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로 쿠알라룸프에서 싱가포르 가기
서로 붙어있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합니다. 물론 비행기를 타는 게 제일 편하고 빠르지만, 육로로 국경을 넘어본 경험이 없던 저는 보다 저렴한 버스를 타고 가보기로 했습니다. 쿠알라룸푸르와 싱가포르 왕복하면서 전부 버스를 이용했고, 구체적인 버스 탑승 후기와 육로 출입국 사무소 이용법도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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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버스 예약은 위 사이트에서 하시면 됩니다. 말레이시아에서 버스, 기차, 배 탈 때 티켓 시간 확인하고 예약할 수 있는 사이트입니다. 무조건 예약을 해야 하는 건 아니고, 터미널 가서 현장 구매 하시는 것도 물론 가능하지만 저는 주말에 이동했던 거라 자리가 다 찰까 봐 불안해서 미리 예약했습니다. 온라인 예약, 현장 구매 가격 차이가 있는 건 아닙니다.
추천 버스
생각보다 버스 회사가 다양해서 종류도 많고, 어떤 버스냐에 따라 가격도 탑승감도 다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저렴한 버스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쿠알라룸프에서 싱가포르까지 버스로 기본 5시간이며, 중간에 출입국 심사를 위해 승하차도 두 번 해야 하고, 휴게소 들르는 시간도 있습니다. 게다가 쿠알라룸푸르의 교통체증은 악명 높기 때문에 주말같이 더 막힐 때 이용한다면 6시간 7시간은 은 버스에 있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버스를 그렇게 오래 타고 있는 것도 힘든 일인데, 그 와중에 버스 상태까지 안 좋으면 체력적으로도 지치고 스트레스는 더 심해집니다. 물론 좋은 버스를 타면 금액이 더 올라가지만, 한국 돈으로 만 원 정도의 차이입니다. 만 원으로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덜어낼 수 있는데, 이건 분명 값진 만 원이라 생각합니다. 다행히 예매 사이트에서는 각 버스의 별점과 후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게 버스 회사별 후기가 아니라 같은 회사여도 버스별로 후기가 다릅니다. 저는 무조건 별점 4점 이상의 초록색 후기가 있는 버스 위주로 봤고, 그중에서 Eltabina라는 버스를 골랐습니다.

물론 원하는 시간대에 출발하는 버스도 중요하겠지만, 말레이시아에서는 버스가 교통 체증으로 연착되는 경우가 굉장히 잦기 떄문에 시간대가 버스 예약에 아주 중요한 기준은 되기 어렵습니다. 제가 탄 Eltabina는 다행히도 오고 갈 때 모두 시간 지연되는 일 없이 제시간에 딱딱 오고 출발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도 만족스러웠습니다. 동남아에서 버스로 장거리 이동하실 때는 가격 차이 크지 않으니 꼭 컨디션 좋은 버스를 이용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예약할 때 QR코드를 이메일로 받는다는 문장에 체크하시면 터미널 가서 창구에서 티켓 교환할 필요 없이 바로 버스 탈 수 있습니다.
버스 터미널 이용법

어떤 버스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버스 타는 위치도 다릅니다. 주로 타임스퀘어나 TBS 버스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게 많은데, 저는 TBS출발로 선택했습니다. 택시에서 내려서 한 층 올라가야 메인 로비가 나옵니다. 표지판 잘 보시고 계단이나 엘레베이터 이용하세요.

아주 소규모 터미널은 아닙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현장 구매로 티켓을 살 수 있는 곳과 어디서 버스를 타는 지 잔광판이 나오는데, 저의 경우 이것만 보고는 제 버스를 어느 플랫폼에서 타면 되는지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그냥 사람이 별로 없을 때는 직접 창구에 가서 표 보여주면서 플랫폼 번호를 물어보는 게 제일 빠릅니다.

여느 터미널이 그렇듯이 이곳도 간단한 매점과 편의점은 있습니다. 그렇다고 맛있는 게 있다는 건 아닙니다. 간단한 빵과 핫바 같은 걸 파는데 핫바는 차가워서 별로입니다. 컵라면 같은 것도 있긴 하지만 뜨거운 물이나 먹을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터미널에서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은 꽤 한정되어 있으니 음료수나 과자 같은 걸 사는 게 좋습니다.

대합실도 꽤 큰 편입니다. 주말이기도 했지만 워낙 오고 가는 사람이 많아 사람들로 많이 붐볐습니다. 보통 버스 타는 곳은 한 층 내려가야 하는데, 내려갔다가 시간이 많이 남았다면 다시 이곳으로 올라와도 됩니다.

버스 타는 플랫폼으로 내려갈 때는 플랫폼 번호를 잘 확인하고 줄을 서야합니다. 예매할 때 QR코드 전송도 같이 체크했다면 이메일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들어갈 때 그 큐알코드를 찍고 개찰구를 통과합니다. 만일 받은 이메일에 QR코드가 없다면 현장에서 예매 내역을 보여주고 티켓을 교환해 이쪽 줄에 서야 합니다.

저는 4번 플랫폼이라서 이쪽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에도 플랫폼 숫자 위에 전광판이 나오면서 몇 시 버스가 지연되었는지, 어디로 향하는 버스가 몇 시에 오는지 정보가 나오기는 합니다. 하지만 저는 싱가포르가 최종 목적지였는데, 전광판에는 싱가포르라고 나오지 않습니다. 중간중간 멈추는 말레이시아 내 지역 이름이 나옵니다. 그래서 내 버스가 정말 여기서 타는 게 맞는지 좀 불안해졌습니다. 역시나 제일 좋은 건 플랫폼마다 있는 직원에게 표를 보여주고 확인하는 겁니다. 친절하지는 않지만, 다행히 맞는지 아는지는 알려줍니다. 그리고 주의할 건, 내 버스가 도착했을 때 그 버스 회사 이름을 부릅니다. 몇 시에 어디로 가는 버스가 왔다고 알려주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전광판 확인 후, 내 버스가 연착이 아니라면 시간이 되었을 때 버스 회사 이름을 부르는 걸 잘 들어야 합니다.

제가 탈 싱가포르행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마지막까지 주의가 필요했는데, 갑자기 버스가 도착 직전 플랫폼 번호가 바뀌었습니다. QR코드는 본래 플랫폼에서 찍었는데 반대편으로 플랫폼이 바뀌는 바람에 그쪽으로 가야했습니다. 다행히 멀리 있는 건 아니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승차 직전 플랫폼이 바뀌기도 하니까 타기 전까지 계속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육로 출입국 심사시 알아야 할 점
국경을 넘을 때는 당연한 거지만, 출국 심사를 위해 한 번, 입국 심사를 위해 한 번 내립니다. 출국장과 입국장에 도착할 때 버스 운전사가 나중에 어디서 주차를 하고 기다릴지 알 수 없습니다. 일단 내리라고 하면 내려서 출국장으로 향한 후 출국 심사를 받고 버스들이 많이 나와 있는 곳으로 가야 합니다. 거기서 내가 타고 온 버스를 직접 찾아 다시 올라타야 합니다. 보통 버스는 각 출입국 심사장마다 40분 정도 기다려준다고 하는데, 운전기사가 그보다 더 빨리 갈 때도 있습니다. 저는 다행히 출입국 심사가 빨리 끝나서, 버스가 주차장으로 들어오기 전에 미리 가서 대기할 수 있었습니다. 버스는 주차장으로 들어와서 일단 비어 있는 자리에 주차를 하고 손님들의 출입국 심사가 끝나길 기다립니다. 다행히 제가 탄 버스 운전사는 버스 내 사람들의 머릿수를 세고 다들 빨리 탔다면 빨리 출발했고, 아직 안 온 사람이 있다면 조금 기다려줬습니다. 출입국장에 사람이 많아 다시 버스로 돌아오는 게 늦어지면 버스는 그냥 떠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이 경우에는 시내버스나 마을버스 같은 걸 타야 하는데, 이런 일이 많아서 다른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게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도 요금까지 다 지불했고, 만일 버스 안에 내 캐리어까지 있다면 버스를 놓치는 게 기분 좋은 일은 아니겠죠. 그래서 버스 번호 외워두고 내리자마자 뛰어가서 최대한 빨리 수속 밟는 게 좋습니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약 20~30분 정도의 시간이 주어집니다. 여기서는 현금만 받습니다. 거의 캐쉬리스를 하려고 하는 말레이시아의 현상과 다르게 이곳에서는 오로지 현금만 받기 때문에 현금을 꼭 준비하셔야 합니다. 솔직히 음식 퀄리티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지만 배고프다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을 정도는 됩니다. 이 휴게소는 말레이시아에서 싱가포르 갈 때, 또 반대로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시아로 올 때 다 들르는 곳입니다.
버스로 왕복 후 결론

반도에서만 살다보니 외국에 나갈 때는 반드시 비행기나 배를 타야 해서, 이번에 육로로 국경을 넘은 경험이 신기했습니다. 그렇지만 역시나 장거리 버스를 타야 한다면 비행기가 편하기는 합니다. 가격도 버스가 더 저렴하고 버스도 잘 고르면 좌석도 넓고 굉장히 편하기는 하지만, 교통체증이 심한 나라에서 장거리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건 강인한 정신과 체력을 요구하는 일이었습니다. 조호루바루처럼 싱가포르 바로 옆 지역에서 이동하는 거면 모를까, 쿠알라룸푸르에서 버스로 싱가포르까지 왔다 갔다 할 때, 저의 경우 최소 6~7시간이 걸렸습니다. 휴게소에 가기는 하지만 버스 안에 화장실이 있는 건 아닙니다. 버스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기는 한데, 앞으로 동남아 장거리 버스 여행은 가장 나중 선택지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 번쯤 해볼 만한 재미난 경험이니 버스 여행 하실 때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