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 / 2021. 8. 10. 05:06

예술의 전당 아카데미 '소소 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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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부터 예술의 전당 아카데미에서 하고 있는 이색적인 프로그램에 대해서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소소살롱'이라는 이름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 예술가를 두 명씩 모셔 함께 만나볼 수 있는 자리를 만든건데요. 

 

첫 번째 시작은 소리꾼 이자람, 소설가 김애란님과 함께 하는 대담이었어요. 

첫 번째 소소살롱

김애란 작가의 데뷔작 '노크하지 않는 집'을 이자람이 판소리로 창작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고, '소소살롱'에 함께 참여해 '창작'을 주제로 문학과 판소리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두 창작가가 왜 글과 판소리를 시작하게 됐는지, 작업 과정이 어땠는지, 둘이 생각하는 판소리와 소설의 장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곽객들이 들을 수 있고, 짧지만 판소리 대목과 소설 낭독도 들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 진행했기에 꽤 반응이 좋았습니다. 

 

소소살롱은 본래 예술의 전당에서 10~12주 코스로 장기간 진행됐던 정규강좌를 코로나 때문에 중단하게 되면서 나온 대안 프로그램인데요.

 

짧은 호흡이지만 예술가와 관객이 더 밀도 높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소살롱이 계속 이어지게 됐습니다.  

 

두 번째 소소살롱은 소리꾼 이자람이 SF 소설가인 배명훈과 함께 꾸몄습니다. 

두 번째 소소살롱 

배명훈 작가는 직접 본인이 판소리 장단과 문체를 학습해서 SF 판소리 '임시 조종사'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내용은 임시로 전투 로봇 어깨 위에 올라 조종사 역할을 하게 된 청년 이야기였고요. 

 

이자람과 배명훈이 함께 한 주제는 '창작의 원동력, 예술의 에너지'였고, 역시나 첫 번째 소소살롱과 마찬가지로 관객과의 대화와 작품 낭독. 시연으로 구성됐습니다. 

 

이자람은 '노인과 바다'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창작 판소리를 관객에게 들려주고, 배명훈 작가는 본인의 작품 '임시 조종사'를 북을 치는 고수의 장단에 맞춰 직접 낭독했다는 점이 다른 곳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공연인 것 같습니다. 

 

세 번째 소소살롱은 올 봄에 열렸고, 신영숙 뮤지컬 배우와 김도영 영화 감독이 함께 했습니다. 

세 번째 소소살롱 

신영숙 배우는 데뷔 20년차로, 명성황후 앙상블로 시작해, 레베카, 엘리자벳, 모차르트 등 큰 작품의 주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커리어를 쌓아온 사람입니다. 

 

김도영 감독은 '82년생 김지영'을 연출한 사람으로, 처음에는 배우로 일을 시작했는데, 후에 단편영화 '자유연기'가 인정받으며 '82년생 김지영'을 연출하게 됐습니다. 

 

뮤지컬 배우와 영화 감독이 함께 하는 자리를 보기 쉽지 않은데, 신영숙 배우가 여자 영화 감독에 관심이 많아 직접 김도영 감독을 초대하면서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됐다고 합니다. 

 

이렇게 열린 세 번째 소소살롱에서는 두 여성 예술가의 삶과 작품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는 대담. 그리고 그와 어울리는 실연과 상영을 통해 진행됐습니다. 

 

뮤지컬계는 대담이라는 걸 나눌 기회가 흔치 않은데, 소소살롱을 통해 그걸 이룰 수 있었으니 좋은 기획이었다고 봅니다. 

 

네 번째 소소살롱은 6월에 열렸습니다. 

네 번째 소소살롱 

시인 오은, 가수 정승환이 함께 하는 대담이었습니다. 

 

오은씨는 시인으로만 설명하기에 부족한,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분인데요. 

 

서울대에서 학사를 따고, 카이스트에서 대학원을 졸업한 후 빅데이터 회사에서 4년간 일한 경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YES24의 대표 팟캐스트 '책읽아웃 ―오은의 옹기종기'를 진행하며 강연. 행사도 다니고 있고요. 

 

오은씨가 시를 쓴 지는 어연 20년으로, 시가 그만큼 본인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가수 정승환은 저도 너무 좋아하는 가수로, 어린 나이에도 감수성을 표현하는 목소리가 너무 좋아 정승환 곡을 반복해서 종일 들을 정도입니다.

 

가사를 쓰는 사람이라 그런지 평소 시를 즐겨 읽고, 본인이 쓴 습작시를 라디오를 통해 읽기도 했을 정도로 시를 가까이하는 걸로 알려져있습니다. 

 

각각 글을 가까이 하는 본업이 있고, 또 각자 라디오 DJ활동을 해 온 경험이 있어,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쓰기'에 대한 경험을 관객들과 나누기에 '소소살롱'이 좋은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이 둘은 '돌아보다'라는 주제로 함께 했는데, 직접 본인들의 취향, 삶의 전환점이 된 계기, 그리고 '쓰는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공통점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고, 얘기 할 때 마다 그에 어울리는 시나 노래를 선정해 관객들에게 선보였기 때문에, 관객들은 보낸 황홀한 시간이 부럽기만 하네요.

 

다섯 번째 소소살롱은 뇌를 연구하는 물리학자로 유명한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와, 연극그룹 '양손프로젝트'가 함께 했습니다.

다섯 번째 소소살롱 

과학자와 연극인의 만남이 지금까지의 '소소살롱' 조합중에서 가장 신선해 보입니다. 

 

양손프로젝트는 4명의 멤버가 공동 작업 장식으로 연극계에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정재승 교수가 평소 연극을 좋아하여, 양손프로젝트의 공연인 '마이 아이즈 웬트 다크'를 보고 이들의 영감과 실마리가 어디서 나오는지 '예술하는 자의 뇌'에 호기심이 생겼다고 합니다. 

 

물리학자지만 과학 뿐만 아니라 예술 전반에 걸쳐 관심이 많고 조예가 많아, 1년에 100편이 넘는 공연을 직접 예매. 관람하는 연극 애호가입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특이한 이력 중 하나는 현재 국립극단 비상임이사로 재임하고 있다는 겁이다. 

 

소소살롱에서의 만남도 정재승 교수의 추천으로 이루어졌고, 주제는 '연극 하는 뇌, 연극 보는 뇌'로 정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이번 8월에는 여섯 번째 소소살롱이 열립니다. 

여섯 번째 소소살롱 

안무가 차진엽이 그 주인공으로, 관객은 50명만 초대,  모바일 기기를 써서, 차진엽과 청중이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즉문즉답 형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차진엽은 7살에 현대무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안무가지만, 기존 공연 형식을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는 점에서 대단한 안무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심사자로 자리할 때도, 최대한 상대의 가능성을 보며 그걸 끌어내려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안무가지만, 춤에 대해서만 얘기를 나누는 게 아닌, 차진엽의 작은 습관과 행동, 소소한 일상에도 초점을 맞춰 대담이 이루어질거라고 하고, '스칼라마레'라는 댄스 필름을 관객들과 함께 관람하고 얘기하는 시간도 가질거라고 합니다. 

 

9월과 10월의 소소살롱의 주인공도 이미 발표가 됐는데, 9월은 사운드 디자니어 목소, 10월은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입니다. 

 

지겹도록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로 전만큼 예술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어 아쉬운 분들이 많으실텐데, 다행히도 함께 할 수 있는 이런 프로젝트가 있으니 최대한 활용하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티켓은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에서 살 수 있는데, 50명 인원 제한이 있어 늦지 않게 예약 하셔야 할 것 같아요. 

 

https://www.sac.or.kr/site/main/board/academy/274344?cp=1&sortOrder=BA_REGDATE&sortDirection=DESC&listType=list&bcId=academy&baNotice=false&baCommSelec=false&baOpenDay=false&baUse=true 

 

[특강] <차진엽의 소소살롱>

접수기간 2021년 8월 5일(목)부터 선착순 접수 수강신청하기 ▶ 일시 2021년 8월 21일(토) 오후2시 장소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 입장연령 만 7세 이상 정원 50명 내외 티켓 전석 33,000원 *골드·블루·회

www.sa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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