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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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싱가포르 결혼식을 다녀온 일에 대해 포스팅하려고 해요. 


저한테는 어머니는 한국인, 아버지는 싱가폴리안인 친구가 한 명 있는데, 


이 친구가 외가쪽이 한국이다보니 한국에 자주 오다가 대학 때 


어학당을 다니면서 한국에서 몇 개월간 길게 머문 적이 있어요. 


그때 만나서 친구가 됐는데 싱가폴로 돌아간 이 후 제가 싱가폴로 여행 간다 간다 하면서 오랫동안 못 갔어요. 


베트남에 살게 되면서 싱가폴이 가까워져서 드디어 방문하게 됐는데 


너무 오랫만에 만났는데도 반갑게 나와주고 본인 결혼식에 초대도 해줬어요. 


사실 이 친구 결혼식을 위해 다시 싱가폴을 가는건 꽤 많은 비용이 드는 일이었어요;; 


비행기 값에 숙소비에 교통비, 식비, 결혼식에 입고 갈 드레스, 축의금 등등. 


고민을 많이 했지만 싱가폴 결혼식은 어떤지 정말 궁금하더라구요. 


또 마침 베트남에 살고 있어서 거리가 얼마 안 되기도 했고. 


결국 가기로 결정했어요 ㅎㅎ 


가기 전에는 복장 때문에 고민이 많았어요. 


한국에서 결혼식 참석 시 입고 가는 옷이랑 싱가폴에서 입고 가는 스타일이 꽤 다르더라구요. 


식마다 다른지 모르겠지만 이 친구 결혼식의 드레스코드는 거의 발목까지 오는 롱드레스였어요. 


한국에서도 그런 옷을 구하기 힘든데 다낭에서 어떻게 롱드레스를 구하겠어요. 


그리고 딱 한 번 입고 말 옷은 사고 싶지 않았구요 ㅠ 


고민하다 태국에 갔을 때 저렴한 슬립 드레스를 하나 사고 다낭에서 드레스 위에 걸칠 옷을 사서 입고 갔어요. 


대충 이정도 구색만 맞추면 되려나 하고 갔는데, 




실제 식에 가보니 대부분 정말 파티용 드레스를 입고 있더라고요. 


이런 부분에서도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호텔에서 이루어진 결혼식이었는데 본식은 저녁 7시였어요. 


그런데 이미 6시 반부터 본식장 옆 공간에서 칵테일 파티를 하고 있더라구요. 


대부분 늦게 온다는 말을 듣고 저는 6시 50분쯤 갔는데 사람들이 꽉 차 있어서 놀랬어요. 


이곳에는 신부 대기실은 없고, 신랑 신부가 함께 앉아 있는 공간이 있어서 


거기에 가서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어요. 



같이 사진 찍고 샴페인이랑 핑거푸드 집어서 먹었는데, 


음료는 맛있지만 핑거푸드는 도대체 이게 무슨 음식인지 모르겠고 


맛도 그냥 그래서 남겼어요 ㅋㅋㅋ 


저는 결혼식에 혼자 참석했는데 다행히 신부 친구 중에 혼자 온 다른 한국 분이 있어서 소개해줬고 


식장 들어가기 전에 말 상대가 될 수 있었어요 



신랑은 중국계 싱가폴리안이라 이 결혼식은 싱가폴식+ 중국식+ 한국식이 결합된 결혼식이었습니다. 


흥미롭죠 ㅎㅎㅎ 


그래서 축의금은 이렇게 빨간 앙파오 봉투에 넣어서 내야했고, 


신부측, 신랑측 상관없이 축의금 넣는 곳은 한 곳이었어요 


식장도 초대장을 받은 초대받은 사람만 들어갈 수 있어서 


이름을 말하면 명단에서 확인하고 자리를 안내해줍니다. 



제 친구 결혼식은 리츠칼튼 호텔에서 했고, 여긴 사람마다 지정석은 아니고 


테이블을 지정해놨더라고요. 


테이블마다 번호가 있는데 본인에게 지정된 번호 테이블을 찾아서 아무자리에 앉으면 되는 거였어요. 


한 테이블 당 10명정도 앉을 수 있어요. 


각 자리마다 그날 저녁 식사 메뉴와 기본 소스, 식기류 그리고 작은 선물이 놓여있었어요. 


선물은 명함집을 준비했더라구요 


신부의 대학 친구들이 주로 앉아있는 테이블이었는데 다들 좋은 사람들이라 


혼자 온 저에게 말도 많이 시켜주고 배려해줘서 다행히 심심하지 않게 있을 수 있었어요 



식 시간이 좀 지연되서 7시 반 쯤 시작됐는데 맨 처음에는 신랑 신부가 함께 버진로드를 걷는 걸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이크를 들고 하객들에게 직접 감사의 인사를 하고, 


케익 커팅식에 혼인신고하던 날의 비디오 영상들을 틀어줬어요. 


하객들은 계속 식사를 하며 식을 지켜보는 한국식 결혼식과 달리 


싱가폴 결혼식은 3~5시간정도 이루어지고 


중간중간 음악만 틀어놓고 쉬는 시간이 많은데 


그 시간에는 식사가 서빙되요. 


신랑 신부도 테이블에 앉아서 같이 식사를 합니다. 


한국에서 신랑신부는 식 치루는 동안 밥 먹을 시간이 없는데 


여기선 같이 식사할 시간이 조금이나마 있다는 건 좋은 거 같아요



음식은 한국과 중국음식이 섞인 코스요리였였는데, 


처음으로 구절판이 나왔어요. 


다들 어떻게 먹는지 몰라하길래 같은 테이블 사람들에게 제가 설명해줬던 ㅋㅋㅋ 



사진 엉망인거 많아 죄송. 


이건 중국음식이라는데 무슨 과자같은거에 돼지껍데기 튀긴거 싸먹는 느낌이었어요 


특별한 맛은 없고 걍 식감이 바삭해서 좋았던?



이건 홍콩식 국수였는데 안에 들어있는 고기가 좀 질겼어요. 


스프랑 면은 괜찮았구요 


이렇게 세 음식을 먹는 동안은 무대에서 밴드들이 음악 연주를 해줬고, 


여기까지 먹자 신랑 신부가 노래도 하고 


가족들이 올라와서 하객 모두에게 건배제의를 하더라구요. 




이 건배제의는 중국 스타일이었는데 


건배를 외치는데 멈추지 않고 1분 2분동안 계속 소리를 내요. 


길게 소리낼수록 신랑 신부가 잘 살거라고 믿는거래요. 


그게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도무지 멈추지 않는 건배 ㅎㅎ 



이런저런 이벤트를 하고 생선요리가 나왔구요. 


무슨 생선인지는 저도 몰라요 -_-;


그냥 나오니까 먹는 



이건 홍콩식 해삼 요리래요. 


해삼과 청경채, 전복을 넣고 요리한건데 해삼을 이런식으로 요리한 건 처음 먹어봤어요.


식감도 독특하고 맛있더라구요. 


그치만 못 먹는 외국인도 더러 있었어요 ㅎㅎ 

 


이게 마지막 코스로 나온 후식인데 엄청 흔들렸네요. 


살짝 얼린 곶감과 중국식 스프가 함께 나왔어요. 


베트남에선 곶감을 못 먹어서 저에겐 엄청 오랫만에 먹는 곶감이었어요. 


중간에 신랑 신부는 이브닝 드레스로 옷 갈아입고 비틀즈 노래에 맞춰 다시 행진하고 


엄청 재미있던 결혼식이었어요. 


10시 반쯤 본식이 마무리되고 칵테일 파티를 했던 곳에서 DJ가 클럽 음악을 틀고 


2차 파티를 하더라구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흥겹게 춤추는게 너무 좋아보였어요. 


저도 30분 정도는 열심히 흔들다가 갔다는 ㅎㅎㅎ 



한국과 비슷해보이면서도 색다른 결혼식이 저에겐 너무나 즐거운 문화체험이자 파티였어요. 


멋진 싱가폴 사람들도 많이 알게되서 좋았구요. 


가기 전까지 우여곡절이 많고 힘들었지만 간김에 그리웠던 음식들도 많이 먹고 


축제같은 결혼식을 즐기고 와서 가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에게도 기억에 남는 이벤트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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