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에 일일 투어를 갔을 때 점심 먹고 들른 곳이 또 있습니다. 바로 '카이딘황제릉'이라는 곳입니다. 후에 유적지 중에 가장 아름다운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손꼽히는 곳이죠. 왜 하이라이트라고 하냐면 하이(high) 높은 곳에 있기도 하고 가장 예쁘거든요. 사실 근데 높다고 해도 계단 몇 개 올라가면 되는 거라 그다지 높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처음엔 등산을 해야 하나 걱정스러웠는데 전혀 그런 곳이 아니더라고요.
매표소에서 표를 사면
이런 카드를 줍니다. 역시나 안으로 입장할 때 구멍에 꽂고 다시 반환되지 않습니다.
들어서자마자 정말 감탄이 나오는 곳입니다. 정원관리를 잘해둬서 붉은색 꽃들이 이 황릉을 더 빛내줍니다.
한눈에 봐도 빛바랜 건축물이라는 게 느껴지지만 나무와 꽃이 같이 있으니 그마저도 자연과 어우러져 보입니다.
계단을 열심히 올라가면 이런 풍경이 펼쳐집니다.
확실히 다른 베트남 유적지들과 생김새가 많이 다릅니다. 이 당시 프랑스 식민 통치 영향으로 건축물은 물론 석상 중 서구식으로 생긴 얼굴도 볼 수 있습니다. 동양적인 것과 서양적인 것이 섞이면 더 아름다운 것이 탄생하기도 해서 신비스럽습니다.
이 황제릉이 있는 장소 자체가 지대가 높아서 뒤돌아서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등산한 것도 아닌데 등산을 마치고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입니다.
이 첨탑도 유럽양식이랑 좀 비슷해 보이지 않나요? 미묘하게 섞여있습니다.
건물 안은 바깥보다 훨씬 화려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청동에 금박을 입힌 황제 등신상도 있고, 벽도 냥 벽지가 아닙니다.
천장부터 사방팔방 모든 벽이 다 자기와 유리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기 때문에 건축할 당시만 해도 꽤 많은 비용을 들였을 것 같습니다.
저는 무슨 동굴 속에 박혀있는 광물들 보는 줄. 조명도 밖에서 들어오는 자연조명을 주로 쓰고, 꼭 필요한 만큼만 실내등을 켜놨기 때문에 남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판타지 영화의 보물창고에 몰래 들어온 느낌도 듭니다. 왠지 저 청동 등신상이 일어나 호통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요.
이건 실내 천장입니다. 이런 천장 무늬는 처음 봤습니다. 용인지 도깨비인지 모를 얼굴들이 뭉개 뭉개 핀 구름들과 함께 섞여 있는데 진짜 요상스러운 무늬입니다. 집의 방 한 칸을 제 맘대로 꾸밀 수 있다면 이렇게 자기를 활용해서 동양식으로 천장과 벽지를 만들어보는 것도 너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과하면 호러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카이딘 황제릉은 말로만 하이라이트가 아니라 말 그대로 후에 여행의 꽃입니다. 후에 여행 중 여기를 가서야 비로소 투어 올 가치가 있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베트남 응우옌 왕조의 화려함을 느낄 수 있는 황릉입니다. 다낭 여행 시 시간이 있으시면 꼭 후에 일일투어도 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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