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락밴드, 키스(KISS)의 마지막 콘서트 투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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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미국에서 콘서트를 다녀왔습니다. 

 

올 해 봄에 미국 내 코로나 확진자가 줄었을 때, 그동안 멈추고 미뤄졌던 콘서트들이 다시 재개됐어요. 

 

어떤 콘서트들이 계획되어 있나 목록을 보니, 큰 나라인만큼, 또 수많은 세계적 스타들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인만큼 가고 싶은 콘서트가 너무 많더라고요. 

 

물론 땅덩이가 넓어서 가고 싶다고 다 쉽게 갈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한국에 있을 때는 내한오기만 기다렸던 가수들의 공연을, 미국 있을 때는 보다 쉽게 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인 것 같아요. 

 

미국 생활에 몇 없는 장점 ㅋㅋㅋ 

 

사는 곳에서 멀지 않고, 가격도 적당하고, 거너씨랑 저랑 둘 다 가보고 싶은 가수의 공연이 뭐가 있을까 한 동안 눈팅만 하다가 결정한 저희 첫 번째 콘서트는 바로 키스 밴드였어요! 

 

키스라는 미국 락밴드에 대해서 모르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어 잠시 설명을 해드리면, 무려 1973년도에 결성된 그룹이고, 전세계 통틀어 앨범 판매량이 1억 천만장 이상 되는 전설의 락밴드입니다. 

미국 락밴드 키스 

오래 활동하면서 멤버 교체등이 있었지만 늘 4명을 유지하고 있고, 현재는 폴 스탠리, 진 시몬스, 에릭 싱어, 토미 세미어 이렇게 멤버입니다. 

 

아이콘이 되어온 특이하고 화려한 무대 메이크업과 의상이 특징이고, 그러한 외모때문에 헤비메탈 음악을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유쾌하고 편안한 락음악이 많아요. 

 

일본의 유명 밴드 X-JAPAN도 키스의 영향을 받았고,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아시아에서는 일본에서 제일 인기가 많습니다. 

한국에서는 분장때문에 사람들이 거부감이 있었던건지, AC/DC같은 다른 락밴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서 한 번도 내한을 온 적이 없어요. 

 

뭔가 컨셉 자체가 기독교인들이 좋아하지 않는 분장이라 그들의 표적이 되어 오기도 했는데, 한국에 기독교인들이 많아서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같은 아시아인데도 일본에서와 한국에서의 키스 인지도와 호감도는 큰 차이가 납니다. 

 

각 멤버마다 메이크업과 의상의 설정이 있는데요. 

 

진 시몬스는 지옥에서 온 악마라는 설정으로, 굉장히 긴 혀를 공연 내내 내미는 걸로 유명합니다. 

진 시몬스 

리드보컬인 폴 스탠리는 사랑의 전사라는 설정, 토미 세이어는 우주인이라는 설정, 드러머인 에릭 싱어는 고양이형 괴인이라는 설정으로 분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키스 멤버별 메이크업 특징
키스 콘서트 대기홀

저는 미시시피주의 빌록시라는 도시 공연을 갔어요. 

 

현재 KISS는 마지막 투어라는 이름으로 전세계 투어를 돌고 있는데, 보통 이런 대형 가수들의 공연은 전세계 투어를 잡으면 미국 전체, 남미, 유럽, 아시아 등 거진 몇 년에 걸쳐 투어를 돕니다. 

 

이제 나이도 있어서 그런지 2019년부터 마지막 투어를 시작했는데, 중간에 코로나가 터지고, 멤버들도 감염이 되며 공연이 중단됐다가 다시 투어도는 걸 재개한 거에요. 

사람이 정~말 많았어요. 

 

키스가 예전만큼 사람들한테 핫한 그룹은 아니더라도, 미국 내에서 이름만 들으면 다 알정도의 사람들이니, 매 공연마다 관객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예전엔 키스 콘서트 일정에 따라 팬들이 따라다닐 정도였다고 해요. 

 

제가 있는 남부에서는 올 해 4월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가 됐기 때문에, 저는 마스크를 안 하고 다니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실내 콘서트에서는 마스크 착용으로 요구하지 않을까 했는데, 스탭 외에는 아무도 마스크를 하지 않았고, 요구하는 사람도 없었어요. 

 

미국 지역마다 코로나에 대한 반응과 대응이 이리 다릅니다 ㅎㅎ 

키스 코스튬한 팬들

키스 멤버랑 똑같은 의상을 입고, 똑같은 메이크업을 하고 사람들과 사진을 찍어주는 일반 관객들도 많이 보였어요. 

 

키스 팬이라면 누구나 탐내는 코스튬이죠 ㅎㅎ 

오프닝 공연

미국 콘서트들은 보통 메인 가수가 나오기 전에, 신인가수가 나와 홍보용으로 공연을 한다고 들었는데, 이번에는 가수가 아닌 화가가 오프닝 이벤트를 하고 있었어요. 

 

퍼포먼스를 하면서 페인트를 뿌리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인데, 순식간에 인상깊은 그림을 그려내는 걸 보고 신기했습니다. 

 

이 때 잠깐 소동이 있었는데, 거너씨 옆에 앉아 있던 커플이 공연 시작도 전에 만취해서, 남의 자리를 뺴앗아 앉고 사람을 밀치고 소리지르고 아주 비매너적인 행동을 하고 있었어요. 

 

결국 스탭한테 항의하고, 스탭이 경찰을 불러와서 그들을 데리고 나갔는데요. 

 

그들이 자리에서 경찰과 함께 나갈 때 저희 자리 양 옆, 앞 뒤 사람들 모두 박수치고 환호했답니다. 

 

알고보니 모두 그들의 비매너적인 행동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나봐요. 

 

잘 해결되서 다행이지 공연 내내 짜증날 뻔했어요. 

 

어딜가나 진상들은 있네요. 

키스 공연 시작 전 

저희는 플로어에 있는 자리를 예약했고, 공연 전에는 모두 앉아있었지만, 시작과 동시에 모두 일어나서 공연을 봤기 때문에 거의 스탠드석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아요; 

 

화가의 오프닝 무대가 끝나고 본 무대가 시작되기 전까지 꽤 시간이 걸렸어요. 

 

공연 시작은 7:30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8시 10분까지 화가의 무대. 그리고 본 공연은 거의 9시가 다 되서 시작했으니 거의 한 시간 가까이의 텀이 있었던건데, 미국 공연에서는 이렇게 시간이 지체되는 일들이 많다고 해요. 

 

이런걸 보면 '코리안 타임'이라는 단어뿐만 아니라 '아메리칸 타임'이라는 말도 생겨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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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4MB

키스의 트레이드 마크인 오프닝 공연은 찍어서 영상으로 올려봤어요. 

 

늘 You Wanted the Best, You Got The Best! 를 외치며 시작하는 키스 공연. 

 

이 문구는 키스 팬들을 늘 설레게 하는 것 같아요. 

 

공연을 즐기느라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 했어요 

 

대부분 찍은 건 영상들이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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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MB

이 영상은 폴 스탠리가 봉을 타고 무대 중앙으로 건너와서 솔로를 할 때 찍은 영상이에요. 

 

에너지가 대답합니다. 

 

키스 멤버들이 데뷔한 지 거진 50년이라 저희 부모님보다도 나이가 많으세요.

 

저는 어릴 때 음악 만화를 보며 키스라는 밴드에 대해 알게 됐는데, 제가 결혼 후 미국에 와서 직접 이들의 콘서트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이리 오래 활동하실 줄 몰랐습니다. 

 

분장때문일수도 있는데, 지금도 사진이나 영상으로 접했던 예전 키스 모습이랑 똑같아요. 

 

나이가 믿기지 않게 열정적이고, 근육질 몸매에, 2시간 미친듯이 열창을 하고도 멀쩡합니다. 

 

모델들도 힘들어할만한 10센치가 넘는 통굽 힐을 신고 무대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춤을 추고 뛰어다닙니다. 

 

공연을 보면서, 단언컨데 이분들의 신체나이와 제 신체나이를 비교하면, 아마 키스 멤버들이 저보다 한참 어릴거라 느꼈습니다. 

저는 공연 2시간 서서 보는 것도 힘들었는데, 이들은 쉬지도 않고 어찌 계속 열창을 하는지. 

 

음악인들의 열정이란 나이에 상관이 없습니다. 

앵콜쇼 1

진 시몬스는 서커스처럼 불을 내뿜는 쇼도 하고, 입에 빨간 액체를 넣고 기괴하게 보이는 쇼도 했어요. 

 

그리고 앵콜 공연에서는 커다란 풍선들이 쏟아져나오기도 했고, 꽃가루도 터졌고요. 

앵콜쇼 2

폭죽도 어찌나 많이 터지던지, 소리가 아주 꽝꽝 울려퍼지더군요. 

 

폴 스탠리는 본래 한 쪽 귀가 좋지 않았는데, 다년간의 콘서트를 하면서 폭죽 때문에 한 쪽 귀가 아예 안 들리게 됐다고 들었어요. 

 

공연 중에는 전혀 그런걸 알 수가 없습니다. 

 

밴드라면 누구나 공연 중 개개인의 시간을 가지잖아요. 

 

드러머들도 실력을 뽐내고, 기타리스트들도 솔로 기타를 하고. 

 

괜히 전설의 밴드라고 불리는 게 아닌만큼 실력이 젊은 밴드에 1도 뒤지지 않습니다. 

 

거너씨는 10대때부터 락에 빠져서 각족 음악페스티벌이나 공연에 많이 다녔는데, 지금까지 다녀온 콘서트 중 AC/DC콘서트와 KISS 콘서트가 제일 재미있었다고 해요. 

 

그냥 콘서트가 아니라 일종의 쇼를 보는 느낌이라고요. 

 

저도 이게 얼마만의 콘서트인지, 그리웠던 환호와 음악을 라이브로 다시 즐길 수 있어서 너무 감동이었어요. 

 

앞으로도 남은 키스 콘서트 투어 일정을 보면 엄청 빡빡하던데, 부디 건강 문제 없이 무사히 세계 투어를 마치고 계속 레전드로 남아계셨으면 좋겠어요. 

 

이상 전설의 락밴드 키스의 콘서트 후기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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