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피자먹기 (미국 앨리바마 헌츠빌 맛집 이탈리안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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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3개월만 미국에 있었을 때 친구를 한 명 만들었는데요. 

 

남편 친구의 필리핀 아내예요. 

 

유일한 동네친군데 같은 아시아인에 같은 국제결혼이고 성격도 비슷해서 정말 잘 맞고, 자주 보고 싶은 좋은 친구입니다. 

 

제가 비자 때문에 한국에 있는 동안 이 친구는 아기를 낳았고, 출산 후에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면서 바빠져서 제가 들어오고도 2주가 넘게 만나지 못 했어요. 

 

드디어 시간이 된다고해서 간만에 둘이 데이트를 하고 왔네요 ㅎㅎ 

친구가 추천한 곳은 앨리바마 주의 헌츠빌인데, 여기는 회사도 많고 식당도 많아서 꽤 큰 도시에 속해서 저도 거너씨도 자주 가는 곳이에요. 

 

특히 거너씨는 현재 회사가 여기라 매일 출퇴근을 하고 있죠. 

 

이번에 간 곳은 헌츠빌에서도 남쪽 지역으로 가봤는데, 체인점이지만 독특한 컨셉과 맛으로 유명한 Mellow mushroom 이라는 식당입니다. 

 

이탈리안 음식을 팔고 있고요. 

 

약간 쌀쌀하긴 했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서 걷기 좋은 날이었어요. 

 

제가 사는 동네는 걸어다니기에는 좀 힘든 동네라 이렇게 도보가 많고 걷기 좋은 동네에 가면 기분이 좋아요. 

 

미국 와서 처음으로 친구랑 둘이 시간을 보내는 거였고, 햇살 좋은 가을 날씨에, 미국스러운 풍경을 보며 걷고 있자니, 그 순간 만큼은 ' 미국 생활이 이런거라면 나쁘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어요 ㅎㅎ 

 

물론 늘 어디를 살든 이런 날만 있는 건 아니겠지만, 이런 날도 있어야죠 :) 

 

Mellow Mushroom 식당은 가게 앞에 큰 다크베이스 조형물이 있습니다. 

 

가게 외관부터 남들 잘 안 쓰는 보라색과 녹색이 칠해져 있어서 눈에도 잘 띄어요. 

 

가기 전에는 음식이 맛있다는 얘기만 듣고 어떤 컨셉의 식당인지는 모르고 갔어요. 

밖에도 보라색이더니 안에는 더 보라색 ㅎㅎㅎ 

 

우주를 컨셉으로 한 건지 여기저기에 행성과 외계인이 그려져 있었어요. 

음... 이건 할로윈+ 우주+ 코로나가 짬뽕된 장식물이네요;; 

제가 놀랐던 건 천장까지 전부 인테리어 했다는거에요. 

 

저렇게 울퉁불퉁하게 전부 덮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 애쓴게 느껴져요. 

 

천장까지 완벽히 하면서 식당 특유의 오묘한 분위기가 완성된 느낌이거든요. 

 

그리고 심슨을 닮은 아이가 버섯을 뒤집어 쓰고 배기관 사이를 날아다니는? ㅎㅎ 

여기는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포츠 바도 점목시킨 형태여서 가게 내에 모니터도 많고, 스포츠 경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맥주도 종류별로 이것저것 많이 팔아요. 

 

컨셉이 하나만 해도 좋았을텐데 이것저것 많이 넣었네요 ㅎㅎ 

 

제가 앉은 자리에서 좀 더 넓게 찍은 걸 보여드리면, 이런 느낌이에요. 

 

벽마다 각각 다른 색을 입혔고, 거기에 그려진 그림은 행성이나 외계인이라는 게 공통점이고, 스포츠 보여주고 있고. 

 

풋볼 게임 시즌이라 그런가 어딜 가든 풋볼 경기만 보여주네요. 

 

초상권 못 지켜준 앞 테이블 가족...미안해요 ㅎㅎ 

 

벽 한 구석에서는 개구리를 닮은 외계인이 노려보고 있네요. 

 

스타워즈도 있고, 여기저기 사진을 안 찍을 수 없게 꾸며놔서 카메라 버튼 누르기 바빴어요. 

 

음식 주문하는데는 꽤 시간이 걸린 것 같아요. 

 

저는 심지어 화장실 벽까지 찍고 왔어요 ㅎㅎ 

 

피자로 달을 정복한 미국 마쉬맬로우까지 ㅎㅎ 

피맥을 하는 곳이라 기네스를 음료로 시켰습니다. 

 

흑맥주를 좋아하는지라.. 병이나 캔이면 안 시키려고 했는데 기네스 드래프트라고 쓰여있어서 안 고를 수가 없었죠. 

 

언제나처럼 기네스는 부드럽게 꿀떡꿀떡 잘도 넘어갑니다. 

 

피자를 시키려다 옆 테이블 피자가 테이블만한 걸 보고 너무 놀라 깔조네로 바꿔 시켰어요. 

 

근데 이것도 만만치 않네요. 

 

한국 라지피자 한 판 들어가는 피자 접시에 깔조네가 나왔는데, 그 접시를 삐져나오는 크기예요. 

 

이게 1인분인데 제가 잘 먹어도 저거는 다 못 먹겠더라고요. 

 

그래서 3분의 2정도는 먹었어요. 

 

그만큼 맛있었기에!!! 

 

미국 음식이 짜고 단 게 많아서 힘든데, 여기는 명성답게 간도 딱 맞고 치즈도 고소하고, 도우도 맛있고, 뭐 하나 부족한 게 없었네요. 

 

친구는 스테이크 깔조네, 저는 채소 깔조네였는데, 친구는 딱 반 먹고 싸 가지고 가고, 저는 반 이상 먹은 거 남겨두고 갔지요. 

 

이 나라는 양이 많다보니 다 못 먹고 싸오는 경우가 많아서, 집 냉장고에 먹다 남아 가져온 음식이 쌓여가요;; 

밥 먹고 소화도 시킬겸 좀 걸었습니다. 

 

이 근처에 학교가 있어서 주말인데도 학생들이 좀 모여있었어요. 

 

이 분수대 앞에서 사진 찍으면 잘 나와서 셀카는 여기서 :) 

 

화창한 날씨와 이 기분 좋음을 사진으로 담아내기 어려워 걸어가면서 동영상도 찍었어요. 

KakaoTalk_20201021_182722400.mp4
7.46MB

아직 미국은 코로나가 좀 심각한 상태지만, 그래도 가을 날씨를 즐기고자 야외에는 듬성 듬성 사람들이 나와서 즐기고 있어요. 

 

안심할 순 없지만 그래도 이런 게 좀 있어야 사람 사는 거 같죠 ㅠㅠ 

 

지나가다가 친구가 좋아하는 빵집에도 들렀어요 

 

 

빵집에서 만든 피칸파이, 호박파이, 초콜렛을 선물용으로 만들어두고 파는데 무슨 생일상 받은 느낌이네요 ㅎㅎ 

 

케익 색들이 너무 강렬한 것이, 보기만 해도 달아보여서 케익을 자주 즐기지는 않아요. 

대신 통째로 구워져 나오는 신선한 식빵같은건 맛도 좋고 건강에도 나쁘지 않아서 먹을 가치가 있지요. 

 

집에 손님이 올 때나 아니면 내가 손님으로 찾아갈 때도 이런 큰 파이 꾸러미를 가져가면 충분히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아요. 

 

이 동네에 밤에 오면 또 괜찮은 바가 많다고 하는데 밤에 못 와 본 게 아쉽네요 .

 

다음엔 피맥이 아니라 칵테일을 마시러 오고 싶어요. 

 

술 많이 마시려면 운전기사 하나 대동하고? ㅎㅎ 아마 서로의 남편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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