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정 병원 주치의와 병원비

반응형

미국에서 처음으로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한국과 달리 예약제가 많은 미국은 미용실을 갈 때도, 병원에 갈 때도 예약 필수더군요. 

 

예약해도 기다리는 시간이 워낙 많아서, 왜 예약 시간이 있는지 의문이지만; ㅎㅎ 

 

남편과 제가 미국에서 내는 보험료는 꽤나 비쌉니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엄청 들어가지요 ㅠㅠ 

 

보험을 들어도 미국 병원비는 비싼데, 보험을 안 들면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상상초월의 금액이 나오기 때문에 보험을 들 수 밖에 없습니다. 

 

보험 종류도 너무 많고 복잡한데, 현재 저희 보험비가 비싼 이유는 아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결혼한 커플이기에 가족 보험으로 들어가서 그렇습니다. 

 

그냥 개인 보험은 같은 혜택이어도 훨씬 저렴하다고 해요. 

 

아이가 있으나 없으나 가족 보험으로 들어가서, 보험료가 높아요. 

 

병원에 간 이유는 특별히 아픈 곳이 있어서라기보다, 보험사에서 몇 퍼센트까지 커버가 가능한 지 모르겠지만, 1년에 한 두 번 암검사나 전반적인 건강검진을 하는 게 포함되어 있다고 해서, 안 쓰면 아깝기도 하고, 실제 검사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알려져있다시피, 미국은 주치의 시스템이 있는데, 보험사에 연락해서 저희집 근처에서 해당 보험사와 연결되어 있는 병원 중 가장 가까운 곳을 추천 받았어요. 

 

다행히 집에서 10~15분 거리고, 특정 전문 병원이라기 보다 가정의학과랑 비슷하게, 전반적인 질병을 보고, 전문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경우 그 쪽 병원으로 연결시켜 줍니다. 

 

병원에 1차로 먼저 방문해서, 서류를 받아가야 했어요. 

 

이 병원에 등록하기 위한 서류 같아요. 

 

복잡하더라고요. 아프면 그냥 아무 병원이나 가면 되는 한국과 달라서..

 

마치 병원 가입 신청서를 쓰는 느낌이었어요. 

 

기본 인적사항과 어디 특별히 아픈 곳이 있는지, 고혈압이나 심장병, 알러지 그런 걸 체크하는 서류였어요. 

 

병원 가서 서류 받아오고, 집에서 작성 후에 다음 달 다시 건네줬습니다. 

 

그리고 병원에서 전화가 오길 기다렸어요. 

 

그 쪽에서 예약을 잡아서 전화를 준다고 했거든요. 

 

그렇게 받은 예약 날짜가 어제였고, 예약 시간보다 30분 일찍 오라고 해서 1시 20분 정도에 도착했습니다. 

미국 가정병원 

이제부터 제가 다니게 된 동네 가정 병원이에요. 

 

사진을 안 찍어서 구글 지도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대략 이렇게 생겼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ㅎㅎ 

 

한국에서는 빌딩 안에 모여 있는 병원들만 다니다가 이렇게 집처럼 생긴 곳을 병원이라고 가니 어색하더라고요 ㅋㅋ 

 

병원 가서 이름 얘기하고 신분증. 보험카드 제출합니다. 

 

보험사에 가입되어 있으면, 거기에서 보험카드를 배송 받는데, 그 카드를 병원측에 보여줘야 하더라고요. 

 

첫 날이니까 등록하기 위해 보여준 것 같아요. 

 

그리고 간호사가 와서 키. 몸무게. 혈압. 심장 박동수를 확인했어요. 

 

바로 진료실로 안내 될 줄 알았는데, 진료실이긴 한데 한 명의 의사의 전문 진료실이 아니라, 그냥 누구나 쓰는 방 같은 진료실이었어요. 

 

환자를 넣어두면 거기로 의사가 찾아오는 것 같았어요. 

 

제가 간 병원에는 두 명의 의사가 있고, 간호사는 대략 다여섯 명 정도 되어 보이는 곳이었습니다. 

 

평이 그닥 나쁘지 않은 병원이었어요. 

 

안내받은 방에서 30분 넘게 의사를 기다렸네요;; 

 

보통 그렇게까지는 걸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 엄청 오래걸렸어요. 

 

환자 불러다 놓고 예약 시간 안 지킬거면 왜 시간 날짜 통보했는지, 대체 환자는 병원에 오기 위해 얼마나 시간을 빼서 와야되는건지 화가 우락부락 올라올 즈음에 드디어 의사 등장. 

 

니트티를 입고 츄리닝을 입은 아주 깡 마른 의사가 미안하다며 들어왔어요. 

 

의사 가운도 안 입고 환자보다 더 환자같이 보이는 그의 행색에 좀 당황했어요. 

 

미국 스타일인가보다 했어요. 

 

알고보니 보통은 미국에서도 의사 가운을 입고 있는데, 이렇게 편하게 하고 있는 의사가 일반적인 건 아니라더군요. 

 

일단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며 사과부터 했고, 거너씨부터 기본적인 질문을 했습니다. 

 

그 전에는 어떤 병원을 다녔는지, 수술경력. 알러지. 알콜. 흡연 횟수, 가족관계. 직업 등 별 걸 다 물어보고 적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어디가 불편한지 물어서, 거너씨는 귀가 불편하다고 했습니다. 

 

귀지가 마른 편인 동양인에 비해, 귀지에 습기가 있는 서양인은 귀지를 잘 안 파내고, 파내기도 어렵다고 하는데, 거너씨의 귀지는 뭐가 더 딱딱한 편인건지, 간혹 귀지 때문에 귀의 압력 조절이 잘 안 되고 소리가 잘 안 들린다고 하더라고요. 

 

의사가 확인 후에 어떤 해결 방법이 있는지 말해주고 그 중에 거너씨가 고르더라고요. 

 

제일 좋은 건 병원 온 김에 거기서 막힌 귀지를 파내는거죠 뭐. 

 

한국에서는 귀지 때문에 귀에 문제가 생긴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기에 거너씨가 웃기면서도 안쓰럽기도 했어요. 

 

저도 거너씨와 같은 질문들을 받았는데, 저희는 다행히 둘이 동시에 들어가서 의사를 만났기 때문에, 제가 잘 모르는 영어단어는 거너씨가 최대한 사전을 찾거나 본인이 아는 한국어를 총 동원해서 설명해줬어요. 

 

그냥 영어도 어려운데, 의학 용어를 영어로 들으니, 제가 알아들을 턱이 있나요 ㅠㅠ 

 

그래서 상담이 좀 더 길어진 것도 있지만, 한국과 달리 정말 꼼꼼히 적더라고요. 

 

예전부터 배에 가스가 잘 차고 가끔 아랫배가 아프다. 이걸 말하니 몇 년 전부터 아픈지, 얼마나 자주 아픈지 뭐 등등 배에 관해서만 20분 넘게 질의응답 한 것 같아요. 

 

적어도 한 사람당 30분 이상 질의응답을 하면서 계속 꼼꼼하게 적더라고요. 

 

그리고 저한테는 현재는 위급한 상황은 아닌 것 같으니, 호흡 검사를 하고 위장약을 지어준다고 했어요. 

 

호흡검사는 위 속에 있는 세균 같은 걸 검사하는 것 같았는데, 특정 봉투에 숨을 참고 5초 후에 내뱉은 걸 제출하고, 그 다음 무슨 약을 먹고 또 같은 걸 반복했어요. 

 

거너씨는 간호사가 어떤 약품을 가져와서 귀에 꼽더니 막혔던 귀가 뚫렸고요. 

 

저는 유방암 검사도 하고 싶다고 했기에, 그건 병원과 연결되어 있는 부인과 전문 병원에 예약 날짜를 잡아줬어요. 

 

이렇게 다 하고 한 사람당 40불이었습니다. 

 

이게 보험 처리를 했는데도 한 사람당 금액이 이렇게 나와요. 

 

그리고 진료 전에 돈을 지불하고요. 

 

오늘 병원 와서 뭘 하는 지도 모르는데 일단 둘이 합쳐 80달러를 내라고 하니, 당황스러웠어요. 

 

보험처리 안 하면 대체 얼마일까요. 

 

물론 의사가 어떤 해결 방법을 도출해낼 때 까지 엄청 꼼꼼히 진료해요. 

 

그래서 병원 간게 1시 20분이었는데, 물론 기다린 시간도 있지만, 끝난 게 4시가 다 되서 끝났습니다. 

 

한국과 시스템이 참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거너씨가 한국에서 병원 다닐 떄, 의사랑 2분~5분 안에 상담이 끝나는 걸 보고, 당황해 했던 게 기억나요. 

 

거너씨 입장에서는 진짜 의사가 대충 본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지금도 병원비는 너무 비싸다고 생각되지만, 저렇게 의사가 환자 한 명 한 명 신경써서 돌보는 거라면 어느 정도 비싼 게 납득이 갈 수 밖에 없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CVS약국에서 받은 위장약 

이거는 제가 받아온 약인데, 변비에 도움되는 약과 위장약이에요. 

 

평소에 어느 약국을 다니는지 물어보고, 진료기록을 해당 약국으로 보내줍니다. 

 

그럼 그 약국이 제게 필요한 약을 준비해두고, 가서 이름을 말하면 건네줘요. 

 

이 두 가지 약은 19달러 나왔어요. 

 

역시 비싸네요 ㅠㅠ 

 

보험처리를 해도 전 이번 한 번 병원에 가서 약 60달러를 쓴 거에요. 

 

3월에는 유방암 검사가 있고, 3개월 뒤에 다시 해당 병원의 예약이 잡혀있는데, 이번에는 또 얼마나 나올지 좀 무섭습니다.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에서는 정말 하나 하나가 다 비싸게 느껴져서 돈 때문에 스트레스 받게 되는 것들이 있어요. 

 

뭐 경제적으로 완전히 자유로운 분들이 얼마나 될까요. 

 

그래서 모두 조금이라도 자유로울 수 있도록 하루 하루 열심히 버는 거겠죠 ㅋㅋ 

 

제 식비와 병원비를 위해서라도 일하러 가야겠녜요 ㅎㅎ 

반응형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