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맛집 소호 태국 식당 Fish Che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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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핫한 아티스트들이 많이 모여있던 곳, 현재는 뉴욕 트렌드 쇼핑의 메카라고도 하는 소호 거리를 잠시 걸어봤습니다. 물론 상황이 예전과 변했다고는 하나, 그래도 조금 더 예술적인 느낌이 있는 거리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소호 거리는 뭔가 좀 평범하게 느껴지고, 확실히 의류 편집샵 같은 곳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소호 거리

지나가다 이런 걸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곳이 보여서 반가웠고, 좀 더 이런 아트 장식품들을 거리에서 볼 수 있길 바랐지만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소호 거리는 어디부터 탐방하면 좋을 지 잘 몰라서도 있지만, 제 눈엔 고급 의류 쇼핑 거리로만 보였습니다. 예쁜 옷들이 많이 보였는데, 가격표를 보지 않아도 후덜덜한 가격대로 보이는 옷들이라 열심히 아이쇼핑만. 재미있었던 건, 흔히 보기 힘든 스타일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많이 보였는데, 예를 들어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정말 게이스럽게 입은 남자분이라던가, 연예인들만 입을 것 같은 이상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많아서 사람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소호거리에서 좀 이른 저녁을 먹으려고 밥집을 찾아봤고, 별점이 아주 높은 퓨젼 태국 식당을 발견해 거기로 찾아갔습니다. 

Fish cheek 외관

Fish Cheeks라는 이름의 식당으로, 외관을 봐도 내관을 봐도, 또 메뉴를 봐도 태국 식당이라는 게 확 느껴지는 곳은 아닙니다. 저는 밖에 앉아서 외관을 찍어보면 간판도 잘 안 보이고, 그냥 청록색 판자 같은 걸로 둘러쌓여서 있어서 뭐 하는 건물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내관

날이 쌀쌀했지만 안에 앉을 수 없었던 이유는, 이른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이미 꽉 차 있었기 때문. 예약 안 하면 실내에 앉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많았습니다. 실내 인테리어를 보면 밖에서 보이는 것과 다르게 화려하고 아늑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장식품도, 그릇도, 메뉴도 정말 태국 티가 하나도 안 나서, 그냥 식사 가능한 라운지 바 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야외 식당

이 집에서 좋았던 건, 주문을 하고 기다릴 때 간단한 스낵 거리를 주는데, 그게 참 맛있습니다. 알과자 같은 걸 가게에서 튀겨낸 것과, 매콤한 소스를 곁들여서 줍니다. 과자는 그닥 새롭지 않았지만 공산품이 아니라 신선해서 좋았고, 소스는 저에게 너무 새로웠습니다. 

에피타이저 과자 소스

생긴건 그냥 고추장이나 쌈장처럼 보이는데, 한국 맛이 아닙니다. 매콤하면서 달달하고... 평소에 잘 접해보지 못했던 소스였습니다. 고추기름을 써서 만든 건 확실해 보이는데 도통 뭐가 들어갔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소스. 태국식 소스인가 싶기도 하지만, 제가 태국 소스는 피시소스나 스리라차정도밖에 몰라서 ;; 무튼 태국 요리를 먹었을 때도 한 번도 맛 봐 본 적 없던 소스라, 이 소스를 끝까지 핥아먹었습니다. 

태국 맥주들

태국으로 가서 태국 음식을 먹는 게 아니면, 보통 해외에 있는 태국 식당은 현지 맥주랑 음료도 판매하는 곳이 많은데, 여기는 맥주류는 오로지 태국. 동남아 맥주만 있었습니다. 맥주 외에 주류는 이곳의 시그니처 칵테일이 인기가 있지만, 맥주는 태국 맥주만 판매를 하고 있는 것도 재미있는 특징입니다. 

코코넛 크랩 커리

요리는 이거 하나만 시켰습니다. 코코넛 크랩 커리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태국 요리는 푸팟퐁카레인데,그 요리랑 제일 비슷한 요리인 것 같아서 주문했습니다. 그렇지만 푸팟퐁카레와 달리 게살은 다 발라진 상태로, 향신료 가득 넣은 카레 안에 게살을 넣어 만듭니다. 이 요리만 시킨 이유는 이게 2인분 요리기 때문. 밥이랑 같이 나오는데, 밥 양은 좀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와 근데 이 요리 정말 정말 맵습니다. 제가 맵찔이기도 하지만, 한국에서도 매운 쪽에 속하는 맵기입니다. 가끔 동남아 요리의 맵기를 잊어버리곤 하는데, 이렇게 한 번 제대로 매운 거 먹으면 정신이 확 듭니다. 직원도 이 요리 주문을 받고, 매운 요리라고 한 번 경고를 했습니다. 동남아 요리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이 매운 요리라고 경고를 하면, 본인이 맵찔이인지 아닌지 진지하게 한 번 고민을 해봐야 할 때입니다. 물과 맥주를 번갈아 마시며 식사를 해야 했을 정도로 매웠습니다. 그런데도 신기한 게 이게 다시 생각날 정도로 맛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저희 집 주변에는 묽은 종류의 커리를 파는 태국 식당이 많은데, 물론 그것도 맛있지만 제 취향은 좀 더 걸쭉한 느낌의 이런 카레입니다. 맵다 맵다 난리치면서 먹었는데도, 이 카레 또한 싹싹 긁어먹었습니다. 별 거 아닌 식당처럼 보여도 맛을 보니까 인기 있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여기서 제일 많이 먹는 메뉴는 굴요리입니다. 태국 식당인데 굴요리가 제일 인기 있는 게 이상하긴 하지만, 굴요리를 안 시킨 테이블이 거의 없었고, 두세 번 연달아 주문하는 테이블도 있었습니다. 차린 건 조촐하지만 맛은 조촐하지 않은 소호의 Fish Cheeks 식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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