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 / 2022. 11. 8. 10:50

돌발성 난청, 이명 발생 치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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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말, 저에게 느닷없이 발생한 질병이 있습니다. 

 

갑자기 왼쪽 귀로 듣는 소리가 먹먹하게 들리면서 소리가 분명하지 않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이겠거니 하고 그냥 뒀는데, 다음날 왼쪽 귀가 오른쪽 귀에 비해 현저히 청력이 떨어지는 걸 느꼈어요. 

 

귀 바로 옆에 대고 손가락을 비벼도 그 소리가 잘 안 들리더라고요. 

 

대화를 할 때도 왼쪽에 사람을 두고 대화하면 조금 힘들었고, 또 그 소리가 울리는 식으로 들리기도 했고요. 

 

문제가 생긴 것 같아 바로 병원에 가고 싶었지만 하필이면 그 때 베트남에 있을 때라 바로 갈 수가 없었습니다. 

 

증상을 느낀 후, 5일 뒤쯤 동네 이빈후과를 찾을 수 있었지만 요즘 진짜 어떻게 의사가 됐나 싶은 병원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데 시간이 더 걸렸어요. 

 

처음에는 부천 상동에 있는 코앤비이비인후과를 갔더니, 제 말을 제대로 듣지도 않고 헤드폰 많이 써서 그런거라며 처방해줄 것 없으니 그냥 가라고 하더군요. 

 

어이 없음.. 

 

그리고 다른 이빈후과 갔더니 돌발성 난청이라 약을 주긴 줬는데, 보통 처음에 고용량 스테로이드 약을 처방하는데 비해, 여기는 스테로이드 약을 무슨 한 알씩 처방해줬어요. 

 

나중에 귀 전문 다른 병원에 가니 스테로이드 약을 하루에 16알씩 주는 걸 보고, 괜찮은 이비인후과 찾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꼈습니다. 

 

제가 진단 받은 정식 명칭은 돌방성 난청과 그로 인해 생긴 이명이에요. 

 

이명도 난청이 시작된 후 24시간 끊임없이 들리기 시작했고, 저의 경우는 고주파가 잘 안 들리는 난청이 생겨서, 이명도 고주파 '삐--' 이명이 24시간 지속돼요. 

 

고용량 스테로이드 처방을 받은 병원은 양재역 쪽에 있는 '귀감이비인후과'입니다. 

이 병원을 찾아 제대로 약을 먹기 시작한 게 발병 후 15일 뒤였어요. 

 

보통 돌발성 난청은 발병 후 최대한 빨리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해요.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청력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길 듣고, 얼마나 걱정이 되고 무서웠던지... 

 

본래 '보라매병원'의 이비인후과로 가려고 했는데, 그 때 제가 해외에서 입국한 지 7일이 안 됐다고 안 받아주더라고요. 

 

코로나 검사 음성까지 보여줬고, 입이나 코 진료가 아니라 귀였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근처 다른 병원 알아보다가 이비인후과 중에서도 귀를 위주로 보는 것 같은 병원이 귀감병원이라 그곳으로 갔고, 거기서 2주동안 고용량 스테로이드 처방을 받았어요. 

 

2주동안 먹었는데 전혀 나아지는 게 없었고, 이명은 동시에 두 세개의 다른 소리가 들릴 정도로 악화됐었어요. 

 

돌발성 난청의 원인은 너무나 다양하기에 명확한 원인을 찾기 어렵습니다. 

 

원인을 모르니 더 답답하지요. 내게 맞는 치료 방법 찾기도 쉽지 않고요. 

 

몸이 어디가 안 좋아서 생긴건가 하고, 건강검진도 해봤어요. 

 

콜레스테롤이 좀 높게 나왔는데, 그게 원인은 아닌 것 같아요. 

 

사람에 따라 그게 난청이나 이명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요. 

 

사람들이 저에게 근래 크게 스트레스 받은 일이 있냐 물어봤는데, 물론 스트레스가 이명에 영향을 준다고는 하지만, 저는 간만에 한국와서 일도 적게 하고 먹고 싶었던 거 먹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으니,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 상황도 아니었고, 제 환경상 시끄러운 공간에 있지도 않으며,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자주 사용하지도 않습니다. 

 

먹는 것도 운동도 나름 신경을 쓰면서 살았기에, 왜 이런 병에 갑자기 생겼을까란 생각을 많이 했지만, 이미 벌어진 일, 그런 생각은 도움이 되지 않죠. 

 

사람들하고 소통하기에 귀는 너무나 중요한 기관이기에 청력을 잃을까봐 많이 걱정됐어요. 

 

청력검사를 할 때 오른쪽 귀까지 같이 청력이 떨어지고 있는 게 보였거든요. 

 

어떤 사람은 우유에 알러지가 있는데 모르고 계속 마셨던 게 문제가 돼서 난청이 생겼단 사람도 있다기에, 알러지 검사까지 했는데, 저는 아무 알러지도 없더라고요. 

 

스테로이드 약을 2주동안 먹는 게 거의 끝나가는데 차도가 없어서 다른 두 병원에 갔는데요. 

 

일산에 있는 명지 병원과 강남에 있는 힘찬큐 한방병원이에요. 

명지 병원에서는 귀나 머리쪽에 혹이나 종양이 생겼는지 알아보기에 위해 MRI를 찍었고, MRI촬영을 위해 3일간 입원도 했었습니다. 

 

다행히 MRI상에서는 아무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어요. 

 

이후 통원하면서 고막 주사를 6차례 맞았어요. 

 

혈액순환제와 비타민 12가 들어있는 약도 처방해주셔서 꾸준히 먹고 있고요. 

 

힘찬큐 한방 병원은 이명과 난청, 사시 위주로 치료한다는 한방 병원인데, 주로 척추 틀어짐을 교정하면서 그와 연결된 신경을 자극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곳입니다. 

 

심한 건 아니지만 목과 등 한가운데, 골반 틀어짐이 있어서 그걸 좀 바로 하면 난청과 이명에 도움이 될까 싶어다녔어요. 

 

제가 한국에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고, 최대한 그 안에 한국에서 할 수 있는 많은 걸 하면서 차도를 보이고 싶어서 동시에 여러 병원을 다녔는데요. 

 

때문에 10월은 거의 매일같이 병원을 다닌 기억 밖에 없습니다. 

 

몸에 혈액이 부족하면 왼쪽 귀에 난청이 올 수 있다는 얘기도 듣고, 철분제와 아연 영양제도 추가해서 먹고, 정말 할 수 있는 많은 걸 한 것 같아요. 

 

때문에 뭐가 도움이 된 건진 모르겠지만 초반보다 난청과 이명에 차도가 생기긴 했습니다. 

 

왼쪽에 경우, 초반에 2300헤르츠 이상은 소리가 들리지 않았는데, 2700헤르츠까지 들리다가, 요 바로 며칠 전에는 7천 헤르츠까지 들렸고, 방금 확인해본바로는 10000 헤르츠까지 들리네요. 

 

유튜브에서 제가 들을 수 있는 주파수 확인용으로 쓰는 영상이 있어서 아래에 링크 걸어둘게요. 

https://youtu.be/qNf9nzvnd1k

들을 수 있는 데시벨도 조금 늘어났어요. 

 

초반에는 귀 바로 가까이에 손가락을 비벼도 안 들리더니, 지금은 약간 거리를 두고 비벼도 소리를 감지할 수 있게 됐거든요. 

 

제가 돌발성 난청과 이명을 고치기 위해 약 한 달 반이 넘는 시간 동안 한 걸 정리해보면, 

 

1. 고용량 스테로이드 2주간 처방 받아 복용 

2. 건강검진 

3. MRI 촬영 

4. 고막주사 6회 

5. 척추 틀어짐 교정 (rTMS포함) 

6. 철분제 복용 

 

짧은 시간 내에 여러가지를 많이 해서 정확히 뭐가 도움이 된 건지, 아니면 동시에 여러개가 도움이 된 건지는 모르겠어요. 

 

중요한 건 귀 신경이나 청각 유모세포가 완전히 죽은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그래도 좀 돌아온 걸 보면 그렇지 않다는 거. 

 

처음에 만난 돌팔이 의사가 한 번 내려간 청각은 다시는 돌릴 수 없다고 했는데, 전문의가 맞는 건지 의심되는 발언이었죠. 

 

아직 완전히는 아니지만, 확연히 초반에 비해 청각이 나아졌다는 건 스스로도 느끼고 있고, 이명은 아직도 24시간 돌아가는 중이지만 동시에 여러 소리가 들리는 정도는 아니에요. 

 

왼쪽 오른쪽 둘 다 삐 소리만 계속 들리네요. 

 

이명 데시벨이 저는 꽤 큰 편인데, 그래도 전에 비해 의식을 덜 하게 됐다는 것도 다행이라면 다행이고요. 

 

개인적으로 제일 도움이 됐다고 짐작하는 건 철분제예요. 

 

청력이 좀 나아지기 시작한 시기가 철분제를 먹기 시작하고 나서라.. 

 

시기가 우연히 겹친걸 수도 있겠지만, 저의 경우는 그렇습니다. 

 

고막주사는 맞을 때 마다 약간씩 청력이 올라가긴 했는데, 너무나 미미하게 올라갔어서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지는 못 했어요. 

 

현재 저는 미국으로 돌아왔기에, 병원 진료는 다 끝난 상태지만, 발병 후 3개월까지 청력의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해서, 청력 검사는 좀 더 받아봐야 할 것 같아요. 

 

3개월 동안 더 좋아질 수도, 나쁘질 수도 있는데, 3개월 이후 보통 그 청력이 계속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양방병원에서 처방받는 약은 2주 분이 더 남아있어서 먹을거고, 한방병원에서 한약을 받은 것도 있어서 이것도 먹긴 하려고요. 

 

귀가 먹먹했던 증상은 스테로이드 약을 먹을 때 금방 사라졌어요. 

 

여기서 더 증상이 악화되면 어지러움을 느끼는 이석증이나 메니에르 병이 온다고 하는데, 그걸 방지하기 위해선 나트륨과 카페인 섭취를 조심해야 하고요. 

 

저는 특별히 식단 관리를 하라는 처방을 받진 않았지만, 입원해 있을 때는 저염 식단을 받아서 먹었고, 카페인과 술도 최소로 했어요. 

 

근데 본래 알콜이랑 카페인을 잘 먹지 않는 편이라 그게 그리 힘들진 않았고요. 

 

예전부터 비행기 타고 착륙할 때 기압때문에 귀가 좀 아픈 편이긴 했는데, 난청과 이명 발병 후 연속해서 비행기를 타니 귀가 좀 유독 아프고 힘들긴 했어요. 

 

질병과 관련이 있는 진 모르겠네요. 

 

이상으로 제가 돌발성 난청과 이명을 겪으면서 한달 반 동안 해 본 것들과 현재 상태예요. 

 

원인은 아직 못 찾았고, 약은 양방, 한방, 영양제 다 먹고 있는 중이고, 난청은 좋아지는 중, 이명도 좋아졌지만 현재 진행중입니다. 

 

고 콜레스테롤이 나와서 앞으로 식단 관리랑 운동을 좀 더 신경써서 하려고 하고요. 

 

노력하는 만큼 더 좋아지면 좋겠네요. 

 

요즘 난청과 이명이 생각보다 되게 흔하게 발생하는 것 같던데, 이런 경험을 하시는 분들 너무 놀라지 마시길 바래요. 

속도는 느리지만 저도 나아지고 있는 걸 경험하고 있으니까요. 

 

가능하면 초반부터 대학병원이나 좀 큰 병원, 혹은 귀 전문 양방 병원으로 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돌발성 난청과 이명의 경우, 한방 병원 보다는 이빈후과 전문 교수가 있는 큰 병원이 더 도움이 됩니다. 

 

작은 병원은 도움이 안 돼서 저처럼 시간 낭비만 할 수 있어요. 

 

이건 저도 겪어보고 다른 난청, 이명 환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느낀 바예요. 

 

그리고 돌발성 난청이긴 하지만 저는 그 전에 '요즘 이명이 좀 자주 들리네?'라고 느끼는 게 있었고, 청력도 종종 어느 쪽에서 소리가 나는지 구분하기 힘들 때도 있었어요. 

 

돌발성 난청이라는 게 정말 전조 증상 없이 갑자기 와서 돌발성이라고 하는데, 생각해보면 약간의 징조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 

 

미리 미리 예방 하는 게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어도, 원인을 모르니 뭘 예방하라고 말씀드려야 할 지 모르겠지만, 전반적인 건강관리를 하는 건 모든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되겠죠. 

 

건강 문제는 정말 갑자기 확 오는 게 많아서, 건강한 하루 하루를 즐기면서 살아야 할 것 같아요. 

 

원인 모를 병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모두 화이팅이에요. 

 

포기하지 말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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