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뉴스 / / 2021. 8. 6. 04:23

알고보면 엄청난 노력가 '샤론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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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에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상을 휩쓸며 엄청난 화제를 일으켰고, 그와 동시에 배우들보다도 더 큰 관심을 받았던 사람이 바로 통역을 맡았던 '샤론 최'입니다. 

아카데미 시상식 샤론 최 

통역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정말 엄청난 속도로 듣고 바로 영어로 번역에 내뱉는 걸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는데, 당연히 재미교포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한국에서 나고 자란 토종 한국인이더군요. 

 

미국에서 잠시 공부를 한 적이 있으나 교포들처럼 오랜 시간을 머문 것은 아닙니다. 

 

잘 모를 때는 언어 능력이 뛰어난 좋은 통역사라고 생각했는데, 유퀴즈에 '샤론 최'가 나온 걸 보고, 능력을 뛰어넘는 대단한 노력가라는 걸 알게 됐어요. 

 

초등학교 때 1년 미국에서 학교 다니고, 용인 외국어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영어 공부를 늘 했던 사람 같지만, 전문적인 통.번역 영역은 공부해 본 적이 없다고 해요. 

 

미국에서 대학을 다닐 때도 영화 연출을 하고 싶다는 꿈을 위해 영화예술 미디어학을 전공했고요. 

 

통번역이라는 것도 단순히 외국어를 잘해야 하는 것 뿐만 아니라 통역하는 분야에 관해서도 어느정도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는데, 그런 점에서 샤론 최는 영화쪽에 대해서 굉장히 잘 이해를 하고 있어, 관계자들이 좀 더 믿고 통역을 맡길 수 있었을거라 생각해요. 

샤론 최 버닝 통역

샤론 최의 통역이 화제가 된 후, 이창동 감독의 '버닝'을 통역했던 영상을 봤는데, 통역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인터뷰를 하시는 이창동 감독에 입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그 길고 어려운 답변을 전부 올바른 영어로 번역해 답변하는 걸 보고 저 사람이 보통 사람은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봉준호 감독과는 '기생충'의 칸 영화제 출품 준비를 하던 중, 빠른 속도의 정확한 어휘를 쓰는 샤론 최에게 깊은 인상을 받아, 계속 통역을 맡아달라고 제안을 했다 합니다. 

 

제안을 수락한 이후로, 인터넷에 있는 봉감독 인터뷰를 전부 찾아보면서, 봉감독이 주로 쓰는 어휘나 표현 방식을 익히고, 다른 사람들은 이런 표현을 어떻게 통역 했는지도 공부했으며, 거기에 더해 제한된 인터뷰 시간 안에 최대한 인터뷰 대상자들이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도록, 함축적이고 간결하게 통역하는 법을 연구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도 말한 사람의 뉘앙스와 톤을 그대로 살려 간결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통역 방식때문에, 영화제에서 배우들만큼이나 샤론 최가 주목 받은 것이지요. 

 

그렇지만 본래 영화 창작자로 이름을 알리고 싶었던 것과 달리 통역사로 이름이 알려지게 된 게 염려스러워, 수 많은 섭외 요청을 대부분 거절하고 몇 곳의 방송에만 얼굴을 드러냅니다. 

 

그렇지만 영화 미나리 팀 통역에도 참여했을 만큼, 한국과 관련된 영화 통역 일은 계속해서 맡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샤론 최 미나리 통역

저 같으면 본래 의도했던 감독이 아니라 통역사로서라도 이름이 알려지게 되면, 그 물살을 타고 누릴 수 있는 관심을 다 받고 책도 내고 했을 것 같은데, 그 많은 유혹들을 물리치고 본인이 가고자 하는 중심을 제대로 잡으려고 하는 모습이 저보다 어른이다 싶었습니다. 

 

저 같으면 그저 흘러가는대로 흐름에 맡기게 될 것 같은데, 샤론 최는 남다르네요. 

 

TV과 스크린에서 보던 화려한 감독. 배우. 시상식에서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일을 한 사람처럼, 눈 앞에 벌어지는 일에 좌지우지 하지 않고 본인이 가야 할 길을 지키려는 태도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기본적인 재능도 있겠지만, 교포도 아니고 전문적인 통번역 교육도 받지 않은 사람이, 이런 큰 무대에서 좋은 번역을 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까요. 

 

샤론 최의 노트필기 자료나, 봉 감독과 함께한 인터뷰 자취만 따라가봐도, 통역을 하며 동시에 새로운 걸 습득. 발전시켜 성장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아마 통역이 아니라 뭘 해도 성공할 사람은 이런 사람을 두고 하는 얘기겠지요. 

 

본인의 작품을 위한 장편 시나리오도 올 해 완성했다고 들었는데, 몇 년 안에 통역사 샤론 최가 아닌, 감독 최성재로 이름을 날리게 되는 순간이 곧 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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