 껴 있어서. 



이게 한복집 가서 완성본 입어본 어머니 한복이에요. 


저희 어머니는 보라색계열로 고르셨어요. 


저고리 위에 꽃 장식, 소매장식, 그리고 치마 밑에 스란 있습니다. 



저도 갔을 때 한복 입어봤는데 팔길이가 실수로 잘 못 나와서 나중에 다시 저고리만 다시 받았어요. 


골랐던색 대로 잘 나왔어요. 


몸통은 노란색인데 햇빛 때문에 사진에선 잘 안 보이네요. 



치마 밑에 이 연회색이라고 해야 나... 저 다른 색이 스란이구요. 


치마 밑에 다른 색이 하나 더 있으니 입었을 때 확실히 더 예뻐요 



옷깃 옆에 꽃도 하나 달아주셨네요~



소매에 달린 무늬도 제가 고른거에요. 


한복집 사장님 추천 중에서 무난한거 골라서 달았어요 



치마도 아무 무늬 없으면 심심해서 이렇게 꽃 모양 무늬가 군데 군데 박혀있습니다. 


아주 화려한 한복은 아니지만, 기본적인거에 포인트만 딱딱 준 한복이에요. 


물론 속저고리, 속치마, 속바지, 가방, 버선, 신발 다 포함되어 나오고 노리개도 줍니다. 


겨울에 입을 때는 속치마, 속저고리까지 입는게 좋겠지만 비치는게 아니기 때문에 


여름에는 그냥 바로 겉옷인 저고리, 치마만 입으셔도 상관없어요. 


이렇게 두 개 세트로 해서 70만원 좀 넘게 준 것 같아요. 


한 벌당 35만원정도. 


거너씨 어머니도 한복을 맞추기로 했는데, 한국에 늦게 들어오시는지라 


어쩔 수 없이 결혼식이 있는 그 주에 2~3일안에 만들어달라고 했어요;; 


워낙 오래하신 베테랑들이니 알아서 깔끔하게 잘 만들어주신 것 같네요. 


실제 이 한복을 입을 식 날 잘 어울렸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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